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강연 나선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하승우 운영위원
“배가 가라앉고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빨리 물을 퍼내야 합니다. 상황이 좋지 않다면 신속히 배를 포기하고 탈출해야 살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배를 살릴 수 있을지, 아니면 포기해야 할지 현재를 정확히 파악하는 능력입니다. 교육의 역할은 개인들이 처한 상황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자신과 사회 모두를 살릴 수 있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주말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과 빛고을 아이쿱생협이 마련한 시민강좌에 초청된 하승우(45)씨는 교육을 이렇게 정의했다. 그러면서 우리 사회를 서서히 가라앉고 있는 세월호에 비유했다. 미래를 이끌어야 할 청소년이 교육을 통해 협력을 배우지 못하고 경쟁에 내몰리면서 희망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교육공동체 ‘벗’의 이사이자 풀뿌리자치연구소 ‘이음’ 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그는 그동안 ‘민주주의에 반(反)하다’, ‘아나키즘’, ‘공공성’ 등의 저서를 펴냈다. 지역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풀뿌리 운동을 펼쳐온 하 씨는 자신이 교육전문가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교육, 이상을 살다’라는 교육을 주제로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세계 금융위기. 이러한 문제는 인류가 겪어보지 못한 재앙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받은 교육으로는 이러한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온난화와 석유고갈 등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위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성 세대는 다가오는 위기를 애써 외면하려 하지만 결코 피할 수 없습니다.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은 그들이 위험에 직면했을 때 회피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돼야 합니다.”
한국 사회가 갈수록 위기에 취약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한국경제가 과거처럼 빠르게 성장할 동력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세대간·계층간·지역간 갈등이 격화되면서 ‘각자도생’(各自圖生) 사회가 되어버린 점을 뼈아파 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개인이 힘을 모아야 할 당위성을 역설했다.
“기성세대는 우리가 힘이 부족해서 오늘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합니다. 내일의 희망을 키우기 위해서 교육이 중요하다고 설명합니다. 정치인이나 기업인 등 기득권 세력에 의존해서 현재를 개선하고자 합니다. 그래서는 바꿀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작은 것부터 변화시켜야 합니다. 내가 달라지면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심어주고, 어떻게 바꿔야 할지 생각하는 존재로 만드는 것. 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기웅기자 pboxer@kwangju.co.kr
광주일보 http://www.kwangju.co.kr/read.php3?aid=143982360055712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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