○ 「광주광역시와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관내 공·사립 유치원의 무상급식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공립유치원은 유아학비에서 사용하는 급식비를 교육비로 대체할 수 있고, ▴사립유치원 학부모는 월 평균 3만4000원 상당의 급식비 부담이 줄어들게 되며, ▴원아들이 기존보다 양질의 급식을 공급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 그런데 지난 2019.9.20.에 열린 광주광역시 학교급식지원심의위원회(이하, 광주시 학교급식지원위) 회의 결과는 유감을 표명하지 않을 수 없다. 2020학년도부터 첫 유치원 「무상급식비(이하, 식품비)」가 지원되지만, 초·중·고교에 공통으로 지원되는 「친환경농산물 등 우수식재료비(이하, 친환경 식재료비)」와 「Non-GMO 식재료 지원비(이하, Non-GMO 식재료비)」를 유치원만 제외한 것이다.
- 참고로 광주시 학교급식지원위에서 결정한 2020학년도 유치원 식품비 단가는 2,260원인데, 이에 비해 친환경 식재료비(300원)와 Non-GMO 식재료비(100원)의 단가는 총 400원에 불과하다.
- 급식비 조정의 실권을 가지고 있는 광주시는 초·중·고교와 달리 유치원 식품비 단가만 물가인상률을 반영하였고 결국 예산상의 한계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광주시가 제안한 유치원의 식품비 분담비율 3(시):7(교육청)을 교육청이 요청한 분담비율 5(시):5(교육청)로 통 큰 조정을 하여 광주시 학교급식지원위가 결정한 만큼, 광주시의 예산상 어려움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 광주광역시 친환경 무상 학교급식지원 조례와 광주시교육청 학교급식 유전자변형식품(GMO) 사용 등에 관한 조례는 우리농산물을 지켜 상생하자는 가치를 담고, 급식재원을 친환경·Non-GMO 식재료로 점진적으로 늘려 학생들의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이를 실행하기 위해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은 재정 부담을 해야 한다는 의무를 갖고 있다.
- 그렇기 때문에 초·중·고교 뿐 만 아니라 공립유치원도 2019학년도까지 친환경 식재료비를 지원받아왔고, 2020학년도 초·중·고교 친환경 식재료비도 250원에서 300원으로 단가를 올렸으며, 광주지역산 친환경 쌀을 사용하는 등 지역 우수농산물 사용을 확대해왔던 것이다. ※ Non-GMO 식품비는 2020학년부터 첫 시행
- 만약 이번 광주시 학교급식지원위 결정에 따라 유치원의 친환경·Non-GMO 식품비 지원이 없을 경우, 개별 유치원 원장의 의지에 따라 친환경·Non-GMO 식품을 별도로 구매할 수 있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원아들의 건강한 식단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된다. 이처럼 유치원의 친환경·Non-GMO 식품비 지원 배제는 차별적인 급식 지원이자 급식에 대한 불감증을 발생하는 요인이 될 것이다.
○ 친환경먹거리 생활협동조합의 주 대상은 유아를 키우는 부모들이다. 부모들의 걱정처럼 유아기 또는 저학년일수록 고른 영양과 연령에 맞는 식단에 신경을 많이 써야함에도 대다수 병설유치원은 맵거나 맛이 강한 초등학생 식단에 맞춰져 있으며, 공·사립 구분할 거 없이 많은 유치원은 육가공품, 인스턴트 등 가공식품에 많이 노출되어 있다.
- 이러한 유치원 현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머지 광주시와 광주시교육청은 유치원 급식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은커녕 ‘이 정도면 많이 해줬다. 너희 돈 아니면서 떼쓰지 말라.’는 식의 적당주의와 권위주의 행정에 매몰된 채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도시 광주공동체 만들기’의 슬로건만 주창하고 있으니, 앞으로 임신·출산·돌봄 관련 지원정책이 신뢰받기는 힘들 것이다.
- 광주시 학교급식지원위의 한 위원은 “광주의 유일한 경쟁력은 교육 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광주시는 국민이 낸 세금을 공무원들의 쌈짓돈처럼 사용하지 말고, 도시철도 2호선 건설·최근 논란이 된 바르게살기행사, 전 직원 체육대회 등 낭비 예산을 줄여 유치원 뿐 만 아니라 유·초·중·고교 전체 친환경·Non-GMO 식품비를 늘려나갈 것을 촉구한다.
- “급식도 교육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유치원 원아들이 안정적인 급식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일상적인 식생활교육 실시하고, 중장기적인 급식시설·식단 개선 정책을 마련하여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 및 교육부 건의를 통해 필요한 예산을 확보해야 나갈 것을 촉구한다. 끝.
지난 8월13일 광주시교육청이 밝힌 고려고 감사결과는 학교에서 공교육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깨버리는 배신 행위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소위 학교 앞에 프랑카드를 걸어 SKY나 의대를 입학했다고 홍보할 최상위권 학생들만 기숙사 생활을 하고 그들만을 위한 불공정한 평가와 학교운영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드러난 고려고의 문제점은 이렇다. 최상위권 학생들 위주로 기숙사를 운영하면서 이 학생들 중심의 수학 동아리 학생들에게만 배부된 문제들 중에서 기말고사 문제 일부가 출제되었다. 또한 이 최상위 학생들만을 별도로 수업하면서 별도의 과목별 방과후학교, 자율동아리, 토요논술교실을 운영하면서 일반 학생들에게는 선택권을 부여하지 않았다.
특히, 다른 일반계 고등학교에서는 소수 학생만이 선택하는 물리Ⅱ를 필수로 지정하여 자연계열 전체 학생이 이수하게 함으로써 최상위권의 내신 성적을 유리하게 한 것은 참담한 일이다.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교과목이 있고, 수능에 응시하기 위한 교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하는데 최상위권 학생들의 들러리를 위해 자신이 응시할 수능과목이 아닌 다른 이들의 수능선택 과목을 듣고 있어야했던 것이다.
고려고는 적반하장 대응을 중단하고 광주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고려고는 마땅히 사과하고 재발방지 노력을 천명해도 부족할 판에 형식적인 사과와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려고는 대응 기자회견을 열고, 학부모에게 해명자료를 배부하였다. 문제가 사전에 배부되었으나 실익이 별로 없었으니 문제도 아니라거나, 작은 꼬투리를 잡아 조작과 협박으로 교육청이 공격하고 있다는 말만 늘어놓았다. 심지어는 감사결과 조치 이행을 핑계로 보충수업과 야간자율학습을 중단하여 이미 피해자인 학생 학부모에게 2차 피해를 입혀 이들의 불만이 교육청을 향하도록 유도하는 적반하장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고려고 사태는 입시위주의 학사운영이라는 관행 문제가 아니다. 고려고 사태의 본질은 최상위 소수 몇 명만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 대다수 학생들을 들러리를 넘어 피해자로 만든 사건임을 분명히 밝히며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요구사항
1. 고려고는 불공정 평가와 성적상위권 위주 학사운영, 적반하장 대응 등을 즉각 중단하고 광주시민에게 사과하라.
2. 고려고는 교육청 감사결과에 따른 조치사항을 철저히 이행하고 관련자를 징계하라.
3. 최상위권 위주 학사운영의 온상인 기숙사를 즉각 폐지하라.
위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광주교육시민사회단체는 추가제보 접수와 고발, 학교 앞 1인시위, 추가 기자회견, 대대적인 홍보프랑 걸기 등을 진행하며 고려고가 광주시민의 인정과 사랑을 받는 사학으로 거듭날때까지 투쟁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시험 문제를 사전 유출하고 상위권 성적 학생을 특별 관리해왔다는 광주광역시교육청의 「고려고등학교 교육과정 운영 및 평가관련 특별감사 결과」에 반발한 고려고가 2019.8.17. 학교 체육관외벽과 인도 현수막게시대 등에 10여점 이상의 현수막을 게시하였다.
더 나아가 학교 외부에서 현수막을 잘 보이기 위해 학교 담장 옆 나무 수십 그루를 과도하게 가지치기 했으며, 특히 최근에는 학교 내부에도 수십 종류의 현수막을 추가 설치하여 학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조장하거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고 있다.
현수막에는 "'광주교육 사망' 삼가 명복을 빕니다", "성적조작 사실이면 학교를 폐교하겠습니다." 등 광주광역시교육청 감사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교육청을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학교 측은 ‘현수막 등을 통해 일부에서 발생한 교육과정 및 평가관리 문제가 상위권 학생 점수를 올리려는 의도가 아니다.’는 식으로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려고 현수막 홍보행위(이하, 고려고 현수막)는 여러 법률과 헌법에 위배될 수 있는데, 먼저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해당 현수막은 공중에게 계속 노출되어 공중이 자유로이 통행하는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옥외광고물에 해당되며, 학교는 고려고 현수막을 교내·외로 설치하는 사항을 지방자치단체에 허가를 받아야 했으나 그리하지 않았다.
또한, 고려고 현수막이 비영리 목적의 광고물이더라도 옥외광고물법 제8조 및 동법 시행령 제24조에 따라 허가 배제대상인 「학교행사나 집회 등 정치행사 등을 위하여 표시·설치하는 경우」 등이 아니기 때문에 옥외광고물법 적용 대상이 아니고, 설령 허가 배제대상이더라도 표시·설치기간이 30일 초과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고려고 현수막은 즉시 철거 대상이다. (고려고 현수막 최초설치일 2019.8.17.)
특히,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8조에 따르면 학교의 주변 지역으로서 집회 또는 시위로 학습권을 뚜렷이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 집회 및 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을 통고할 수 있다. 물론 고려고 현수막은 옥내 행위기 때문에 집시법 적용대상이 아니지만, 집시법 취지와 헌법 제31조(교육받을 권리) 등을 고려해 고려고 현수막 설치가 지속적이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학생들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방해하거나 정서적인 불안감에 주어서는 안 된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고려고등학교의 관할지역인 광주광역시 북구청에 옥외광고물법 위반에 따라 고려고 현수막 철거를 신고하였으며 이에 담당 공무원은 시정명령 할 것이라고 구두 답변하였다. 향후 학벌없는사회는 「본 단체 고발에 따른 경찰 수사결과」와 「광주광역시교육청 감사결과 관련 고려고 징계결과」를 지켜보며 학교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나갈 것이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하, 학벌없는사회)이 광주광역시에 질의한 결과, 광주광역시가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이하, 전남대 로스쿨) 장학금 지원 등 교육협력 협약체결을 2019.9.6.자로 최종 중단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지역 내 타대학원과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 특혜를 인정하고 차별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학벌없는사회는 광주광역시의 결정에 환영하는 바이다.
광주광역시는 2009년 10월 전남대 로스쿨 개원 후 로스쿨 원장의 시비 지원요청에 의해 협약을 체결하였고, 2010년 시비(2억원)를 지원하였으나 2011년 어려운 광주시 재정여건 등으로 시비 지원을 중단하였다. 그러나 전남대 로스쿨이 2012년 교육부의 ‘로스쿨 운영실태’ 평가결과에서 장학금 비율 평가 기준 등 4개 항목에서 미달이 나오면서 ‘로스쿨 인증유예(개선 권고)’를 받게 됨에 따라, 광주광역시는 전남대 로스쿨 측의 요청으로 협약을 채결하고 2013년부터 연간 1억원의 시비를 출연금으로 지원해왔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광주광역시가 전남대 로스쿨 재학생에게만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은 지역대학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아닌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를 조장하는 것이고, 지역 내 타전문대학원과(의학, 치의학, 문화 등)의 형평성에 맞지 않은 특혜이자 차별행위’라고 주장하며 광주시 인권옴부즈맨에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 2017년 전남대 로스쿨 입학생 중 수도권 대학교 졸업자 70.1%, 호남권 대학교 졸업자 20.5% - 학벌없는사회 조사결과
□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광주광역시 관내 지방자치단체(5개 구청)로부터 받은 「2018년 하반기 어린이집 집중 지도감독 결과」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총 76건의 지적사항으로 적발한 것(조사대상 59개소 중 69.4%인 41개소 적발)으로 드러나 관계기관에게 강력한 지도감독 등을 촉구하였다.
□ 어린이집은 2012년부터 사회복지사업법 재무회계규칙에 따른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회계를 보고하고 집행내역을 공개해 왔다. 그간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지속적으로 지도·감독을 해왔으며, 지난해 하반기 점검에서는 조사의 투명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시군구 교차점검을 진행한 결과 심각한 회계부정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 이번 지적사항 76건 중 44건이 재무회계 문제로 가장 많이 적발된 유형으로 드러났다. 이 중 어린이집 관련 없는 도서구입, 목적이 불분명한 휴대폰 다량 개통 등 회계지출이 부적정한 사례가 있었고, 재무회계 외 나머지 지적사항은 퇴직금 미적립, 영수증 미첨부, 조리원 미배치, 교직원 임면 미보고, 운영위원회 미구성 등 비교적 경미한 사항들이었다.
지적사항
운영일반
재무회계
급식,위생
안전,차량,
CCTV
보육료
부당청구
보육교직원
임면
건수
17
44
2
11
1
1
▲ 2018년 하반기 광주광역시 관내 어린이집 집중점검 결과
□ 이처럼 어린이집은 이미 오래전부터 투명하게 회계처리를 하고 있었으나 이러한 다수의 지적사항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며, 최근 사립유치원 회계 투명성 강화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계기로 어린이집에 대해서도 강력한 지도점검이 요구되고 있다.
□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이번 지도점검을 계기로, 어린이집이 회계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재무회계규칙을 준수하고 독려하고, 앞으로도 어린이집 회계가 보다 투명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제도를 보완할 것을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에 요구하였다.
□ 아울러 재무회계, 운영일반, 안전·차량·CCTV 등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위반 유형에 대해 원장 교육을 강화하고 상담·조언(컨설팅)도 실시하여 규정·기준 미 숙지로 인한 위반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하였다.
□ 또한, 회계부정을 뿌리 뽑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내 어린이집 이용불편·부정신고센터를 확대 운영하여 내부신고를 활성화하고, 정부차원에서도 특별조사팀을 상시 운영하여 부정신고 어린이집 조사, 특정 부정유형 기획조사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할 것을 요구하였다.
□ 한편,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어린이집 감사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학부모 및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감사행정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라며, 광주광역시 관내 2개(남구, 북구) 구청장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소송 진행 중에 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지난 두 차례의 논평을 통해 이번 논란의 핵심이 학벌주의임을 밝혔다. 이번 논평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민사회의 논의 및 실천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순수혈통을 지키기 위한 학벌 이해 집단의 집회
조국 후보자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지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집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집회는 논쟁을 깊숙하게 응시하고, 바람직한 해결 방향을 공유하는 지성인들의 움직임이라 보기 힘들었다.
집회란 어떤 목적이나 가치를 이루려는 뜻이 비슷한 이들이 모이는 자리인데,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해당 대학의 학생증이나 졸업증을 제시해야만 했다. 그러니까, 집회의 형식 자체가 집회의 성격 - 학벌에 기반하여 동일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의 순수한 혈통 지키기 – 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논쟁으로 비롯된 대학생들의 정치적 표현과 집단행동을 살펴보면, 대학 울타리를 넘어서는 연대를 보기 힘들며, 각각의 대학을 근거지로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논쟁에서 학벌사회에 대해 분노한 주체는 학벌사회에서 갖가지 차별을 받으며, 다양한 형태로 권리에서 베재 당하고, 기회에서 소외되었던 시민들이다. 집회에 참여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면 그것은 학생증과 졸업증이 아닌 이들의 경험과 분노일 것이다.
그런데 집회가 열리는 공간, 집회에 참여할 자격이 특정 대학의 울타리 안으로 제한되는 이유는 학벌주의 밖에서 이해하기가 힘들다. 정말 흔들리고 있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성인가? 아니면 학벌서열에 근거한 특정 대학 구성원들의 허구적 지위인인가?
출발점이 무엇이었든 시민사회의 칼날은 공정한 사회와 대학개혁을 위해 휘둘러져야 한다. 학벌주의로 벌어진 논란을 결코 학벌주의에 터 잡은 대오와 구호로 해결할 수 있을 리 없다.
문제를 축소해석하려는 경향에 대해
대체로 조국 후보자의 임명을 찬성하는 사람들은 논란거리를 주변적인 문제, 작은 문제인 듯한 태도를 취하곤 한다. 여러 가지 논란 속에서도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자가 임명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당성을 만들기 위해 학벌주의 행태에 침묵하거나 이를 두둔하는 태도는 건강하지 못하다. 검찰이 개혁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한국 사회의 개혁을 막는 힘으로 타락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학벌주의에 찌든 입시제도, 이에 근거한 각종 차별, 연구 윤리의 붕괴 등은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문제이다. 이 논란이 사회 개혁의 동력이 되기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학벌주의를 성찰하고, 학벌주의를 부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마련해야 한다.
요컨대, 대학생들의 등을 떠민 힘이 따로 있다고 말함으로써 사건의 무게를 줄이기보다 그들이 어떤 생각에 발 딛고 있는지 그 자체를 보아야 하며, 국민적 공분의 뿌리가 얼마나 많은 차별과 배제의 썩은 거름에 묻혀 자라고 있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입시제도의 문제가 아닌 대학서열의 문제
다른 한편에서는 이 사건, 학벌주의의 본질을 은폐하고 논쟁의 구도를 학생부종합전형과 정시의 대립으로 호도하는 경향도 발견된다. 그러나 대학서열을 철폐하지 않는 이상 입시제도를 어떻게 바꾸어도 힘을 가진 사람들은 학벌을 통해 힘을 물려 주기 위한 방법을 찾아낼 것이고, 그 방법이 어렵고 복잡할수록 소수만이 비용을 치를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대학들은 학생들을 줄세우는 방법에 골몰할 것이다.
지금까지 학벌주의에 대한 대책들은 문제의 뿌리를 캐기보다 문제의 핵심을 비켜가는 꼼수에 머물러왔으며, 이 때문에 문제는 더욱 악화되고, 확산되어 왔다. 한 때 대학 정원을 마구 늘려 학벌 서열 안으로 온 국민을 끌어들인 결과, 우후죽순 생겨난 사립대는 이제 폐교 위기로 몰리고 있다.
학벌주의를 건드리지 않고, 입시 제도를 바꾼다고 학벌사회의 차별이 사라지지 않는다. 신분제를 폐지하지 않은 채 양반의 숫자를 늘리고, 돈을 주고 족보를 살 수 있도록 해 준다고 신분사회의 적폐가 사라지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회를 개혁하는 일은 신분제를 폐지하는 것이며, 오늘날 대한민국에서 신분제는 '대학서열'이다.
시민사회의 역할과 과제
시민 사회에서 문제의 공론화는 종합된 진실에 기초해서 이루어져야 한다. 법무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어디까지나 후보자의 정책적 견해와 입장이 중심이어야 한다. 다만, 후보자와 그 자녀의 사례를 통해 학벌사회에 대한 분노와 문제의식이 퍼지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이제 시민사회에서는 '대학서열 철폐'와 '평준화, 전문화된 고등교육'(공영형 사립대학, 국공립대학 네트워크 등), 초중등 교육개혁에 대한 논의를 이야기 밥상에 성실하게 차려내고 토론해야 할 것이다.
이제 실천과 행동은 대학의 좁은 마당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광장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확인하는 수준을 넘어 학벌주의의 뿌리를 캐기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 나아가야 한다. 우리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분노한 시민들과 함께 학벌주의를 넘기 위한 싸움을 앞으로도 힘차고 성실하게 펼쳐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