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부터 전국 모든 중학교에서 시행 중인 자유학기제는 지식 중심 수업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활동을 운영하는 교육과정이다. 그런데, 자유학기제 수업이 기업들의 노골적인 홍보 기회로 악용되고 있어 교육 당국의 점검과 지도 감독을 촉구하는 바이다.
○ 광주 모 중학교 1학년 주제탐구 5, 6교시에 진로체험교육이 배치되었다. ㅅ카드사가 중학생 진로체험교육을 위해 개발했다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G러닝, 빅데이터 알고리즘 교육, 데이터 마이닝 등 현란한 언어로 치장되었지만, 주된 의도는 기업홍보에 있음을 알아채기란 어렵지 않다. (#별첨)
_ 온라인 형식의 교육이 진행되는 내내 학생들은 PPT자료 등에 선명하게 박힌 ㅅ카드사 로고에 노출된다. 심지어 수업 내용에는 노골적으로 체크카드의 특징과 장점을 홍보하는 자료가 포함되며, 우수 모둠에 지급되는 가산점 역시 체크카드 캐시가 통장에 입금되는 것처럼 표현된다.
_ 강연자들은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고용된 관련학과의 학부생들인데 교원자격증이 없다. 이들은 모둠 활동 시 학습이해도, 협력, 성취 등의 교육적 가치를 구현하기보다 빠른 응답, 가산점, 경쟁 등의 게임 요소를 동력으로 삼는다.
_ 게다가 대학교수, 공학박사, 빅데이터 전문가가 협업하여 개발하였다는 교육내용은 조잡하기 이를 데 없다. 빅데이터를 통한 데이터 마이닝을 한답시고, 트위터에 노출된 특정 단어의 횟수를 카운팅하게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_ 문제 상황을 주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데이터를 캐내게 하거나, 제시된 데이터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설계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어야 하는데, 이러한 노력은 아예 빠져 있다. 데이터 과학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프로그램 취지가 무색하다.
_ 그러니 학생참여는 단순 카운팅 작업에 머무르고, 오로지 많은 캐쉬를 받은 팀이 더 좋은 상품을 받을 수 있다는 욕심에 기대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 카드사는 시장 확장(가입자 확보)이 매우 어려운 사업이다. 그런데, 중학생에게 자사 체크카드에 일찍이 친근해지는 홍보활동을 ‘사회공헌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제공할 수 있다면 이는 카드사로서 획기적인 광고 기법이 아닐 수 없다.
○ 코로나 이후 교육, 4차 산업혁명, 온라인 미래 교육. 이런 화두로 공교육이 휘청거리는 동안 사교육 프로그램과 대기업의 셈법이 공익을 포장해서 학교 현장에 침투하고 있고, 학교는 무슨 내용인지도 모른 채 무기력하게 교실에 자리를 깔아 주고 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국가교육정책센터(NEPC)는 2019년 보고서에서 “미심쩍은 가정에서 출발한 맞춤화 온라인 학습기술이 업계의 이익을 위해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한 바 있다.
○ 이 같은 상황에서 교육 당국은 학교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취지로 관련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하는 바이다.
이달 초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에서 공영형 유치원 사업 중단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합니다. 같은 시기, 광주광역시의회는 내년도 광주시교육청 본 예산(공영형 유치원 사업 예산 전액 삭감)을 심의하고요. 이에 광주시의회 정문 앞에서 시위를 진행해 해당 사업 지속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일인시위는 예산심의일인 12월 10일까지 진행하오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광주시교육청의 유아교육정책이 지역사회에서 연달아 뭇매를 맞고 있다. 최근, 학부모, 시민단체, 시의회에서 비판을 받은 교육청 사업은 매입형 유치원, 병설 유치원, 공영형 유치원 등 유아공공성 강화의 핵심 정책들이다.
[매입형 유치원]
○ 매입형 유치원은 기존 사립유치원의 부지, 건물 등을 매입하여 공립유치원(단설 규모)으로 전환하는 정책으로, 학부모 선호도가 높은 단설유치원을 신설하여 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높이는 대안으로 손꼽혀 왔다.
- 그런데 올해 선정된 매입형 유치원 2곳 중 1곳이 확약 체결 직전 선정을 철회하였다. 교육감 배우자와 해당 유치원 원장의 유착 논란이 제기됐고, 그 이후 학부모 반대가 잇따르자 매입형 유치원 선정 기회를 스스로 포기한 것이다.
- 다른 한 곳은 보조금 부당 수령, 회계 사적 유용 등이 적발되어 기관경고를 받고 4,800만원 환수 조치 처분을 받아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곳인데, 중요 신청 서류 중 하나인 운영위원회 회의록을 위조했다는 의혹이 있어 수사 중이다.
[병설 유치원 통폐합]
○ 병설 유치원은 초등학교 내 1~4학급 규모로 운영되는 공립유치원이다. 2019년 광주시교육청은 병설유치원 30여 학급을 늘려왔고, 초등 입학과의 연계(생활적응), 무상교육, 국가교육과정 준수 등 병설 유치원의 성과가 무르익는 상황이었다.
- 그런데, 돌연 광주시교육청은 12곳의 병설유치원을 통폐합하겠다며 학부모 설명회를 강행했다. 참석한 학부모들은 원거리 통학, 유아 수면 부족, 새 유치원 부적응 우려 등 유아의 학습권이 침해된다며 반대 의견을 쏟아냈다.
- 그럼에도, 광주시교육청은 막무가내로 병설유치원 통폐합을 행정예고 했다. 하지만, 각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계획을 1년 유예했다. 광주시 시민권익위에서는 해당 사안이 의제로 선정되어 현재 통폐합 중단, 사회적 논의기구 마련 등이 논의되고 있다.
[공영형 유치원]
○ 공영형 유치원은 공공 자금을 지원받아 공립에 준해 운영되는 사립유치원이다. 광주는 1곳을 선정하여 운영해왔으며, 학부모부담을 줄이면서 사립유치원의 공공성·투명성을 확보해 학부모 만족이 높은 상황이었다.
- 그런데 광주시교육청은 제도적 환경이 개선되어 공영형 유치원을 지원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연장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결국 해당 유치원은 정부 사업에 용감하게 동참한 죄로 그간 개선된 교직원 인건비, 운영비 등 교육 환경을 혼자서 짊어지다가 주저앉게 될 운명에 처하게 됐다.
- 특히 내년부터 터무니없이 높아진 원비를 납부하거나 전원 결정을 해야 하는 등 학부모와 유아의 학습권 침해가 불 보듯 뻔한 상황, 이 역시 학부모들 의견이 전달돼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에서 12월 중 별도 논의될 예정이다.
[비판받는 광주시 교육청]
○ 최근 광주시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황현택 의원은 공립유치원의 취원율 높이기에 혈안이 된 광주시교육청을 비판했고(매입형 유치원 선정 비리 관련), 이경호 의원은 일방향식 교육행정의 부작용으로 이미 예견되었던 결과라며 교육청을 꾸짖었다.(병설유치원 통폐합 관련)
- 이처럼 광주시교육청이 그간 추진해 온 유아교육정책에는 지역사회와의 공감, 교육 주체의 의견수렴, 소통창구가 실종되었다. 특히 절차·규정상 문제가 있더라도 쉬쉬하며 넘어가기 급급했고, 이해당사자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짓밟아왔다.
- 이러한 행정이 반복된다면 교육행정에 대한 학부모, 시민들의 불신이 깊어질 것이며, 공교육에 대한 공감과 신뢰도 추락할 것이다. 또한,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일구기 위한 명분과 추진 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 지금이라도 광주시교육청은 모든 정책을 추진할 때,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에 발디뎌야 하며, 논란이 된 유아교육정책에 대해 학부모 등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토론 및 사회적 합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최근 5년 간 전국 학생(청소년) 자살과 관련해, 교육청은 성적 및 진로문제(8.5%) 등을 자살 촉발원인으로 분석했다. 경찰의 경우 수사기록을 기반으로 분석하였는데, 학업·직업문제(16.8%) 등을 자살추정 원인으로 분석했으며, 올해 광주 모 고교 학생 역시 같은 원인으로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학능력시험, 내신 등 성적에 의한 비관 자살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상당수 국민들이 영화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것처럼, 냉혹한 입시경쟁 구조에서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입시결과로 인해 좌절하더라도 경시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당국이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위 현실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은 특권의 대물림, 불평등의 악순환, 공교육의 위기에 직면에 있음을 인정하고,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교육개혁을 강조하며 그 해결책으로 입시의 단순화를 교육개혁 관계장관에게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대학 정시·수시 비율 조정 등 언발에 오줌누기 식 해결책을 발표하며 오히려 대입전형의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켰다. 특히 올해 차별금지법안(금지 대상 차별의 범위)에서 학력을 제외하자는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학벌과 학력 차별 폐해를 누구보다 경계하고 제도개선 해야 할 교육부의 사명을 저버리기도 했다.
입시경쟁 등 왜곡된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공언한 진보교육감의 개인 행보는 더욱 아쉽다. 올해 장휘국 교육감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도 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의 격려를 위해 수차례 학교를 방문하거나 서한문을 전체 발송했다. 후보 시절 유권자들에게 내세운 ‘대학교 이야기만 하는 풍토 쇄신‘ 등 공약은 잊혀버린 과거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빛고을 플랫폼 사업 등 장휘국 교육감 취임 이후 운영되는 대학입시 상담 및 컨설팅 사업들을 보면 소위 명문대 진학 숫자로 교육성과를 뽐내려는 쪽으로 온통 힘이 쏠려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와 진학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벌주의와 경쟁을 부채질하는데 막대한 공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내년도 교육감 선거 출마를 염두하고 있는 교육자들이 수학능력시험에 맞춰 ‘수능대박 기원’, ‘생애 최고의 성적 예약’ 등 자극적인 문구의 홍보물을 게시하고 있다. 유권자들을 상대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이러한 홍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불안감을 자극하고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행위다.
교육당국과 기존 교육감의 교육개혁 의지는 포기할지언정 교육자들마저 표심에 눈이 멀어 교육적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에 고한다. 성적으로 학생들을 평가하지 말자고, 교육이 단순히 점수와 대학 이름만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하자고, 불안과 공포의 교육에서 뒤쳐진 학생들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게 응원하자고.
○ 광주광역시 관내 초·중·고교를 운영하는 34개 학교법인 정관을 분석한 결과, 정관 목적으로‘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중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이 상당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 학교법인의 정관 목적이 같거나 비슷한 이유는 2005년 폐지된 정관 준칙 때문이다. 학교법인 설립 당시, 설립자가 목적, 명칭, 사립학교 종류 및 명칭, 사무소 소재지 등이 담긴 정관을 정부에 제출하여 승인받아야 하는데, 정부가 예시한 정관 준칙을 기계적으로 사용해온 것이다.
○ 참고로 문교부는 1960년 5월 20일 훈령 제68호로 ‘사학기관을 유지․경영하는 재단법인의 정관 준칙에 대한 일’을 공포했고, 1986년에는 문교부 예규 제184호로 정관 준칙을 제정했다.
- 위 문교부 예규에 따르면 제1조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의거)하여 ○○○○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을 둔 것으로 보아, 대다수 학교법인의 정관 목적은 정관 준칙 제정 당시부터 현재까지 유지해온 것으로 추론된다.
- 지금까지 법령에 ‘학교법인이 반드시 정관 준칙을 따라야 한다.’는 근거조항이 없었지만, 정관 준칙이 실질적으로 학교법인의 설립목적을 구속해온 것이다.
○ 2005년 교육부는 학교법인의 자율성을 과다하게 제한하는 집행적·사전적 성격의 규제를 철폐하기 위해 정관 준칙을 폐지했다. 하지만 정관 준칙이 폐지된 지 무려 16년이 지났으나, 학교법인 정관 목적은 아직까지 과거의 준칙이 제시한 목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광주 초·중·고교 학교법인 34곳 가운데 24곳의 정관 목적이 정관 준칙과 같거나 비슷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법인명
정관 목적
유당학원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중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
도연학원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의거)하여 중등교육을 목적으로 한다.
- 물론, 정관 준칙을 인용하지 않고 학교 건학이념을 정관 목적에 담은 학교법인도 일부 존재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카톨릭, 불교, 기독교 등 종교나 유아, 상업, 특수, 특성화 등 학교유형을 확인시켜주는 정도일 뿐이다.
학교법인명
정관 목적
삼육학원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 및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의 교육 이념에 입각하여 유아, 초등, 중등 및 고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
숭일학원
이 법인은 대한민국의 교육이념과 순수한 기독교정신에 기하여 중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
○ 결과적으로 학교법인 정관 목적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나타난 광주지역 사립학교는 사학자유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건학이념(설립목적)의 독자성과 다양성이 매우 부족하고, 획일적이라고 볼 수 있다.
- 지금이라도 학교법인은 학교의 정체성을 유지·계승할 수 있도록 정관 목적을 분명히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광주시교육청은 정관 준칙 폐지 사실을 학교법인에 재안내하여 정관 목적이 개정될 수 있도록 계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