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고등학교가 최근 학생이 작성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의 학내 게시를 허가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오늘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교과서 왜곡 문제와 철도 민영화, 밀양 송전탑 등에 대한 내용을 담은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학내에 게시하려고 했지만 학교 측으로부터 제지당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이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 중대한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측은 학내 게시물의 경우 학생부의 허가를 받게 돼 있다며 시사성이 강한 내용인 만큼 학생과 협의해 게시를 보류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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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학벌없는사회 “교육감의 철학 던져버렸나?”


광주시교육청이 지난 18일 2015년 서울대 입시설명회를 개최한 것에 대해 ‘학벌없는사회를위한광주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장휘국 교육감의 철학과 정면 배치되는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19일 성명을 내고 “지난 7월에도 광주시교육청이 주관해 온 입시설명회가 수도권 특정대학에 편중돼 있으며, 입시경쟁을 지양하겠다는 의지로 당선된 장휘국 교육감의 철학과 정면 배치됨을 지적한 바 있다”며 “이는 학벌주의에 의한 명백한 차별이며,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행위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광주시교육청은 지난 18일 오후 7시 시교육청 교육정보원에서 ‘2015학년도 서울대 입시설명회’를 열였다. 시민모임은 이날 행사장 앞에서 입시설명회를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시민모임은 “교육기본법 제2조는 ‘모든 국민은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해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함’이라고 교육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의 학교 현장에서는 소위 명문대 입학자 늘리는 일이 교육의 유일한 현실이요, 이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입시설명회는 자료집과 좌석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붐볐지만, 교육청이 벌인 입시설명회가 아무리 흥행을 거둔다고 한들, 그것이 결코 교육의 흥행이 될 리 없다”며 “학벌경쟁을 일삼는 입시는 어떤 경우에도 교육이 아니며, 교육을 썩게 만들어 사교육의 거름이 될 뿐이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1~2013년 시교육청이 주최한 입시설명회 27회 중 입시정보 제공을 위한 통상적 설명회를 제외한 나머지 7회가 모두 소위 명문학교 입학설명회였다”며 “지방대나 전문대는 단 한 곳도 실시되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 왜곡된 입시현실에 편승하려는 광주시교육청의 과욕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시민모임은 “올해 광주시교육청은 작년에 비해 유난히 입학설명회에 관심이 많은데, 특정학교 입학설명회(서울대 2회,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5회)에 집중하고 있는 점이 눈에 띈다”며 “더구나 이번 서울대 입시설명회는 애초 계획에도 없던 일로, 학부모들의 표심을 얻느라, 강력한 소신처럼 말하던 교육감의 철학도 던져 버린 것은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학벌주의는 특정 시기에 진학한 대학 간판을 낙인 삼아 인간의 존엄을 파괴하며, 성실한 노력과 정직한 능력을 왜곡하여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자신의 의지와 보람에 맞게 일할 기회들을 뒤틀리게 하여 궁극적으로 국가경쟁력을 갉아 먹는다”며 “광주시교육청은 경쟁교육, 특권교육을 부추기는 일에 공적 자금을 낭비하지 말고, 상생교육, 협력교육을 지향하겠다는 교육감의 약속에 충실하라”고 촉구했다.


 또 “입시설명회는 특정학교가 아닌 다양한 학과 중심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대학별 형평성에 맞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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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1년은 국가폭력이 극에 달한 시간이었다. 민주주의와 인권의 토대가 부실한 정권이 야만을 독점한 시간이었다. 국정원은 선거에 개입하고 여론을 호도했다. 경찰은 사건을 축소하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저잣거리의 우스개로 만들었다. 그들은 또한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책임추궁에 종북몰이와 불법딱지 붙이기로 답했다. 경제민주화나 복지에 대한 공약을 실천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정부가 하는 일은 공안사건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사회적 약자들의 ‘함께 살자’라는 외침에 정부는 폭력으로 응답했다.


이명박 정권이 가장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 ‘촛불’이었다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천막’이었다. 인간의 삶을 만들자고 이야기하는 곳, 사람답게 살고 싶다고 죽어간 사람을 추모하는 곳은 예외 없이 경찰 폭력에 짓밟혔다. 대한문에서, 강정에서, 현대본사 앞에서, 밀양에서, 삼성본관 앞에서 공론의 공간은 경찰에 의해 봉쇄당했다. 삶과 권리에 대한 목소리가 만나야하는 공간은 꽃밭으로 대체되었다. 집회시위의 권리, 파업의 권리, 추모와 기억, 연대의 마음은 불법이 되고 꽃보다 못한 사람이라는 절망스런 현실을 마주해야 했다. 경찰의 폭력은 천막을 부수고, 분향물품을 탈취하고, 집회를 방해하며 항의하는 사람들을 연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2013년 공권력은 국민을 모욕하고 조롱했다. 매일 사지를 들어 내동댕이치고, 폭력에 대한 항의에 위축되기는커녕 고발하라는 뻔뻔함을 보이며, 저항하는 사람들에게 비웃음과 욕설로 응대했다. 사라질 날 없는 멍자국보다 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든 것은 '모욕'이었다. 조롱하며 괴롭히는 경찰의 태도에 사람들은 ‘경찰의 눈엔 내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건가? 사람한테 이럴 수 있는 것인가?’라는 물음이 끊임없이 솟구쳤다. 집단적으로, 반복적으로 집요하게 행해지는 '괴롭힘', 존재자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와 존중을 제거한 야만스런 태도, 이것이 바로 2013년의 경찰의 모습이었다.


공권력은 국가의 안전과 질서를 위한다는 포장과 달리 권력유지를 위한 사적 기관으로 전락하기 쉽다. 그래서 공권력이 폭력이 되지 않으려면 사회적 통제가 필수적이다. 지난 한해 경찰의 폭력은 도를 넘었고 통제도 되지 않았다. 과도한 공권력에 대한 항의뿐만 아니라 법에 의한 호소도, 국회의원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권력을 등에 업은 경찰의 기세가 얼마나 등등한지 일개 경비과장은 ‘대한문의 대통령’이라는 칭호를 얻었다. 경찰력을 확대하면서 국민을 범법자로 만드는 시도는 지금도 진행 중이다.


박근혜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통과시킨 것은 경범죄처벌법 시행령 개정이었다. 시민의 자유로운 일상에 대한 경찰의 감시와 통제를 확대하고, 자의적인 범칙금단속 및 즉결심판으로 인한 과도한 법집행이 우려된다는 비판에도 지난 3~10월 말까지 구걸행위 처벌자는 280명이었다. 거리의 홈리스에 대한 불심검문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 경찰출신의 국회의원은 야간집회시위를 제한하기 위해 금지시간규정을 두는 개정안을 발의하고, 경찰청은 집회 때 소음 허용 기준을 낮추는 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또한 집회에서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15분 만에 즉시 해산과 검거에 나서겠다고 협박하고, 수갑 경찰봉 등 경찰 장구를 사용할 때 별도의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도록 내부 훈령을 개정하기도 했다. 경찰에 대한 사회적 통제는 약화되고, 경찰에 의한 국민의 통제는 강화되면서 지난 1년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은 빈약해졌다.


법과 질서를 강조하면서 스스로 헌법의 가치를 훼손하고 인권을 외면하는 정권이 기댈 곳은 공안기구뿐이었다. 경찰은 자신들의 폭력적인 행위를 공공의 안녕을 위해, 질서를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국정원은 자신들의 반민주적인 행위를 국가의 존립과 안전을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경찰과 국정원이 말하는 국가에는 비판하는 시민, 저항하는 시민은 없다. 권력이 시민을 모욕하고 제거해버리는 국가에서 비판과 저항은 공안기구를 동원해 굴복시켜야할 ‘범죄’일뿐이다. 정당성이 허약한 권력일수록 권력유지의 불안감에 늘 시달린다. 불안감은 공포정치로 표출되고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경찰, 정보기구, 군대 등 공권력을 동원한다. 현재 박근혜 정부가 그 불안함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안녕’하지 못한 시민들이 빈약해진 민주주의와 인권의 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허물어져가는 ‘사회적이며 공공적인 것’을 지키기 위해, 공론의 공간을 확대하기 위해, 인간적인 삶과 미래를 위해 연대와 저항을 키워가고 있다. 경찰의 폭력에 의지하는 정권의 ‘안녕’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경찰은 들어라. 밀양, 강정, 대한문, 삼성본관, 골든브릿지, 콜트콜텍에서 너희들은 국가폭력, 야만의 손발이었다.


201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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