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위에 무딘 칼, 광주시교육청 결자해지하라 - 광주드림

지난 7월, 필자가 속한 시민단체는 ‘광주D고교가 출근도 하지 않은 A씨를 정규직 사무직원으로 등록하여 10여 년 간 급여를 지급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의혹 제기 당시, 광주시교육청 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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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위 일벌백계 아닌 감싸기" 지적

지난 7월, 필자가 속한 시민단체는 ‘광주D고교가 출근도 하지 않은 A씨를 정규직 사무직원으로 등록하여 10여 년 간 급여를 지급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의혹 제기 당시, 광주시교육청 사학정책팀은 해당 학교를 방문해 사실관계를 확인하였고, 밝혀진 비위가 중하다고 판단되어 즉시 감사 요청을 하였다.

학교, 교육청 산하기관 등 공직사회 청렴이 강조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중대한 비위가 발생한 점을 고려했을 때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했던 상황.

이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가 광주시교육청 감사요청 내용을 토대로 광주D학교 관계자들을 고발할 수 있었지만 교육청에 공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광주시교육청이 직접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력한 부패척결 의지를 발휘해 공직사회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을 열어주기로 한 것이다.

출근 안한 직원 10년간 급여 지급 솜방망이 처벌

그런데 광주시교육청은 ‘감사 중’이라는 이유로 공익제보자와 시민단체를 사건에서 철저히 배제하였고, 공익제보자 보호조치에 대한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광주시교육청 사학정책팀이 명백한 비위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감사 착수 1달 여 만에 뒷북 수사의뢰를 하여, 사건 관련자들이 입을 맞추거나 증거 인멸할 시간을 제공하였다.

또한, 수사 결과 이후 징계 수위를 정하는 일반적인 감사규칙을 깨고, 광주D고교 교장과 행정실장에 대해 정직 3개월 징계 요구하는 등 솜방망이 처벌을 하였다.

참고로 이 사건 핵심인물로 알려진 광주D고교 법인 이사장은 광주시교육청의 수사의뢰 대상에서 배제되었고 사무직원 A씨에게만 해임 징계 요구하는 등 개인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광주시교육청은 시민단체의 바람과 달리, 시간을 끌며 일방적으로 사건처리를 할 뿐 만 아니라 사건을 축소·은폐하려는 정황까지 보이고 있다.

비위를 일으킨 일선 학교 관계자들을 보호하는 광주시교육청의 이해하기 힘든 행태는 최근 한 사립유치원 사례를 통해서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올해 광주시교육청 행정예산과는 유아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자, 기존 사립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는 방식의 매입형 유치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비리 원장(장휘국 교육감 배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자)이 운영하는 곳을 매입형 유치원으로 선정한 것도 모자라, 선정과정에서 비위 의혹을 일으킨 S유치원을 감싸주고 있어 논란에 있다.

매입형 유치원 사업 신청을 위해 사업 동의를 구한 S유치원 운영위원회 회의록이 위조되었으며, 운영위원회 개최 사실 조차 거짓으로 드러난 것.

그 이후 매입형 유치원 관련 일련의 사태에 충격을 받은 교사들이 사직하는 등 전반적인 유치원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원아에게 돌아가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 사태를 책임져야 할 광주시교육청은 S유치원의 비위 의혹에 대해 함구하고, 학부모들의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공무원들의 실적주의 때문인지, 아니면 교육청 간부들의 무언의 압박 때문인지 모르지만, 모든 뒷감당은 지시대로 실행한 공무원들에게 향하고 있다.

매입형 유치원 사태는 하위직 책임 전가

시민단체가 매입형 유치원 사업 관련 공무원들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등 교육행정 불신으로 이어져 힘없는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만 책임이 전가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올해 화요정책회의 석상에서 장휘국 교육감은 ‘합리적이지 못한 지시에 대해서는 굴하지 말라.’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매입형 유치원 사업, 광주D고교 관련 비위를 보며, 올바른 행정이 되도록 어느 누가 이의를 제기하고 장휘국 교육감에게 충언했을지 의문이 든다.

국·공립 취원율 확대라는 공익적 성과를 내기에 급급한 채 매입형 유치원 사업 관련 비위를 감싸주는 광주시교육청은 각성하고 교육감은 사과하길 바란다.

더불어, 그동안 시민들이 광주시교육청에게 보내온 신뢰를 원상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당장 결자해지의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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