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보 공개로 신뢰받는 교육행정을 - 광주드림

최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광주여자대학교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매우 이례적인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재판부가 ‘원고(학벌없는사회)의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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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이 광주여자대학교를 상대로 한 정보공개거부 처분 취소 행정소송에서 매우 이례적인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방법원 재판부가 ‘원고(학벌없는사회)의 청구를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광주여대)가 부담한다’는 주문을 한 것이다.

 통상 원고의 청구를 기각 또는 각하할 경우 패소한 것으로 간주하여, 인지대·송달료·변호사 선임료 등 소송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이번 소송은 광주여대가 불필요한 법적분쟁을 발생시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는 등 피고의 책임이 막중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시민단체 공익 활동 회피 꼼수

 학벌없는사회가 광주여대에게 총장 연봉 등 정보를 공개 청구했으나 다른 대학과 달리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 침해 등 이유로 비공개 처분했는데, 우리 단체가 행정소송 등 적법한 구제 절차를 진행하자, 돌연 광주여대가 내용증명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공개해버린 것이다.

 재판부에게 소송의 실익을 보장한 것처럼 둔갑한 것인데, 이 같은 행위는 행정감시 등 시민단체의 공익활동을 지연시키는 목적이 분명하다.

 또한, 이번 소송에 앞서 광주여대는 정보공개 이의신청 등 적법한 구제 절차를 거치지 못하도록 비공개 사항을 고의적으로 공개 처분하기도 했는데, 이는 단순히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침해한 것일 뿐 만 아니라, 정보공개청구법상의 청구인의 권리를 방해한 행위로 의심해볼 수 있다.

 시민단체의 정보공개를 지연하거나 정보공개 청구인의 권리를 방해하는 행위는 비단 특정대학에서만 발생하는 일은 아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학벌없는사회가 청구한 ‘2021~2022년 초등학교 방과후학교 운영 현황’ 등 정보를 담당 장학사가 위변조하여 공개한 바 있다.

 국립, 공립, 사립학교 여부를 알아낼 수 없도록 모든 학교를 공립으로 표기하여 청구인이 행정감시를 고의적으로 방해한 것이다.

 납득이 안 되는 비공개 처분에 대해 학벌없는사회는 행정소송(심판)을 제기하여 정보비공개처분 취소 등 승소(인용) 판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대표적인 예로 광주시교육청 국외연수·출장 내역, 사학법인 수익용기본재산 내역 등 꽁꽁 묶여 있던 판도라의 상자가 열려 전국적인 파장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것이다.

 “이해관계따라 공개 여부 판단은 범죄”

 이처럼 교육행정이 기관의 이해관계나 공직자의 편의에 따라 자의적으로 정보 공개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직권 남용 등 범죄 행위나 다름이 없다.

 그럼에도 일선 교육행정은 정보공개 관련 위법행위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특히 사립대학은 정보공개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교육청, 사립대학 모두 공공성을 구현하는 교육행정 기관이고, 이를 위해 국가공동체와 시민들의 공적자금이 투여되고 있는 만큼, 공정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하며, 공공기관 내 공직자는 이에 대한 막중한 책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단체의 정보공개청구는 제도 개선, 정책 개발, 공익침해 예방 등 공공기관의 공공성을 강화·확대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

 앞으로 이러한 점을 염두에 두어 적극적인 정보공개를 통해 교육행정의 신뢰를 쌓고, 정보공개 지연, 정보 위변조 등 위법행위로 이어지지 않게끔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상임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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