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축소를 반대하는 전국결의대회>

[편집인]지난 2월 11일 행정안전부에서는 국가인권위원회를 30% 조직 축소한다는 내용의 개편안을 최종 통보했습니다. 이 개편안 중에는 광주지역을 포함한 3개 지역사무소 폐지한다는 내용이 있고, 이에 학벌없는사회 및 인권단체들은 인권위 존속을 주장하며 연대투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아래 글은 3월 2일 광주드림 인권위축소반대 릴레이기고<5>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2008년, 정권이 바뀌면서부터 들었던 생각이 있다. 역시 지금도 역사는 진보하는구나, 거꾸로 말이다. 작년에 촛불로 모여들었던 시민들, 올해 용산에서 벌어졌던 살인철거 그리고 올해도 멈추지 않는 학교 내의 수많은 인권침해들….

 모든 개인의 인권보호를 목적으로 세워진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할일은 여전히 많음에도 행정안전부는 인권위 조직 축소방침을 내며 ‘인권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이명박 정부의 인권위에 대한 개념수준을 알려주었다. 인권위가 국가의 어느 기관에도 간섭받지 않는 독립기관임을 알고 있다면 벌일 수 없는 일이다.

인권위 조직은 확대되어야 한다. 정부의 성향이나 수준을 고려해 볼 때 작년 촛불정국 현장에서도 볼 수 있었듯 인권에 대한 개념이 경악스러울 정도로 부족하다.

 그런 정부에서 인권위 축소 방침이 나왔으니 사실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지만, 인권위가 할 일이 아직도 많다는 것은 인권위 진정건수를 통해서도 알 수 있으며 인권실태까지 고려해 볼때 인권위의 인력은 오히려 확대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필자는 작년까지 ‘인권의 사각지대’중 하나인 중등교육과정의 학생이었다. 학교현장에서의 인권 상황은 너무 처참하다. 이른바 ‘학습’만을 강요당하는 학생들, 권위에 짓눌린 학생·교사들, 다양한 가치를 수용 못하는 단체생활 등 학교의 일상에서도 수많은 인권침해가 녹아들어 있다. 인권교육과 더불어 인권감수성 높은 학교를 위해서도 인권위 같은 곳이 할일이 많은 것이다.

 인권교육이 절실히 필요한 그곳에서 필자는 단 한 번도 ‘인권교육’이라 할 만한 것을 받지 못했다. 민주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과정자체가 그다지 인권적이지 못해 인권교육이 따로 필요한 현실자체도 우스울 뿐이다.

 인권위는 존속되어야 한다. ‘인권’이라는 가치가 모든 이의 가슴속에 스며들고 또 모든 이가 서로의 인권을 존중 받을 때까지는 말이다. 정부 사람들은 인권위에 대한 축소 방침을 내놓기 전에 자신들 뇌 속의 인권감수성 농도부터 측정해보길 바란다. 언제까지 독립기관의 ‘개념’도 이해 못하며 맘에 안든다고 깔작거리기만 할텐가?

- 이뮤 -

댓글을 달아 주세요


<편집인>
학벌없는사회는 매주 토요일 ‘아수나로Book'을 통해 청소년이 차별받는 현실을 확인하고, 인권침해 개선을 위해 빡세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 첫 이야기마당을 ’청소년 문제에서 청소년 존재에 대한 물음으로~‘라는 주제로 이야기 나눠보았답니다.

몇달전 필자가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보러간일이 있었다. 보고자 했던 영화제목은 바로, 쌍화점으로 18세미만 관람불가 딱지가 붙어있던 영화였다. 나름 자신의 얼굴이 삭았다 주장하는(주변사람들에 의하면 확실한)사람들 중의 하나로서, 당당하게 다가가 표를 구매하려 했으나, 조금 더 도가 지나친 친구녀석은 신분증과 함께 학생증을 직원에게 보여주는 센스를 보여주고 말았다.

 우리가 들었던 말은 바로 "고객님, 고등학교 졸업식 이후부터 영화관람이 가능하십니다." 였고 되게 시무룩한 표정으로 극장안을 빠져나왔던 기억이 난다. 불과 졸업식을 한달 남겨놓고 있는 상황인게 한 몫 했겠지.

 수많은 제한과 금지 사항들은 항상 청소녀/년들과 함께한다. 이른바 성인물 컨텐츠로  분류되어, 나이 커트라인을 통과하지 못한 청소녀들은 접근이 불가능한 것들은 무엇무엇이 있는가, 성행위를 이른바 성인들만의 전유물로 만들어버린 성인용품 가게가 간판을 내걸고 운영 중이며 금융관련상품 구매는 보호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며 신용카드 또한 발급이 제한된다. 이동통신 요금제 또한 미성년자로 분류되는 이들은 스스로 변경할수 없으며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철저한 통금시간까지... 심지어 야간자율학습 불참 동의를 보호자에게 받아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게된 필자는 절망했었다. 청소녀/년에대한 제한과 통제사항은 하도 많아서 다 열거할수도 없는 이 현실에 웃음만 나올뿐이다.

 청소년들은 대부분 수많은 제한과 금지 딱지들을 아무 의심없이 붙이고 다닐 수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다시 생각해봤다. 나는 과연 쌍화점 같은 이른바 성인물 컨텐츠들을 접한후에 현실적이고 주체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존재인 것인가? 라고 말이다. 결국 문제는 청소녀/년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느냐, 아니냐에 있지 않다. 사회는 이른바 '~증'에의해 미성숙함과 성숙함을 판단해버리며(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사회속에서는 충만함에도) 미성년자 청소녀/년들을 통제해 버리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른바 미성숙함 이라는 이유를 들어가며 청소녀/년들의 문제를 그들 스스로 풀지 못하게 한다거나, 그들의 권리를 빼앗아 버린다는 점이다. 학교에서의 수많은 생활규제와 심지어 두발규제까지 이루어지는 사실을 보면 다른일들은 불보듯 뻔한일 아니겠는가.

딱지를 뜯어내자, 
 그럼 당신은 이른바 미성년자 청소녀/년(이)라고 부르는자들을 구속하는 저 역겨운 딱지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단순히 딱지뜯어내기에 그친다면 그 딱지는 청소년들에게 다시 달라붙게 될것이다. 일단 딱지 생산기계와 딱지 알바, 그리고 딱지생산회사부터 없애야 할것이다. 더불어 이런 딱지사회의 딱지학교와, 딱지가정을 청소하는 일부터 필요하지 않을까.

-이뮤-

댓글을 달아 주세요


<학생증으로 출입을 허가하는 대학도서관>

<편집인> 학벌없는사회는 우리 주변에 마주치는 학벌주의에 대해서 탐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올해 공공성 교육의 실현을 위해, 대학도서관의 본원의 기능을 되살리고자, 대학도서관 개방운동(올리브 프로젝트: OLIB (Open LIBrary)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대학도서관 개방운동의 의미

 어떤 광고를 보았더니 중, 고등학교의 담이 없어지면서 대한민국이 달라지고 있다고 했다. 또 얼마 전 신문에서는 몇몇 대학들이 지역 주민과 함께 한다는 의미에서 담을 허물고 있다는 기사도 있었다. 기존의 폐쇄적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일종의 퍼포먼스로 담을 허물고 주민들이 들어올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은 충분히 좋은 시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방했을 때 실제 알맹이가 될 것들은 그대로 둔 채 겉만 열어두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대학도서관 앞에는 아직도 바코드 인식기가 떡 하니 버티고 있다. 이 기계는 출입을 허가받지 못한 사람들을 원천봉쇄하고 있다. 그 학교 학생이 아닌 사람들에게 바코드 인식기는 출입을 막는 커다란 벽인 것이다. 대학의 담은 없어져도 대학도서관으로 가는 진짜 벽은 아직도 남아있는 셈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은 변하려면 아직 멀었다.

벽은 그대로 남은 대학

 지역 주민의 출입을 가로막은 그 벽 안에는 공공도서관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많은 수의 훌륭한 장서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다. 일례로 성북구의 경우를 보자. 성북구민의 수는 총 44만 명, 성북구 공공도서관의 장서는 총 4만2천 권이니, 주민 1명당 장서 수는 약 0.1권 정도가 된다. 그에 반해 같은 성북구에 위치한 고려대학교의 장서는 학생 2만 명에 200만 권이다. 학생 1명당 100권 정도가 되는 셈이다. 공공도서관과는 무려 100배 정도의 차이가 난다.

 물론 대학은 연구를 위한 공간이기에 한 구의 공공도서관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100배 이상의 특혜를 단지 대학을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독점한다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 일이 아닌가. 특히 요즘처럼 정보의 가치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에 정보 독점은 대학에 들어간 사람들과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불평등의 골을 더욱 깊게 팔 우려가 있다. 몇몇 대학의 경우는 인터넷을 통해 그 학교에 어떤 장서가 몇 권이나 있는지 검색하는 것조차 제한하고 있을 정도이니 그 정도는 심각하다.

정보의 사적 독점, 불평등 키워

 'OLIB(Open LIBrary) 프로젝트'(아래 올리브)를 아는가? 폐쇄적이고 독점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 대학도서관의 모습을 바꾸기 위해 고대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단체인 매체상상력, 생활도서관, 장애인권위원회, 불한당 등이 함께 시작한 운동이다.

 대학도서관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는 것만이 올리브의 목표는 아니다. 사회적 불평등을 재생산하는 정보의 사적 독점을 막고 누구나 자유롭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찾기 위해 대학도서관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하는 것과 동시에, '교육문화의 공간으로서의 도서관 기능의 복원'을 꿈꾼다. 현재 대학도서관은 취업준비를 위한 독서실과 같은 처지에 놓여있다. 사실 도서관은 다양한 문화의 집산지이며, 고갈되지 않는 정보의 샘터로 기능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올리브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함께 지역 주민이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다양한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대학도서관을 변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올리브는 대학도서관이 '소수자들을 위한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소수자들을 위한 기본적인 시설을 갖추는 것과 함께, 쉽게 이동하기 어려운 중증장애인을 위한 우편서비스와 같이 적극적인 소수자 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친인권 도서관 꿈꾸는 '올리브'

 우리가 이와 같은 주장을 처음 내걸었을 때,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을 꺼리는 대학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금도 도서관에 자리가 없는데 외부 사람이 들어오면 자리부족이 더 심각해지지 않겠냐는 것이 주된 불만이었다. 물론 도서관에 자리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는 학생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처럼 계속 대학도서관을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
 
 자리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도서관과 독서실을 착각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도서관에 요구하는 '자리'는 독서실형 좌석이다. 이런 공간은 굳이 도서관이 아니라도 다른 곳에 따로 설치할 수 있다. 도서관 개방은 도서관에 있는 자료들을 나누자는 운동이다. 도서관에 자리가 없기 때문에 외부인의 출입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은 도서관 개방이 무엇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또한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냈다는 이유로 도서관 개방을 반대하고 있지만, 등록금을 냈다는 이유로 도서관 개방 을 반대하고 있지만, 등록금을 이유로 대학도서관에 대한 배타적인 소유권을 주장할 수는 없다. 대학도서관은 대학생들의 등록금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학도서관은 국가의 직접적인 재정지원에서부터 졸업생들의 유·무형의 기여, 그리고 그 외 대학을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회적 노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학생들은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을 받고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기 위해 일정 기간 동안 그곳을 점유하고 있을 뿐이다.

대학도서관은 사회적 향유의 대상

 좀 더 근본적으로 대학이라는 공간 자체의 성격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 대학도서관 개방의 의미는 더욱 뚜렷해진다. 우리는 흔히 대학을 출세와 영달을 위한 학벌 재생산 공장쯤으로 여긴다. 하지만 대학은 사회적으로 필요한 지식을 생산하고 그것을 사회로 환원하기 위해 설립된 곳임을 생각해보면, 대학은 어떤 식으로든 스스로의 지식을 사회적으로 환원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대학도서관에 쌓인 지식 또한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쳐 박아 둘 것이 아니라 보다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열려나가야 한다. 대학도서관 개방은 바로 대학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제기에 다름 아니다.

- 올리브프로젝트 김지운 -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