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같은 더위 속 ‘꿀’같은 방학을 맞았지만 광주지역 대부분의 학교에선 수업이 진행중이다. 광주지역 고등학교의 경우 지난 27일 무렵 대부분 여름 방학에 들어갔지만 학생들은 평상시와 다를 바 없이 아침 8시30분까지 등교하고 있다. 고1·2학년은 오후 6시까지 자습을 하고, 3학년생들은 밤 10시에 교문을 나서는 게 일상이다. 심지어 학기중보다 더 빨리 등교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한다. 실제 ㄱ고교의 경우, 방학중에도 아침 8시10분까지 등교해야 한다며 7시30분부터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광주지역 시내버스들은 방학을 맞아 감차 운행을 하는지라, 아침 버스 등교부터 진을 빼고 있다.
광주지역 교육 단체들은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이 진보교육감 체제에서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최근 “광주지역 고교생 84%가 자율학습이라는 미명하에 강제 학습을 당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단체는 “광주지역 대부분의 학생들이 강제학습을 당하고 있지만 교육청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면서 ‘방학 중 강제학습 철회’를 요구하며 광주시교육청 정문앞에서 매일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게다가 “시교육청이 여름 방학을 이원화해 고3 학생들의 학습시간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더해진다. 올해 광주지역 18개 고교에서는 1∼2학년생과 수험생인 3학년의 방학 일정을 이원화했는데, 여기에도 ‘학습 강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ㅅ고등학교를 예로 들면, 이 학교 3학년은 지난 달 24일 방학에 들어가 이달 18일에 개학한다. 여름방학이 기존 4주에서 3주로 줄어든 것이다. 여름방학을 줄여 수능에 대비하고 줄어든 방학일수는 수능이 끝난 뒤인 겨울방학에 가산시킨다는 것이다. “수능 이후엔 애초부터 정상적인 학사 일정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름방학을 1주일 박탈한 것외에 어떤 의미도 찾기 어렵다”는 게 교육관련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강제학습과 더불어 아침 등교시간도 논란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3월부터 8시30분 등교를 강제했지만, 고등학교 3학년의 경우 이같은 시간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물론 시교육청의 고뇌를 짐작못할 바 아니다. 수능과 대학 진학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했을 때 학부모들이 쏟아내는 비난 역시 교육청이 감당해야할 몫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학생·학부모·학교 등 모든 교육주체를 만족시킬 해법이 없다면, 상충하는 이해를 어느 지점에서 접목시킬지가 관건이다. 이는 광주교육 당국과 수장에게 주어진 책무일진대, ‘광주시교육청은 진보교육감을 재선시킨 지역사회의 열망을 제대로 수렴하고 있는가?’라는 물음에 분명한 답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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