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18일 "광주광역시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학벌없는사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기도교육청, 전북교육청에 이어 광주시교육청이 9시 등교를 추진(검토)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최소한의 학생 건강권과 행복 추구권까지 짓밟으며, 양적 학습시간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온 입시현실에 제동을 거는 조치로서 이 정책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정책이 위에서 아래로 강제하는 행정이 되지 않기 위해 설문조사, 토론회,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충실하게 밟기를 권고한다"며 "교육현장의 주체들이 9시 등교의 가치를 공감하고, 합의하는 힘이 길러져야만 학교 현장이 보다 의미 있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청은 물론이고, 학교 현장에서도 이제까지 결정의 대상에 불과했던 학생 당사자들의 의견이 중시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간 교육현장은 입시병폐 속에서 극단적인 경쟁과 이기심을 부추겨왔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뒤틀려왔다"며 "9시 등교는 단지 등교시간을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뒤틀림을 풀고, 교육이 그 본연을 되찾아 나가는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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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없는사회, 차별없는 세상을 꿈꾼다

특정대학 합격 발표 현수막 제거 운동
대학도서관 시민들에게 개방 등 평등한 교육운동 펼쳐

 

성별이 여자라는 이유로, 출신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차별받고 사는 사람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남아있다.

 

이러한 모든 차별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학벌사회로 인한 문제점을 제기하는 이들이 모였다. 지난 2008년 학벌차별에 대한 관심을 가진 청년 2~3명이 모여 학벌없는사회 광주시민모임(http://antihakbul.jinbo.net/ 이하 학벌없는사회)을 만들었다.

 

초창기 작은 동호회 수준에서 출발해 재정적인 부분으로 어려웠던 것도 사실이다. 누구나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벌차별 문제를 직접 바꾸고자 나서서 큰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동구 산수동 삼거리에 위치한 학벌없는사회 사무실을 찾았다. 건물 2층 작은 한켠에 위치한 사무실은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 속에 회원들이 자유롭게 왕래했다. 지금까지 장동, 대인동 등 이사를 거쳐 올해 이곳에 터전을 잡게 됐다.

그리고 상임활동가 박고형준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현재 학벌없는사회 회원은 고등학교 3학년의 어린 학생부터 50대의 학부모까지 다양하다. 또한 단체 설립 이후 매달 시민들이 들을 수 있도록 개최한 월례강연회를 35회째 이어오고 있다. 오는 23일(화) 오후 7시 광주중앙도서관 3층 시청각실에서 열리는 35번째 시민강좌는 학교현장에서 학생인권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인권 교문을 넘다, 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의 저자인 배경내의 강연으로 테두리에서 바라본 학교인권의 속살에 대해 들을 수 있다.

 

박고형준씨는 “학벌없는사회는 우선 특정대학 합격발표 현수막 제거운동을 하고, 대학교 도서관을 시민들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운동을 중점을 두고 하고 있다”며 “단순하게 일반 시민단체처럼 보도자료만 배포하는 것이 아닌 교육현장에서 차별현상이 있는지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객관적인 근거를 들이대면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학벌없는사회가 헌법소원, 행정심판 등을 통해 적지 않게 반응하는 부분이 있어 일을 계속해나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며 “사소한 일일수록 적극적으로 사람들에게 알려야 하고 과정속에 작은 변화들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사실 작은 시민단체는 자신의 본업을 제쳐놓고 상근을 하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에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학벌없는사회는 20~30대이 주요 활동가들이기 때문에 단체에서 의사소통이 빠르게 진행되고, 속단속결 의사결정이 된다고 한다.

 

박 상임활동가는 “5~6명이 할 수 있는 것을 각자의 자리에서 역할에 맡게 명분에 대한 근거를 찾고 있다”며 “신문고나 민원접수,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관련 기관이 기약 없는 약속이라도 하게 되는데 시민단체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시민단체들이 끝까지 운동을 지속할 수 있는 이유다”고 말했다. 



 
앞으로 학벌없는사회가 새롭게 준비 중인 활동들은 차별금지법 법제화, 학력을 미기재 하는 인권친화적인 이력서 제작 운동, 조선대학교 국·공립 전환운동, 행복지수를 통한 학교평가지침 제작 등에 관심을 쏟고 있다.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 학벌은 경쟁과 보여주기식 출세의 수단이다. 학벌없는사회 광주시민모임의 활발한 움직임이 차별 없는 세상으로 한발자국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시민사회의 다양한 지원과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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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교육청의 <9시 등교 정책>을 지지한다.
- 학생 수면권 보장하고, 살인적인 학습강도 줄여 나가야
- 진행과정에서 학생 등 구성원들의 의견도 존중되어야
- 전국적 확산, 수업시수 감축 등 후속 조치도 필요

 

대한민국 학생들은 입시에 시달리며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긴 채 살아가고 있다.

 

주5일제 수업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자는 사회적 공감대 속에서 정착되었지만 학생들이 살아낼 현실은 여전히 가혹하기만 하다. 광주시내 고등학교들이 교육열을 인정받는 방식은 학생들을 얼마나 학교에 붙잡아 두는가로 가늠된다. 진보교육감 하에서도 광주에서는 여전히 정규시간 이외에 이른 아침 EBS시청, 보충수업, 자율학습, 주말 자율학습, 방학 중 보충수업, 방학 중 자율학습 등이 어쩔 수 없는 현실처럼 강요되고 있다. 학생들을 배움의 자율적 주체로 보지 않고 강요되는 이러한 관행들은 교육적이지도 않고, 인간적이지도 않지만, 입시를 위해서조차 효율적이지도 않다.

 

대부분 학생들이 야간자율학습 이후 자정을 전후한 시간까지 학원, 독서실, 과외 등에 떠밀리고 있지만, 아침 일찍 등교를 강요받는다. 식욕도 없지만, 아침 먹을 시간도 없어서, 잠깐이라도 더 자는 것을 택한다. 몸만 등교했을 뿐, 피로에 취해 무기력하게 오전을 보낸 후에야 정신이 등교한다. 가족과 다정한 대화 한 번 나눌만한 여유가 없는 것은 물론이다. 고3의 경우 방학, 주말, 명절연휴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암울한 현실 속에서, 경기도 교육청, 전북 교육청에 이어 광주광역시교육청이 9시 등교를 추진(검토)하고 있어 학생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 이는 최소한의 학생 건강권과 행복 추구권까지 짓밟으며, 양적 학습시간을 경쟁적으로 확대해 온 입시현실에 제동을 거는 조치로서,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이 정책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하는 바이다.

 

다만, 이 정책이 위에서 아래로 강제하는 행정이 되지 않기 위해 설문조사, 토론회,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절차를 충실하게 밟기를 권고하는 바이다. 교육현장의 주체들이 9시 등교의 가치를 공감하고, 합의하는 힘이 길러져야만 학교 현장이 보다 의미 있게 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청은 물론이고, 학교 현장에서도 이제까지 결정의 대상에 불과했던 학생 당사자들의 의견이 중시되어야 한다.

 

우리 시민모임은 광주의 결정을 시작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에서 9시 등교가 정착될 수 있도록 전국적 운동이 일어날 수 있기를 간절하게 희망하는 바이다. 이 문제는 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휘국 교육감은 전국시도교육감들과 협의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학생들에게 아침시간을 돌려줄 수 있도록 힘써 주시길 부탁드린다. 아울러, 여유로운 등교가 실질적으로 학습 부담을 줄이는 조치가 될 수 있도록 교육부와의 협의를 통해 과도한 수업시수를 줄여나가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간 교육현장은 입시병폐 속에서 극단적인 경쟁과 이기심을 부추겨왔고,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고,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는 방향으로 뒤틀려왔다. 9시 등교는 단지 등교시간을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뒤틀림을 풀고, 교육이 그 본연을 되찾아 나가는 시작점이 되어야 한다. 모쪼록 교육주체들이 지속불가능한 죽음의 교육을 냉정하게 성찰하고, 지속가능한 생명의 교육을 싹 틔우는 전환점이 마련되기를 빈다.

 

2014. 9. 18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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