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직무 연수를 받고 나서 저 자신을 되돌아 봅니다.

-광주지역 인권교사연수 후기-


이겨라 (광주공업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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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지역 초·중·고 교사 40여 명이 지난 25일부터 `인권교육 직무연수’에 참여해 `복지가 숨쉬는 학교’ `인권교육의 원칙’ 등에 대해 함께 생각하고 토론하고 있다.


그 아이들은 첫 시간부터 자기들끼리 약간은 도도한 모습으로 중요한 회의라도 하듯 계속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 눈치를 여러 번 주었으나 잠깐 후에는 그들만의 중요한 회의는 여전했다. 작은 쪽지에 자신의 목표나 희망을 담은 명함을 만들어 자기소개를 하게 하였는데 여전히 딴 세상에 있는 듯이 행동하는 그 아이들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였고 그 아이들 곁에 멈추어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 명함에 휘갈겨 쓴 내용을 어렵게 읽었을 때 내 마음은 난도질당하는 느낌이었고 그 자리에서 어떤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드럽게 말을 꺼냈으나 급기야는 호통으로 이어지는 상황으로 치달았고 학기 내내 그 아이들과의 씨름은 매시간 나를 고군분투하게 만들었다. 그 아이들과의 부딪힘은 그 반 전체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한 시간도 그저 쉽게 만나지지 않았다. 그 반 아이들은 나의 숙제가 되었으며 나 자신을 의심하게 만들었다.


사실 이런 만남은 특별할 것도 없다. 1년 동안 만나게 되는 학급들 중에서 한 두 반 정도는 상대적으로 어려운 반이 있으며 그 반 아이들은 그해 연구실천의 중심이 된다. 좀 어려운 과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좀 쉬운 과제는 더 잘 풀 수 있게 되는 식이다. 무난한 반 원만한 아이들에게는 조금 미안한 방식일 수도 있지만 사실적으로는 그 아이들은 교사의 전제로부터 좀 더 자유롭게 된다. 한껏 날이 선 아이들은 정말 조심해서 접근하는데 아이들 눈에는 그저 좀 열심히 하고 착한 듯 하지만 진실을 모르는 답답한 인간으로 비춰지는 듯하다.


내가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식은 그저 연구실천의 정반합이다. 이렇게 해보고 아이들의 반응을 살피고 또 보완해서 저렇게 해보면서 중간 중간 종이에 생각을 표현하게 해본다. 어쩔 땐 시원스러운 결론이 보이는 듯 하다가고 어쩔 땐 미궁속이다. 어떠한 상황이라도 한번이라도 더, 한명이라도 더, 해보는 것이다. 아이들은 나의 영원한 텍스트다. 문제의 출발도 과정 탐색도 해결 방안도 그들 속에서 그들과의 만남 속에서 나오는 것 같다. 어쩌면 이런 물러설 줄 모르는 투지가 아이들에게는 숨 막히는 혹은 불쾌한 느낌을 주어 충돌을 조장할지도 모른다는 반성도 해본다.


이즈음 되면 마치 아이들과 교사의 만남이 진공 유리관속의 관계처럼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나와 아이들과의 만남은 비유하자면 ‘포화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교사는 숱한 외부적 장애와 내적인 편견을 극복하면서 아이들과의 만남을 쟁취해 가고 있다. 교육은 반복적이고 형식적인 만남 이상의 것이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 피상적인 모습만이라도 유지 하는데는 일상적인 투쟁이 있어야 한다. 그건 마치 좋은 부모로서, 좋은 자녀로서, 좋은 인간으로서 살고 싶지만 마음(자신의 마음 혹은 상대의 마음) 같지 않기에 늘 노력(만남, 소통을 위한 연구실천)해야 하는 점과 같다.


교사인권연수가 남긴 것


“엄마는 내가 어떨 것 같아...지금 행복할 것 같아?” ....

“ 제 아이가 어렸을 때 저는 고등학교 영어 교사로서 방학때 까지도 쉬지 못하고 수업해야 했고, 그런 구조 속에서 이제는 고등학생이 된 내 아이가 이런 말을 합니다....” 


< 2010 인권교육 직무연수 - 인권, 교육철학과 만나다 >라는 연수를 받고 나눈 소감 중에서 가슴을 적셨던 말씀입니다. 학교에서 만나는 우리 아이들의 삶과 내 자식의 삶, 그리고 나 자신의 삶이 어찌 분리될 수 있겠습니까? 인권연수 모든 강사분의 강연은 우리의 아픔을 애도하여주고 우리 삶의 어려움을 해석하여 주었으며, 우리가 나아갈 바를 상기시켜주며 우리를 더 무장시켜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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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한 사회를 위해 특권층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한 외고 설립 중단되어야


김대준(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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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 특수목적고등학교 지정·운영위원회가 24일 오전 광주시교육청에서 열릴 예정인 가운데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외고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를 가졌다. 운영위는 이날 비공개, 경찰병력까지 비치된 회의에서 광주 외국어고등학교 전환을 신청한 학교법인 홍복학원(대광여고)에 대해 승인하였다.


유명환 전 외교부 장관 딸의 채용 특혜 문제로 전국이 시끄럽다. 편법․불법으로 얼룩진 김태호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일부 장관들의 사퇴가 얼마되지 않아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 허탈하다. 이명박 대통령의 공정한 사회도 연이은 악재로 빛을 바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우리 지역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외고 설립이 과연 공정한 사회와 얼마나 부합되는지 의문스럽다. 이미 외고는 본래 목적과 취지를 달성하지 못하고 명문대 입학 통로로 변질되면서 사교육비 상승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학생들 대다수가 잘사는 부모의 자녀로 채워지면서 교육양극화, 교육불평등을 넘어 국민 통합까지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오죽했으면 자사고, 외고 등을 확대하고자 했던 한나라당 조차 외고 폐지를 언급하고 나섰겠는가. 이렇듯 사실상 외고는 더 이상 확대되어서는 안되는 실패한 학교인 것이다.


반면 시교육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외고가 없는 우리 지역에 외고 하나 정도는 필요하지 않느냐고 주장한다.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과 지역의 우수 인재 유출 방지 등을 위해 외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양화, 학부모 선택권, 수요자 중심 교육을 들먹이며 임기가 3개월도 안 남은 현 교육감이 외고 설립을 군사작적 방불케 하듯 밀어붙이고 있다.


겉으로 내세우는 명분은 그럴싸하다. 일부 시민들도 시교육청에 주장에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시교육청의 주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전체 시민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일부 특권층을 위한 학교로서 외고를 만들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한 속내를 철저히 숨기면서 철저히 국민과 시민의 교육권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첫째, 전국에 유일하게 외고가 없기 때문에 외고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매우 비객관적인 주장이다. 외고가 설립되면 광주 교육이 더욱 발전할 것이라 떠들어대지만 다른 지역의 사례를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어느 지역을 둘러보아도 외고 때문에 그 지역의 교육환경이 더욱 좋아졌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외고 입학을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받다보니 사교육비가 상승되고 공교육이 파행으로 흐른다는 지적만 있다. 또한 외고가 설립된 서울, 경기 지역은 전국 하위권 수준의 학력을 나타내고 있으며, 부산, 대구, 대전 등의 지역도 우리 지역보다 학생들의 학력이 낮다. 오히려 외고가 없는 우리 지역이 수능 성적 6년 연속 1위로 전국 최고의 학력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과 민노당 권영길 의원이 밝혔듯이 다른 지역에 비하여 평준화제도가 훼손되지 않아 학생들의 학력이 높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많은 문제들을 초래하고 있는 외고를 굳이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둘째, 글로벌 시대에 맞는 인재 양성과 우수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해 외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글로벌 시대를 대비하여 외국어가 중요하다면 학교 교육과정의 다양화, 외국어 영재교실 운영 등을 통하여 충분히 가능하다. 또한 외고가 설립되면 대다수 졸업생들이 서울이나 수도권 소재 대학으로 진학이 이루어질 것인데 이것이 지역의 우수 인재 유출을 방지하는 것인지 회의적이다. 이에 대하여 혹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시도로 가는 학생이 중학교를 졸업하고 다른 시도로 가는 학생보다 애향심이 있기 때문에 외고 설립으로 지역의 우수 인재가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우매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


셋째, 학교 다양화, 선택권, 수요자 중심 등을 언급하고 있지만 그 이면은 특권층을 위한 특권학교로서 외고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서 다양화, 선택권 운운하며 생기는 학교들이 대부분 국제중․고, 자사고, 외고 등으로 잘사는 계층의 자녀가 입학하는 귀족학교이다. 다양화, 선택권 등을 주장하고 있으나 실제 교육정책이 작동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학생을 위한 학교가 아니라 일부 특권계층의 자녀를 위한 학교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외고가 설립되면 소위 말하는 상위권 학생들이 진학하는 학교가 과학고 1개교, 외고 1개교, 자율형사립고 3개교, 자율형공립고 3개교 등으로 총 8개교가 생기게 된다. 이렇게 되면 입시교육을 하고 있는 우리 지역의 50여개 고등학교 가운데 외고를 비롯한 8개교가 일류고로, 나머지 학교가 이류고로 재편되면서 평준화 제도는 해체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로 인하여 경쟁교육, 특권교육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확산되면서 공교육 파행과 사교육 조장 등 지역교육에 많은 문제점들이 초래될 것이다.


현재 우리 교육은 대단히 계급적, 계층적인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 교육 공공성과 가치중립성은 철저히 훼손되고 있다. 자율화, 다양화, 선택권 등등의 그럴듯한 말들로 국민을 현혹하면서 특권층의 요구와 입장을 반영한 교육정책이 전면화되고 있다. 외고를 비롯한 국제중․고, 자사고 등이 그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무한만능, 승자독식 구조 속에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지속되는 한 공정한 사회는 절대 오지 않을 것이다. 경쟁교육, 특권교육을 중단하고 협력교육, 상생교육으로 교육정책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그러한 측면에서 우리 지역의 외고 설립도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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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노동의 주인 된 세상을 위해…


임동헌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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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바바(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내 노동빈곤팀)에서 진행한 캠페인 모습


“신세경(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가정부 역할) 시급 4,110원 이상 받아야 해”

푹푹 찌는 여름이 다 지나지도 않았는데 야속하게도 개학날은 다가왔다. 개학하는 날 광주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아이들은 때 이른 개학에 등교하는 발걸음도 무겁다. 그래도 명색이 선생이라고 등교하는 아이들을 맞

이하며 아이들의 얼굴을 보니 반갑고 힘이 난다. 물론 이 반가움이 얼마나 갈지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사무실에서 이것저것 정리하며 동료선생님들과 방학 때 안부를 묻고 있는데 몇 몇 아이들이 사무실을 쭈뼛거린다. 들어오게 해서 사연을 물으니 방학 때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임금을 못 받았다고 한다. 못된 사람들. 남들은 방학이라고 여기 저기 놀러 다니거나 대학 간다고 학원이나 학교 교실에서 에어컨 바람 쬐며 공부하고 있을 시간에 사는 것이 힘들어 무더운 여름에 돈벌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한 10대 청소년의 임금을 떼어 먹으려고 하다니…


세상이 아무리 염치가 없고 체면이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고 하나 이건 해서는 안될 일이 아닌가? 하지만 실은 이러한 일은 매번 방학이 끝나고 나면 벌어지는 일이고 이제는 의례 이런 아이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결국은 내가 찾아 나서고 있으니 이제 이런 내 일도 없어질 때가 됐으련만 그렇지 못하다.


결국 상담일지를 작성하고 사업주와 통화를 시도한다. 최저임금위반, 근로계약서 작성 의무 위반, 가산 수당 지급 위반, 휴게시간 미확보, 휴일 강제 근로, 직원에 의한 성희롱, 사업주에 의한 폭언, 임금지급 4대 원칙 위반 등 위반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대부분 위반한 사업주도 전화통화로는 당당하다. 학생과 4,000원을 주기로 사전에 약속을 했다는 둥, 가산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지 몰랐다는 둥, 휴게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는 둥.


뭐 말하자면 입을 아플 정도로 약속이나 한 듯 사업주들의 태도는 거의 비슷하다. 특히 자식처럼 생각해서 잘 해 주었던 학생이 자신에게 배신을 할 수가 있냐면서 흥분을 할 때는 차라리 미안하다며 사과하고 보상을 해주겠다는 반응과 같은 최소한의 인간다움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인간적인 연민마저 든다. 자신도 어렵게 공부를 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면서 아이들이 너무 어린 나이부터 돈에 욕심을 갖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좋지 않다는 교육적인 충고를 하고 있는 사장님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움에 대해서 어떻게 설득하고 가르쳐야 하나?


이번 상담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방학 때 도급업체에 채용되어 원청업체에 가서 일을 하고 도급업체로부터 시급 4,000원씩을 받기로 하고 일을 한 학생들이 있다. 급여가 지급이 안되어 나를 찾아 와서 상담을 하고 받아야 할 임금을 계산해 주려고 하는데 근로시간을 알 수 없어서 일단 일주일만 임금이 입금되기를 기다리고 입금되고 나면 회사에 가서 근무일지를 받아오기로 했다. 5일 정도가 지나자 급여가 지급이 되었는데 너무나 터무니없는 액수가 입금이 되었고 학생들은 담임선생님(여선생님)과 함께 회사에 찾아가 근무일지를 요구했다. 담임선생님은 도급 회사 사장에게 선생이 왜 나서냐며 삿대질과 모욕을 당했고 결국 나에게 전화가 와서 사장과 이야기를 하고 근무일지 사본을 받아 오게 되었다.


참! 담임선생님도 용기가 가상하지? 그 험한 곳을 혼자 가서 어떻게 하려고 했는지… 세상에 대한 순수한 마음이 무모한 용기를 갖게 한 것 같았다. 더 험한 일을 안 당한 것이 다행이었다. 아무튼 근무일지를 받아와 임금계산을 해서 사장에게 받아내기는 했지만 이번 일을 통해서 아이들이 배운 것도 있었을 것이고 상처받은 것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상담 과정 중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도급회사에서 일하는 분들이 이와 같은 환경에 노출이 되어 있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은 부족하다는 사실이다. 또한 도급회사의 사장이 아르바이트생을 시켜서 원청회사의 근무기록을 조작하도록 하여 원청회사로부터 부당한 임금을 받아내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이지만 이 상담을 진행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기성세대의 부도덕한 모습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들이 상처를 받고 있는 것이었다.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편의점에서 야간 근로에 대한 가산수당은 커녕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하면서 유통기한이 거의 임박하거나 살짝 지난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담배연기 자욱한 PC방에서 손님이 아닌 자신을 감시하고 있는 CCTV 아래서 담배연기에 흠뻑 버무려진 컵라면으로 허기를 때우는 PC방 아르바이트생까지, 우리 시대의 청소년들은 가난의 고통을 온 몸으로 버티며 견디고 있다.


청소년노동인권에 대한 사업은 단순히 노동법을 위반하여 돌아오는 불이익에 대해서 상담하고 구제해주는 수준을 넘어서는 중요한 사회적 과제이다. 청소년들이 노동이라는 삶의 과정을 통해서 학습되는 노동관은 평생의 노동관으로 자리잡게 되고 이러한 노동관은 우리 사회의 노동에 대한 가치관으로 자리잡게 된다. 노동자는 언제든지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좀 무시당할 수도 있으며 노동은 사회적으로 존중받지 못하는 행위이고 노동자라는 것은 별로 되고 싶지 않은, 사실 피할 수 있다면 어떻게든 피하고 싶은 것으로 자리매김 한다면 우리 사회는 더 이상의 희망을 꿈 꿀 수가 없을 것이다.


좀 거칠게 말하자면 아무도 노동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희망을 꿈 꿀 수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해서 청소년들에게 가혹한 노동의 과정을 통해서 교육을 하고 있다. 마땅히 청소년은 공부만을 해야 하며 일하는 청소년은 불량하거나 불쌍한 청소년으로 우리 사회의 의식은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으며 일을 하는 청소년들은 돈을 밝혀서도 안되고 자신의 권리를 요구해서도 안되는 사람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러한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고 선진 외국인들은 비웃고 있다. 한국방송에서 방영하고 있는 미녀들의 수다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아요. 외국에서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일을 하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놀림거리가 되요.”

“언제까지 부모님께 의지를 해야 하지요? 한국은 결혼을 해서도 부모님께 의지하는 것 같아요. 솔직히 한심해요.”

“중학교때부터 여러 가지 일을 했어요. 그 경험들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이 되요.”


솔직히 이 방송을 보면서 부끄러워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우리나라의 수준이 이 정도 밖에 안 된다. 대한민국 청소년들이 이러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니 올바른 노동관을 갖는 다는 것은 마치 북한에서 민주주의적 가치관을 갖는 것과 같이 불가능한 일이며 실제로 노동자가 되었을 때 주체적인 노동자로서 살아가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노동자는 조금 가난해야 하고 자신의 권리는 내세우는 것은 조직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며 해서 되는 일이 있고 안되는 일이 있어서 가능하며 꾹 참고 조용히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에서 마치 청소노동자들이, 혹은 경비노동자들이 아스팔트의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볼품없는 도시락을 계단이나 화장실에서 먹으며 허기를 채우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애써 모른척하고 싶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을 갖는 비인간적인 인간으로 교육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노동자가 세상의 주인이 되고 노동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고 보람된 아름다운 행위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소년들에게 정규교유과정을 통한 올바른 노동인권교육과 일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적극적인 상담과 구제활동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현재 교과서에 기술되어 있는 반노동적인 철학적 접근을 친노동적인 철학적 접근을 개정해야 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교육 중 하나는 노동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노력 이외에도 우리 사회에서 올바른 노동관을 세우기 위한,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노동인권이 아름답게 옹호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많은 노력들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몸짓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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