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사문서 위조 등 잡음이 일어 백지화됐던 광주광역시교육청의 `매입형 유치원 사업’과 관련해 경찰이 교육청 행정예산과를 압수수색을 했다. 행정예산과는 지난 2021년 사립유치원 2곳을 매입해 공공형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했던 부서로, 경찰은 해당부서의 사무실 컴퓨터와 서류, 공무원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또한, 이 사안과 관련해 경찰은 광주시교육청 행정예산과 공무원 2명을 각각 공무상 비밀누설,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했다. 한 공무원은 매입형 유치원 사업 관련 정보를 일부 유치원 측에 흘려준 혐의를, 또 다른 공무원은 유치원 측이 신청한 서류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입형 유치원 공모 사업의 필수 제출 서류인 유치원 운영위원회 회의록 등 사문서가 위조되어 유치원 관계자들을 고발하고, 위조된 사실을 쉬쉬한 공무원들을 고발한 사안이 금품 수수 등 중대한 사안으로 번져 압수수색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를 두고 교육계에서는 `메기 잡다가 고래가 걸려 잡혔다’고 평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광주시교육청은 현재까지 아무런 입장이 없다는 점이다. 시민단체가 관련 공무원 문책, 사안 경위 조사, 수사기관 적극 협조 등을 요구했지만, 교육청 감사·인사부서에서는 수사 중이란 이유로 직위해제 등 행정처분은 고사하고, 경위서 작성 등 최소한의 문책조차 어렵다는 입장이다.
물론 아무런 조치가 없었던 건 아니다. 경찰의 압수수색 직후, 광주시교육청은 휴대전화를 압수당하고 입건된 5급 공무원 A씨를 8월 1일자로 인사 발령하였는데, 지역교육지원청·산하기관·학교 등 타 기관·부서로 좌천한 게 아니라, 업무만 변경하여 교육청 기존 부서(행정예산과)로 배치하는 꼼수를 부렸다.
이처럼 공직사회 내 비위 공무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조차 고사하고, 같은 직원이라는 이유로 감싸주면 공직사회의 비리 근절은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본청 공무원의 비위는 광주교육의 전체 피해로 직결되는 만큼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이 요구되는데도. 해당 공무원의 승진 기회를 유지해주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
특히 매입형 유치원 사업을 강행할 때만 하더라도 `문제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큰소리치던 당시 광주시교육청 행정예산과장 B씨는 서부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으로 영전하는 등 호사를 누렸다. 문제는 B씨의 정년퇴직 시기가 도래해 사실상 징계가 어려워, 이 사안의 모든 뒷감당은 하위직 공무원에게만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안그래도 광주시교육청 본청 인사 시, 교육행정 6~7급의 본청 진입 지원자가 없어 해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사안으로 인해 본청 격무·기피현상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이라도 정교한 선별과 신상필벌의 원칙을 통해 B씨 등 고위직 공무원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더군다나 최근 이정선 교육감 취임 이후, 대동고 학생의 시험지·답안지 유출, 여중생들의 후배 집단 폭행 등 중대한 교육 비위가 잇따라 터져 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으며 평가(전국 17개 시·도교육감 행정수행 평가-12위)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이 뼈를 깎는 자성과 성찰을 통해 `청렴 광주교육'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재적 의원 26명 중 21명이 출석하여 찬성 17명, 반대 2명, 기권 2명으로 찬성하는 의원수가 과반수를 넘었으므로 홍인화 의원 외 6명이 제출한 (광주학생인권조례)수정안에 대해서 수정한 부분은 수정안대로 기타 부분은 원안대로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광주시교육청은 오랫동안 방치되어왔던 학생인권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추진하였고,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 검토 및 홍보, 토론·공청회 및 설문조사 등 의견수렴, 생활교육혁신 방안 마련 등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학생인권보장의 기틀을 세운 것이다.
하지만 광주학생인권조례는 정치적 상황의 변화, 불필요한 논쟁 과열로 인해 제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대표적인 예로 조례안 상정 시 보수성향의 광주시의원들은 ‘학칙으로도 학생의 인권을 제한한다’는 독소조항을 슬그머니 삽입해 학생의 통제·규제를 시도하기도 했고, 진통 끝에 해당 조항을 삭제한 수정안이 통과됐다.
또한 ‘학생인권이 보장되면 교권과 충돌한다’는 교권침해 주장은 조례 공표 이후에도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고, 모 학계에서는 학생인권조례와 기초학력·대학 진학율을 연관 짓기도 했으며, 어느 한 시민은 ‘성적지향 조항이 헌법에 반하며 학생들에게 동성애를 조장한다’며 학생인권조례 무효 소송을 청구하기도 했다.
갖가지 딴지에도 더 강화되는 학생 인권
그럼에도 광주학생인권조례는 퇴색되거나 후퇴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2020년 4월 조례 개정 개정을 통해 학생의 권리를 구체화하고 인권교육 및 연구회 운영, 인권자료 보급 등 다양한 사업을 집행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개정안에는 집회의 자유, 교내·외 활동 참여권, 혐오 표현 금지, 현장실습 학생과 학생 선수 학습권 보장, 학생 자치권, 인권교육을 받을 권리 등 강화된 규정들이 담겼다.
이는 부당한 외압과 정치적 판단에 휘둘리지 않으려는 장휘국 교육감의 각별한 학생인권 의지로 볼 수 있다.
장 교육감은 2005년 교육위원시절부터 시민사회와 함께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에 동참하였고, 이를 교육감후보 선거공약으로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민주인권친화지수 및 학생인권실태조사 만족도도 해가 거듭할수록 증가하는 점도 공직자 의지, 학생중심·인권존중의 조직문화 변화의 결과로 볼 수 있는데, 앞으로 학생, 교직원의 인권의식 수준이 향상되고, 학생인권 실천사례가 많은 학교에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학생인권 침해나 차별행위가 여러 형태로 발생하고 있는 점은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대표적인 예로 광주학생인권조례의 일부 규제조항으로 인해 휴대전화 사용 제한, 교복 등 복장 제한, 학교 내 집회 제한 등 자기의사결정권을 침해하여 학생들의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또한, 특수교육대상자 , 청소년 성소수자, 외국국적 유아 등 학교현장 사각지대에 있는 소수자 학생들의 피해호소도 잇따르고 있다.
특수교육대상자의 경우 광주시교육청은 ‘특수교육대상자의 특성화고등학교 입학 시, 교육청은 학교만 배정하고 학교장이 입학자의 학과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경우, 특수교육대상자가 비인기 학과를 채우는 인원으로 활용되거나 학교장의 선입견이나 편견에 따라 특수교육대상자의 학과 선택권이 제약될 여지, 학교 시설과 교직원 상황에 따라 행정 편의대로 특수교육대상자의 학습권이 취급될 위험이 있다.
또 , 청소년 성소수자와 관련해선 광주 일선 중·고교 부근에 차별금지법 반대 현수막을 게재하는 등 청소년들의 안전한 등·하굣길까지 위협하고 있다. 또한, ‘학교에서 동성애 옹호 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차별금지법’을 운운하는 등 공공연하게 허위사실을 게시하여 청소년 성소수자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
외국국적 유아의 경우 광주시교육청은 ‘대한민국 국적이 없는 만큼 지침에 따라 학비를 지원할 수 없다. 외교정책과 국가상호주의 등을 고려해 국가 차원에서 결정할 문제로 판단된다’며 외국국적 유아에 대한 학비 지원을 거부하는 등 유아의 존엄성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평등한 유아교육 기회를 박탈하였다.
하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장애, 성적지향, 다문화 등 그 학생의 특성에 따라 요청되는 권리를 적극 보장받기는커녕, 편견과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현실논리(예산, 법령 등)로 인권문제 해결을 유보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학생 대자보 철거 등 표현의 자유 침해, 고등학교 기숙사 성적순 선발 차별, 소수종교 학생 급식 미제공 차별, 유아대상 과도한 학습 인권침해 등 일부 학생인권 사안들은 교육청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국가인권위원회나 광주시 시민권익위원회 등 타 인권구제기관에서 권고하는 촌극이 발생하기도 했다.
“학생인권 구제 체계 정비 필요”
이러한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학생인권 구제체계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참고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한 서울·경기·전북교육청은 학생인권옹호관 제도를 직접 운영 중이며, 유달리 광주시교육청만 학생인권옹호관이 없는 대신 민주인권교육센터 내 전담팀을 두어 학생인권 관련 상담, 조사 및 구제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전담팀 조사관의 권한이 부족하거나 구제기구의 독립성을 보장받지 못하다보니, 타부서로 배정된 학생인권 사안에 대해 직권(인지)조사를 못하고, 직접 교육감에게 시정 권고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또한, 학생 구제소위원회에서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권고하더라도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도 더러 있다.
결론지어 타시·도와 같이 광주학생인권옹호관 제도 도입은 필수적으로 볼 수 있으며, 인권감수성과 조사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둘 수 있도록 광주시교육청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시민사회-교육청의 학생인권구제 협력체계를 마련하여 제도적 완결성을 구현할 필요가 있다.
광주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시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시민사회는 광주시교육청과 마주하지 않을 뿐 같은 길을 걸어왔다.
앞으로 학생인권구제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학생인권 증진을 위한 상생의 길로 발전되어 나가길 기대한다. 물론 시민사회 구성원으로서 비판과 감시, 제언은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자녀의 초등학교 취학통지서를 받았다. 부모로서 건강한 자녀 성장에 대해 보람을 느끼는 한편, 학교생활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들기도 한다. 놀이중심 교육, 공동체 학습 등 공교육의 가치를 신뢰하여 공립유치원에 보냈지만, 별도의 선행학습을 시키지 않아 학습격차가 발생할 우려를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들은 특별활동을 통해 국어, 영어, 수학 등 인지학습은 기본이고, 어린 나이에 한자검정시험을 치루며 자신과 타인의 능력을 검증 또는 비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습지 사업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가정학습 증가 현상을 노려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일찌감치 학습지 사업자들은 태블릿PC·스마트 펜 등의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학습지 서비스를 판매해왔다. 최근에는 가상세계에 출석해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등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을 활용한 학습은 유아 시기에만 그치지지 않는다.
교육당국은 초등학교 5~6학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의무화를 도입하였고, 대표적으로 코딩을 가르쳐 논리적 사고력을 키우고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주고 있다. 하지만 코딩 교육에 대한 수업시수와 제반 여건을 확보하지 못하는 등 안정적인 교육활동을 지원하지 못해 학원이나 교습소를 향하는 학생들이 상당하다.
학교보다 학원이 대상별 교육과정을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시설과 기능면에서도 학생·학부모들의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아·초등교육의 스마트기기, 컴퓨터 등을 활용한 교육은 사교육 번창 효과로 나타나고 있으며, 특별한 성취 없이 단순 기술을 습득하거나 선행학습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교육당국은 ‘에듀테크’라는 신조어를 강조하고 나섰다. 인공지능과 로봇 그리고 교육내용이 융합되는 융합형 교육방법을 통해 문제 해결능력을 길러내겠다는 것이다. 최근 광주시교육청 역시 교육현장과 에듀테크 기업을 연결, 학교현장이 양질의 에듀테크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4차 산업혁명 이후 인공지능 등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 속 학교현장이 원격교육을 경험하는 등 에듀테크를 언급하기 좋은 시기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에듀테크가 추구하는 교육적 목표와 지향 등에 대한 고민 없이 성급히 덤비는 것은 외부요인에 의해 공교육이 영향을 받거나 효과성이 미비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콜로라도대의 국가교육정책센터(NEPC)는 2019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심쩍은 가정에서 출발한 맞춤화 온라인 학습기술이 업계의 이익을 위해 학생들의 학습환경을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5년 9월 발표한 보고서는 “학교에서 컴퓨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나라보다 적은 시간 활용하는 나라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가 높았다”며 컴퓨터 활용교육 옹호론에 찬물을 끼얹었다.
에듀테크의 절차적·윤리적 문제도 고민하고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에듀테크를 기반 한 교육과정 운영은 반드시 학생, 학부모, 교사 등 교육주체들의 참여와 사회적 합의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편향적 지식 전달과 편집된 가짜 정보 오용 등이 발생되지 않도록 윤리적 지침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에듀테크에 대해 경계하는 이유는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방해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참고로 에듀테크의 기반으로 운영 중인 원격수업에 관한 실태조사 (2020년 광주광역시교육청 원격교육 정책 개선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등교사의 경우 “상호작용의 어려움으로 쌍방향 수업을 하기 힘들다. (22.25%, 1위)”는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원격수업을 위한 기술과 교육적 환경은 날이 갈수록 개선될 것이다. 하지만 교육당국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일이 에듀테크의 기술력 지원과 콘텐츠 개발 등 근시안적인 교육 시스템이 아니다. 우리사회 고질병인 학벌서열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마음을 돌보고, 전반적인 입시 제도를 개혁해가는 것이다.
교육은 컴퓨터와 스마트기기 안에만 갇혀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교육당국은 대통령 공약이었던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와 공영형 사립대 정책의 실천계획을 내놓고 공론화에 나서야 하며, 교육주체 및 시민들과 함께 학벌 철폐 및 사교육 경감 등 ‘교육 대전환’을 위한 정책을 실행해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5년 간 전국 학생(청소년) 자살과 관련해, 교육청은 성적 및 진로문제(8.5%) 등을 자살 촉발원인으로 분석했다. 경찰의 경우 수사기록을 기반으로 분석하였는데, 학업·직업문제(16.8%) 등을 자살추정 원인으로 분석했으며, 올해 광주 모 고교 학생 역시 같은 원인으로 안타까운 생을 마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수학능력시험, 내신 등 성적에 의한 비관 자살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더 이상 뉴스거리가 아니다. 상당수 국민들이 영화 오징어 게임에 열광하는 것처럼, 냉혹한 입시경쟁 구조에서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고, 입시결과로 인해 좌절하더라도 경시하는 사회가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당국이 어떠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위 현실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은 특권의 대물림, 불평등의 악순환, 공교육의 위기에 직면에 있음을 인정하고, 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교육개혁을 강조하며 그 해결책으로 입시의 단순화를 교육개혁 관계장관에게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대학 정시·수시 비율 조정 등 언발에 오줌누기 식 해결책을 발표하며 오히려 대입전형의 혼란과 불안을 가중시켰다. 특히 올해 차별금지법안(금지 대상 차별의 범위)에서 학력을 제외하자는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학벌과 학력 차별 폐해를 누구보다 경계하고 제도개선 해야 할 교육부의 사명을 저버리기도 했다.
입시경쟁 등 왜곡된 교육을 바로 세우겠다고 공언한 진보교육감의 개인 행보는 더욱 아쉽다. 올해 장휘국 교육감은 감염병 위기 상황에도 수학능력시험 수험생들의 격려를 위해 수차례 학교를 방문하거나 서한문을 전체 발송했다. 후보 시절 유권자들에게 내세운 ‘대학교 이야기만 하는 풍토 쇄신‘ 등 공약은 잊혀버린 과거에 불과한 것이다.
특히 빛고을 플랫폼 사업 등 장휘국 교육감 취임 이후 운영되는 대학입시 상담 및 컨설팅 사업들을 보면 소위 명문대 진학 숫자로 교육성과를 뽐내려는 쪽으로 온통 힘이 쏠려 있다. 학생들의 다양한 진로와 진학을 돕기 위해서가 아니라, 학벌주의와 경쟁을 부채질하는데 막대한 공적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내년도 교육감 선거 출마를 염두하고 있는 교육자들이 수학능력시험에 맞춰 ‘수능대박 기원’, ‘생애 최고의 성적 예약’ 등 자극적인 문구의 홍보물을 게시하고 있다. 유권자들을 상대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이러한 홍보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불안감을 자극하고 입시경쟁을 조장하는 행위다.
교육당국과 기존 교육감의 교육개혁 의지는 포기할지언정 교육자들마저 표심에 눈이 멀어 교육적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
이에 고한다. 성적으로 학생들을 평가하지 말자고, 교육이 단순히 점수와 대학 이름만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하자고, 불안과 공포의 교육에서 뒤쳐진 학생들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게 응원하자고.
영화 학교 가는 길. 이 영화는 17년 만에 서울 시내 신규 특수학교인 서진학교 설립을 이끌어 낸 강서장애인부모회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작품으로, 독립 다큐멘터리라는 흥행의 불리한 요소가 있었지만 입소문을 터며 2만 관객 동원이라는 독립영화계의 큰 성과를 거두었다.
최근에는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주민이 자신의 모습이 등장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상영 중단’, ‘장면 삭제’ 등 두 차례나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는데, 이에 발끈한 학부모들이 영화 상영지지 탄원운동을 벌였고 국민들의 성원에 힘입어 추가 상영관이 오픈이 되기도 했다.
필자는 이러한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피땀 흘린 노력과 시민들의 지지성원 덕분에 광주에 마련된 추가 상영관에서 영화를 관람할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장애학생의 기본권 보장 등 영화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자는 의미에서 시민단체 회원들과 함께 관람운동을 전개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많은 감정이 교차됐다. 특수학교 설립 반대 주민들 앞에서 장애학생 학부모들이 무릎 꿇고 호소하는 장면은 눈물을 훔쳤고, 이들 학부모를 향한 주민들의 욕설과 비난은 인격적 모멸감을 느낄 정도로 분노가 들었으며, 서진학교로 등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웃음을 돋게 했다.
안 그래도 우리사회의 약자들이 마주한 많은 편견과 시선들을 견디는 것도 힘든데, 기본적인 학생들의 교육권마저 누군가에게 호소하여 승낙을 받아야 하는 비정상적인 사회논의구조를 보며, 특수학교 확대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시민단체 일원으로서 해야 할 일이 많아졌음을 깨 닳았다.
참고로 광주의 특수학교는 5곳으로 주거지와 떨어져 있는 도시 외곽지역이나 미개발 택지지구 내(신가, 일곡, 덕흥, 쌍암, 진월동)에 자리 잡고 있으며, 2023년 개교를 추진 중에 있는 특수학교 역시 선운동 등 도심 외곽지역에 위치해 장애학생들의 원거리 통학이 불가피하다.
물론 도심지역 내 특수학교 설립에 대한 고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7년 광주시교육청은 상무중과 치평중을 통폐합해 상무중을 특수학교 신설 부지로 활용하고자 계획했으나, 이를 반대하는 해당학교 학부모, 지역민, 정치인들의 반발 여론에 밀려 계획을 백지화한 바 있다.
당시 상무중 통폐합 반대활동의 명분은 과밀학급, 학교생활 부적응 등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와 일방적인 통폐합 추진 통보 등 절차적 문제였으며, 부동산 가격 하락, 주거환경 훼손 등 님비현상과 장애인 사건·사고 발생 등 사회적 편견 인식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도 있었다.
만약 교육당국이 학령인구 감소(학생 수) 추세를 보며 학교 통폐합 시기를 조율하고, 학교구성원과 지역민에게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절실하게 소통해왔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 어쩌면 장애학생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포용력을 시험대에 오르게 한 전국의 대표 사례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019년 광주시교육청은 상무중 부지를 특수학교가 아닌 문화복합센터로 활용계획을 변경했고, 지역민들의 반발이 덜 한 도시 외곽지역에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방식을 택하는 등 상무중 인근 지역민들에게 이권을 챙겨주면서 장애학생들은 사회로부터 고립시키는 이중적인 정책을 폈다.
이 같은 특수학교 설립 사례를 반복하면 사회통합은 요원할 수밖에 없기에, 장애학생들이 당당히 교육받을 수 있도록 우리사회가 더욱 힘을 실어줘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영화 학교 가는 길은 2만 관객을 동원하며 우리사회 공존을 위한 지름길이 만들어졌다는 희망을 보여주었다.
지난해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한 국회의원이 후보자의 사상을 검증하는 등 일종의 ‘십자가 밟기’(후미에)를 강요해 논란이 된 적 있다. 그런데 전남대학교 총학생회에서도 후보자의 정치·종교적 성향을 검증하여 종교·양심·사상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후미에'는 일본 에도 시대에 기독교 신자를 색출하려 사용했던 ‘십자가 밟기’다. 연초에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 혹은 성모 마리아가 새겨진 작은 동판을 밟고 지나가도록 강요한 다음, 밟지 못하고 주춤거리는 사람을 신자로 간주해 처형한 종교 탄압이다. 이는 후대에 들어 개인의 사상을 조사하거나, 어떠한 사안에 반대하는 자를 가려낸다는 뜻으로 의미가 확대됐다.
주요 언론보도에 따르면, 전남대 총학생회 측은 ‘그간 총학생회 후보자가 학과와 학번, 이름 등 간단한 인적사항만 공개해 학생들이 후보자들의 이력을 제대로 검증할 수 없었다’는 지적에 따라, 최근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거쳐 후보자 정보공시제도를 마련했다.
후보자 정보공시제도를 통해 유권자의 알권리를 보장하려는 의도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후보자의 종교와 정당을 밝히도록 강요한 건 문제가 있다. 개인 정보를 침해하고, 특정 종교·정당에 소속된 자를 후보자에서 사전 배제시키는 등 헌법상 종교·양심·사상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또 후보자가 자신의 종교·정당을 숨기거나 거짓으로 공시하더라도 정확히 검증할 방법과 권한이 없어 후보자 정보공시제도의 실효성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되며, 선거 투표나 정당 가입 등 일반적인 정치 참여나 소수 종교 동아리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전남대에선 부총학생회장이 특정 종교 활동에 개입되었다는 논란으로 자진 사퇴하였고, 2017년에는 특정 종교가 학생회를 통해 포교 활동을 시도해 파동을 겪었다. 이번의 조치는 이러한 특정종교의 학내 활동을 차단하기 위해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키운다.
특정 종교가 목적 외 의도를 가지고 총학생회를 장악한다면 대표성과 공신력을 갖고 보다 더 쉽게 포교활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총학생회장 지위를 활용한 포교 활동, 정당 활동 등 직권 남용 행위는 문제 발생 이후 탄핵하거나 징계, 형사 고발 등으로 강력하게 대응하면 될 사안이다.
전남대 총학생회는 지난 2년 동안 입후보자가 없거나 투표율이 미달돼 꾸려지지 못했다가 지난해 선거를 통해 구성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종 논란과 잡음(경품 조작, 특정종교 활동)이 제기되면서 일부 학생들 사이에 탄핵 요구가 있자 집행부가 사의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대 총학생회의 부재가 다시 장기화 될 경우, 학교와의 소통이 단절되고 학내 문제-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질 것이다. 때문에 필자는 총학생회 보궐선거가 조속히 치러지길 기대한다. 아울러 후보자 정보공시제도는 재고, 보다 성숙된 선거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광주TCS국제학교 등 2곳의 비인가 교육시설(이하, 국제학교) 대표들을 초·중등교육법 및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 등 위반으로 광주지방경찰청에 고발하였다. 지방자치단체에서 감염병예방법, 식품위생법 등 위반으로 고발을 검토하는 것과 달리, 교육시민단체로서 ‘관할 교육지원청에 학원·교습소로 등록하지 않은 채 학교 명칭을 사용하여 운영한 점’을 위법사실로 들어 고발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번 고발 건에 대해 많은 언론과 시민들이 호응과 지지를 보내주는 건,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아 광주지역 내 막대한 사회·경제적 피해를 가져다 준 국제학교에 대한 비판적인 모습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국제학교의 불똥이 엉뚱하게도 비인가 대안학교에게 튀어 문제다. 마치 국제학교가 비인가 대안학교처럼 비춰지는 바람에 대안교육 전체 현장이 코로나19 오염지로 잘못 전파되고 있고, 입학생 모집 저조로 이어지면서 학기 시작 전부터 학사 운영의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 대안학교, 지자체 연동 방역체계 가동 더 나아가 광주광역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비인가 대안학교의 교직원과 재학생 뿐 만 아니라, 비상근 교사와 졸업생, 졸업생 학부모까지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받으라는 행정명령을 내리며, 대안학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산하는데 부채질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에서 하루 100명 이상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된 경우는 처음이고, 학교나 교회 등 밀집된 환경에서 급속도로 감염이 확산된 사례를 참고해보면, N차 감염 등 코로나19의 불안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정조치임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비인가 대안학교 전체를 방역의 사각지대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광주 관내 시·구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는 대안학교, 청소년 작업장, 개별 청소년 등에게 방역물품을 지원하거나 방역수칙을 안내하고 있으며,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근거한 지원센터 역시 광주광역시의 지도·감독을 받고 있다. 지원센터가 지원하는 10개 비인가 대안학교와 8개 청소년작업장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점은 철저한 방역수칙 이행과 지자체와 연동되는 방역체계가 주요한 이유인 것으로 보여 진다.
즉 국제학교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에 지원받거나 지원요청하지 않았고 오로지 학부모의 수익자부담금(고액)에 의존하였으며 광주시나 광주시교육청에 비영리민간단체 및 학원으로 등록을 하지 않는 등 지역 내 사각지대에 숨어 비인가 교육시설을 운영하였기 때문에 방역수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100여명의 국제학교 학생들을 통제된 것도 모자라, 비좁고 열악한 환경에서 단체생활을 한 점은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었다.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는 작은 학교 교육공간 오름에서 신입생을 모집합니다.”
최근 광주에 소재한 비인가 대안학교의 입학설명회에 안내된 첫 문구이다. 새로운 유형의 배움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에서 학교를 설립해 3명의 상근교사가 10명 이내 학생들을 대상으로 예술, 인문학을 중심의 교육을 실현해가고 있다. 입학생이 늘지 않아 언제 폐교할지 모르는 불안감은 늘 존재하지만, 소규모 학교라는 자부심 하나만으로 안전한 교육환경을 제공하며 중단 없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소규모 학교는 코로나19 시대에 주목받는 학교 형태이며, 전교조는 학급당 학생 수 20명 이하 법제화 운동을 펼치고 있다.
* 소규모·작은 학급…코로나 시대 적합 교육당국이 일반학교의 원격수업과 제한적 등교 등 미봉책만 반복하는 상황에서 비인가 대안학교는 안전과 교육이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또한, 학생들을 훈육하기 위해 채근하는 곳이 아니라 여유를 가지고 개인과 사회에 대해 모색의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자신과 사회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교과과정을 구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비인가 대안학교와 ‘상급학교 진학과 유학을 목적으로 한 국제학교’를 동급으로 취급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교육철학에 있는 것이다.
대안교육법이 제정되어 내년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시점, 여러 종교관련 시설·단체에서 대안학교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제학교처럼 입시 불안과 학벌주의의 병폐를 악용하여 사교육 상품을 판매한다면, 교육의 공공성을 왜곡하거나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운영되는 비인가 대안학교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논란이 있지만 초중등교육법 제4조(학교 명칭 사용 금지)가 아직까지 존재하는 이유는 국제학교와 같은 ‘학교 아닌 학원’을 견제하기 위함이다.
8월 13일 서울대학교 총학생회 직무대행 2020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는 '지방대학 발전, 교육공공성 강화로 실현하라'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최근 행정수도 이전 논의에 부속해서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체제 개편논의를 서울대 분리이전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한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대 분리이전이 학생들의 교육권을 침해하는 일이며 지방대학의 발전은 국공립대에 대한 국고지원 확대와 사학에 대한 공적통제로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서 전문 https://www.facebook.com/snuchong/posts/4231215890283788)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강화와 사학에 대한 공적통제와 같은 내용, 학생자치라는 발표주체 등으로 인해 언뜻 보기에 이 성명서는 개혁적인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학벌주의 교육체제의 정점인 서울대가 그 피해자인 지방대의 발전방안을 논의한다는 지점은 이타적이기까지 하다. 학벌주의 청산을 위해 노력해온 지방대 학생인 나로서는 이제 지방대 개혁도 서울대가 주도하려는 건지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그러나 이번 서울대 학생자치의 성명서는 기업인 단체가 하는 노동운동 걱정과 같은 것이다. 그들이 이런 주장을 발표할 때는 사실 개혁 움직임을 어떻게든 저지해보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다. 이번 서울대 학생자치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 글은 서울대 학생자치의 성명서가 어째서 반개혁적인지, 이들의 숨겨진 의도와 전제하고 있는 세계관이 무엇인지 지적하고자 쓰였다는 점을 밝혀둔다. 1. 종합대학 서울대학교는 신성불가침? 성명서는 가장 먼저 서울대가 분리이전되는 것이 단과대간의 유기적 결합을 훼손해 종합대학으로서의 역량을 저하시킨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은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을 정치인들이 쉽게 설명한 것에 대한 트집에 불과하다.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은 모든 국공립대학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한 후 각 학과를 특성화하여 지역별로 분배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정책이며 독일과 프랑스 등에서 시행 중인 대학체제를 모델로 하고 있다. 서울대 학생자치의 주장은 정책에 대한 몰이해이거나 일부러 맥락을 숨긴, 매우 부정직한 것이다. 서울대 학생자치의 성명서가 일부 정치인들의 설명과정에서 생긴 오해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이미 서울대의 학생들은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 등의 대학서열 철폐 정책에 대해 공공연한 반감을 표현한 적도 있다. 만약 성명서가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에 대해 종합대학에 대한 성찰이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한 것이라면 이는 종합대학이라는 대학제도가 발생하고 변천해온 역사와 시민사회의 논의과정을 도외시한 주장이다. 근대 종합대학의 형성과 한국 고등교육의 시작 대학이 처음 등장한 것은 중세유럽의 도시였다. 당시의 지식인들은 비교적 자유로운 토론이 가능한 자치권을 가진 도시에 협동조합 혹은 길드의 성격을 가진 대학을 만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대학은 교회나 국가 등의 권력에 포섭되어 자유로운 지식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 권위적인 엘리트 양성기관으로 전락했다. 그 대신 인쇄 혁명을 통해 형성된 대학 밖 지식인들의 네트워크, 그리고 이 지식인들이 모여 토론할 수 있었던 아카데미 등이 학문의 발전을 이끌게 된다. 위기의 대학을 구출한 것은 19세기 독일 민족주의 국민국가였다. 당시 독일의 지식인들은 나폴레옹의 프랑스에 패배한 원인을 반성하며 프랑스의 아카데미나 전문학교 등에 대항할 고등교육 제도를 요청했다. 칸트의 대학론에서 시작된 독일 지식인들의 논의를 현실화시킨 것이 바로 훔볼트였다. 훔볼트는 기존의 강의 중심 대학을 세미나와 실험실의 도입을 통해 연구중심 대학으로 개혁했다. '그는 지식이 이미 규정된 부동의 것이 아닌, 교사와 학생 속에서 끊임없이 새롭게 형성되는 것이라 생각했고' 1) 이를 위해 학생이 주체적인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고안해낸 것이었다. 훔볼트 모델은 곧 그 탁월성을 입증해 전 세계의 모범으로 인정받았다. 서양 세계의 변방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던 19세기의 미국에서도 이 훔볼트 모델을 도입하려 했다. 그리고 이는 존스홉킨스대학에서 대학원 제도를 도입하는 것으로 구현되었다. 학부와 대학원의 구분으로 미국의 대학 제도는 대중적인 고등교육의 보급과 연구중심 고등교육으로의 발전이라는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었다. 또한 전통에 영향을 더 강하게 받을 수밖에 없었던 유럽에 비해 미국 사회의 실용주의적 경향은 경영학과 시장화된 대학 모델을 발달시켰다. 근대화 초기 일본은 서양의 문명을 수입하고자 전문학교 형태로 고등교육기관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단순히 서양의 기술을 따라잡는 것을 넘어 서양과 대등한 제국이 되어야 한다는 발상에서 이러한 전문학교들을 통합하여 종합대학인 제국대학이 탄생했다. 제국대학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 설립되었으나 완전히 국가에 동화되지도 않는 자율성을 나름대로 구현해냈다는 점에서 독일의 훔볼트 모델이 전제하고 있던 위상까지 일본화하는 데에 성공했다. 일본이 제국으로의 도약을 본격화하면서 식민지인 조선과 대만에도 제국대학이 설립되었다. 식민당국 주도의 고등교육에 맞서 조선인들은 민립대학을 설립하려 했으나 조선총독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선인의 고등교육기관 설립 시도는 계속되었고 '조선인들은 사립대학이 아닌 사립 전문학교라는 차별적 지위를 견디면서 조선인에 대한 고등교육을 실시할 수 있었다.'2) 광복 이후 미군정은 사립전문학교의 설립자와 교수 등으로 조선교육심의회를 구성하고 이들로 하여금 고등교육 개편안을 심의하게 했다. '조선교육심의회를 주도한 핵심 인사 대부분은 미국 유학-기독교-한민당의 경력을 갖고 있었다. 또한 위원들 역시 대부분 친미-반공-보수 성향의 인사들이었다.'3) 이들은 제도는 물론 교육의 내용까지 미국의 것을 수입하려 했고 그 결과 발표된 것이 '국립서울대학교설립안(국대안)'이었다. 종합대학 서울대의 형성 국대안은 경성제대와 서울지역의 관립 전문학교들을 통폐합해 종합대학으로 만드는 한편 미국인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미국인 교수와 교재로 교육을 실시하려는 계획이었다. 국대안을 구상하고 추진을 주도했던 미군정 문교부 차장 오천석은 '관립 전문학교에서는 보유 장서가 5만 권도 채 안 되는데 경성대학은 60~70만 권의 장서를 보유하고서 고작 몇백 명의 경성대학 학생들만 혜택을 입고 있으며 고등교육기관 내 파벌주의를 청산해야 한다.'4)는 등의 대의를 역설했다. 그러나 국대안은 기습적으로 발표되어 구성원들의 의사를 무시했으며 미국에 의한 식민교육을 실시하려 한다는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되었다. 국대안 문제는 해방기의 학생운동과 지식인들의 좌우대립과 결합해 국대안에 반대한 과학자들의 김일성종합대 합류로 이어지기도 했다. 결국 미군정은 한국인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미국인 총장과 같은 부분을 수정하고 국대안 반대운동으로 퇴학조치된 학생들을 복학 조치하는 등 타협안을 내놓았다. 서울대가 지금과 같은 형태의 종합대학으로 거듭난 것은 군부독재 시절이었다. 박정희 정권은 1968년 '서울대학교 종합화 10개년 계획'을 수립하여 형식상으로는 하나의 대학이었으나 실제로는 네 곳의 단과대학으로 흩어져 있었던 서울대학교를 관악캠퍼스로 집중시켰다. 이와 함께 교육과정에도 개입하여 '실험대학'이라는 구호를 내걸고 대학교육의 질을 제고하려 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결국 전자의 집중 부분만 성공하고 후자의 대학교육의 질 제고에는 실패했다. 근대 종합대학의 발상지인 독일과 미국, 그리고 이것을 수입한 일본과 한국의 역사에서 살펴볼 수 있듯 종합대학의 형성에는 민족주의 국민국가의 발전이라는 의도가 자리 잡고 있다. 독일과 미국에서는 이렇게 형성된 종합대학이 학문의 발전을 이끌기도 했으나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그것은 '세미나와 실험실 중심의 교육', '경영학과 같은 실용 학문의 적극적인 수용'과 같은 혁신적인 교육 패러다임이 전제된 것이었다. 종합대학에 투자를 집중시킨 것은 이것의 구현을 뒷받침한 것인데, 두 차례에 걸친 종합대학 서울대의 형성은 교육 패러다임의 혁신과 같은 학문은 없고 시설과 투자의 집중을 이용해 학벌만 남겼다. 학벌주의 대학체제는 교육과 학문의 발전을 심각하게 저해했고 2000년대에 이르러 시민사회에서 대안정책인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가 제출되었다. 서울대 학생자치는 국공립대 통합으로 학과들이 지역별로 나누어지면 연구가 불가능한 것처럼 전제하고 있으나 대학 간 교류와 통신을 금지하지 않은 이상 필요한 학술 활동을 못할 이유가 없다. 대학서열이 없는 독일의 경우 대학마다 주력 분야가 다르고 같은 분야에서도 각 학파들이 거점으로 삼는 대학이 나누어져 있다. 또한 대학 간 전학이 가능해 학생은 자신의 전공이나 학문적 입장에 따라 대학을 선택하고 이를 바꿀 수 있다. 시민사회에서의 논의과정과 모델로 참조된 독일의 대학체제를 살펴본다면 서울대 학생자치의 종합대학 논의는 진정한 학문발전의 조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다.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와 함께 한국의 대학에는 기초학문 분야와 응용학문 분야를 분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앞서 밝혔듯 양자 사이에 필요한 학술교류가 있다면 설령 학교 조직이 달라도 못할 이유가 없다. 더 나아가 아예 대학강의 자체를 완전히 개방해버려서 수강 자체는 누구나 가능하게 만들어야 한다. 정말로 서울대 학생자치가 학문 간 유기적 결합을 중요시한다면 이런 제안을 제출해야 한다. 지금 한국의 대학들이 종합대학을 고집하는 것은 학문 간 유기적 결합 같은 이유가 아니라 학벌이라는 권력 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능한 성격이 다른 분야들을 조직상 분리하는 일이 필요하다. 종합대학이라는 형태는 오히려 해체되어야 할 개념에 가깝다. 2. 기득권 수호를 위해 움직이는 서울대 학생자치 서울이라는 특권
종합대학에 대한 주장 다음으로 성명서는 서울대의 분리 이전이 실현될 경우 그에 따른 이사로 구성원들의 삶이 흔들린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서울이 학벌주의를 이용해 지역의 인재들을 빼앗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려가 결여된 주장이다. 지방의 학생이 서울지역의 대학에 진학해 비싼 월세와 열악한 주거환경에 처하는 것이야말로 삶이 흔들리는 문제이다. 지금 행정수도 이전 논의와 함께 이루어지고 있는 대학체제 개편은 이러한 서울집중을 해소해 지방의 발전과 인간적인 주거환경을 보장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보다 더 직접적으로는 대학 간의 전학이 자유롭게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결국 대학 기숙사 확충도 함께 논의될 수밖에 없다. 과도기에는 기숙사가 부족할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지방대학의 근처에서 자취방을 얻는 것이 훨씬 더 저렴하고 쾌적한 조건이다. 서울대 학생자치의 주장은 주거환경에 대한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주장이며 대안도 될 수 없다. 이들의 주장은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서울에서도 쾌적한 주거환경이 가능한 재산을 가진 계층의 입장에 서 있다. 서울에서 지방으로의 이사가 자신들의 삶을 위협한다는 저들의 호들갑은 자신들에게는 학문이 중심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특권이 중심이라는 것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애초부터 서울의 철학도가 광주에서 철학을 공부하게 되면 그의 삶이 흔들리기까지 할 이유가 무엇인지 광주사람인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진정으로 학문의 발전을 걱정하는 사람이라면 국공립대 통합으로 인한 학계의 질서 재편과 드디어 한국에서도 학파가 등장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기만적인 대안 제시 자신들이 받을 것이라 예상되는 피해를 모두 늘어놓은 뒤 성명서는 지방대 발전을 위해서 지방거점국립대를 중심으로 한 고등교육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것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에 대해 높은 사립대학 비율과 사립대학의 부패를 지적하고 정부가 이를 제대로 책임지지 않고 있다며 비판한다. 그러나 이들이 제시하는 대안과 사학에 대한 입장은 자신들이 발 딛고 있는 학벌이 사학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요소임을 망각하고 있다.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섣불리 확대되지 못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대학교육이 공공재가 아니라 사유재산이기 때문이며 이는 결국 대학을 공립도서관처럼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 한 해소될 수 없다. 대학이 학벌의 권력과 부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현실에서 고등교육에 대한 국고지원은 빈부격차를 세금으로 가속하는 꼴이다. 학벌주의에 대한 언급을 쏙 뺀 채 국고지원 확대만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계속 누리겠다는 의도가 숨어있는 주장이다. 특히 지방거점국립대학교를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라는 강조는 그야말로 자신들의 학벌주의적 세계관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다.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사학을 지목하는 것은 개혁을 가로막고 있는 자신들의 책임을 은폐하고 시선을 돌리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교육개혁의 핵심목표인 대학서열 철폐와 사립대학 공영화를 못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은 학벌주의자들이 자신들은 노력했으니 평생 특별대우를 받아야 함을 주장하고 사학재단들이 사유재산의 자유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한쪽이라도 없으면 교육개혁에 진전이 생길 것이다. 따라서 서울대 학생자치가 정말로 사학 문제 해결을 원한다면 학벌주의 철폐에 나서서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확대가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을 형성하는 일에 일조해야 한다. 우려스러운 행보 서울대 학생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수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들은 대학서열 철폐에 대한 아주 작은 가능성에도 늘 호들갑을 떨며 과잉된 반응을 보여왔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보수언론에서는 청년 대 민주당의 구도를 만들기 위해 이를 부추겨 왔으며 이번에도 그러고 있다. 보수언론을 매개로 학벌-사학재단-보수정당의 반교육개혁동맹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대의 학생자치는 학벌에 기반해 있으면서도 학벌주의 수호를 공개적으로 주장하지는 않았던 체면조차 벗어던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2년 첫 번째 대선 도전 때부터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 정책을 공약했고 당선 직후 교육부 장관으로 임명된 김상곤 교수는 자신의 임기 내에 반드시 이를 달성하겠다고 밝히기까지 했었다. 그러자 서울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마치 자신들의 제도의 피해자인 양 선전이 시작되고 지방대의 SNS 커뮤니티에서는 여러분의 정든 모교가 국공립대 통합 네트워크로 사라질 위기라는 선동이 나타났다. 2019년 조국 전 법무장관 반대시위는 그야말로 순수혈통수호 운동이었다. 학벌의 잣대로 보면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정치인들이 청산 대상임에도 이들은 굳이 조국 전 법무장관만을 특정해 공격하는 협소한 구도를 만들었다. 이들의 주장은 사회정의를 내걸고 있지만, 결국 비서울대 학생과 대학 밖 시민들의 참여를 제한하는 데에서 순수혈통수호라는 그 의도가 드러났다. 그때 정말 궐기했어야 했던 것은 학벌에서 배제된 전체 시민이었고 외쳐야 했던 구호는 대학서열 철폐여야 했다. 서울대라는 정체성은 누구를 비판할 입장이 아니라 비판받아야 할 대상이었다. 3. 학벌주의와 청년 정치 김태년 원내대표를 시작으로 문재인 대통령 등의 정치인들이 행정수도 이전을 다시 꺼내 들었을 때 나는 오히려 이들이 학벌주의 청산이라는 자신들의 약속을 점진적으로나마 어떻게든 실현하려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벌주의는 서울중심주의와 결탁한 지배체제이기 때문에 둘 중 하나가 먼저 흔들리면 나머지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서울대 학생자치의 성명서는 이러한 수도 이전 논의가 목표하고 있는 한국사회 기득권 해체에 자신들도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이상한 구호가 시대정신이 되어버린 시대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것은 학생자치와 청년계층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다. 자신은 아직 권력을 누려보지 못했다고 여기는 청년계층의 반성 능력 상실이 반개혁의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대 학벌주의자들의 억울함이란 근본적으로 하나회 소속 초임장교의 억울함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열심히 노력해서 기득권 체제에 진입했다는 개인적인 사정이 사회구조에 대한 개혁을 가로막을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는데, 지금 서울대의 일부 학생들은 그 두 개를 뒤섞어버리고 있다. 또한 이들의 주장과 관점이 청년의 목소리를 참칭하며 청년 정치로 둔갑하기까지 하고 있다. 청년 정치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다면 그것은 다른 세대의 주류집단과 대결하기에 앞서 먼저 자기계층 내에서의 부조리를 극복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젊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은 사회의 모순에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생각과 그에 기반해 부당한 사회질서를 연장시키려 하는 가짜 청년 정치부터 청산해야 한다. 내로남불이 정말 이 시대의 문제라면 그걸 극복하자고 주장하는 세력은 적어도 일부일처를 지키든가 더 나아가 '나는 조국과 결혼했노라'는 결기를 보여주어야 할 것 아닌가.
"그러나 혈연적 씨족이 무의미해졌어도, 아니 바로 그 때문에, 사람들은 역설적이게도 삭막한 사회관계 속에서 자신을 의탁할 새로운 씨족, 새로운 문중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결코 변경될 수 없는 귀속과 유대 그리고 동시에 확정된 상하관계를 규정해주는 현대판 씨족을 필요로 한다. 그러한 현대판 씨족, 현대만 문중이 바로 학벌이다." - 김상봉, <학벌사회> 이미 2000년대 초에 지적된 바 있듯 학벌은 봉건시대의 문중을 대체하여 등장한 대가족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모교의 품속에서 자라난 동문은 서로를 형제자매처럼 밀어주고 끌어주었고 이제 그게 잘 안되니 과잠을 맞춰 입고 자신들만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 양반 대접을 받아보려 하는 것이다. 이런 구시대의 잔재를 그대로 지닌 채로는 민주화, 산업화 등의 세대로 규정지은 기존의 주류집단을 극복할 수 없다. 정작 그들 내부에서는 반성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있는데 청년 정치라고 하는 것에는 기존 질서를 유지하고자 하는 욕망만 가득하기 때문이다. 관심조차 받을 가치도 없는 서울대 학생자치의 성명서를 굳이 공들여 비판한 것은 청년 정치의 실현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학벌주의 철폐를 호소하기 위함이다. 서울대 학생자치는 이번 성명서를 통해 자신들이 누릴 기득권 수호를 위해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이제 시대는 이들에 맞설 대오의 등장을 요청하고 있다. 내로남불로 시끄러운 가족주의 사회를 종식하고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들어갈 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의 첫 번째 과제는 청년계층 내부에서 학벌을 수호하고자 하는 서울대 학생자치에 대항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