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과 동행자들의 국외 출장에서 여행사의 ‘항공권 가격 부풀리기’가 드러났는데도, 진상규명과 적절한 사후 조치 없이 상황이 종결된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남교육청은 지난 1월 김대중 전남교육감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 건이 들어와 직선 4기 11차례 국외출장내역 점검결과, 출장예산 중 항공요금을 실제보다 더 책정해 차액을 현지 경비로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김대중 교육감 7백30여만 원 등 출장 공무원들에게서 2천8백여만 원을 환수했다. 그러면서도 전남교육청은 ‘가격을 부풀린 것은 여행사이지 도교육청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항공권 가격을 부풀린 주체는 여행사인데, 부풀린 돈을 출장자에게서 돌려받는 조치로 사안을 마무리한 것이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해명이며 꼬리 자르기 대처법이다. 여행사가 서류 조작으로 가격 부풀리기를 했다면, 중대 범죄로 수사 의뢰를 해야 마땅하고, 가격 부풀리기로 누수된 세금이 교육감과 동행자들의 객실 업그레이드 등 현지 경비로 흘러갔음이 확인되어 환수까지 했다면 이는 여행사가 이득을 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부풀린 금액이 출장자 편의를 위해 활용되었다는 점은 출장자와 여행사간 사전 공모나 암묵적 약속을 전제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전남교육청은 현재 사안 관련 감사조차 하지 않고 있으며, 김대중 교육감 역시 국외출장 여비 등 혈세가 편법으로 낭비된 사태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남교육청이 피해자라면, 지금 당장 해당 업체를 수사 의뢰해야 한다. 여행사를 탓하면서도 지금처럼 모순적, 소극적 태도로 일관한다면, 유착 의혹만 더 깊어질 뿐이며, 결국 교육재정의 투명성과 신뢰성만 훼손될 것이다.
○ 최근 광주 서구 치평동 소재 특정 학원이 초등학교 6학년 학생에게 평일 5, 6교시 정규 수업을 빠지고 학원 수업을 듣도록 유도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고, 실제 일부 학생이 미인정 조퇴를 감수하며 학원을 다닌 사실이 확인되었다. 사교육 기관이 국가 교육과정을 허물 정도로 영업방식이 대담해진 것이다.
○ 이는 학교 운영을 방해하고, 정당한 교육활동을 침해한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의무교육 대상자의 학습권을 빼앗아 공교육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 광주서부교육지원청은 이를 엄단할 책임이 있다. 각 학교가 의무교육관리위원회를 열어 학생 출결 관리를 강화하고, 교묘하게 이루어지는 학원 탈법을 잘라내도록 지도·감독에 즉각 나서야 할 것이다.
○ 이와 별도로 우리 단체는 해당 학원을 업무방해죄로 고발을 검토 중이며, 만약 교육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응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책임을 따질 것이다.
2022년 강원도 현장체험학습 중 발생한 안타까운 학생 사망 사고와 관련해, 지난해 11월 2심 재판부마저 인솔 교사에게 유죄(선고유예)를 선고하면서 교육 현장의 현장체험학습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2025년 광주지역 초등학교의 체험학습 실시율은 소풍 79.1%, 수련 활동 72.5%, 수학여행 90.2%로 나타났으며, 올해는 이 수치가 더욱 떨어질 전망이다.
교육 활동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교사의 책임을 덜어주고자 지난해 6월 학교안전법이 시행되었다. 하지만 전남의 한 병설유치원 체험학습 사망 사건에서 해당 면책조항이 소급 적용되지 않은 채 올해 1월 유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교사들의 불안감은 여전히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필자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올해 현장체험학습 실시 여부를 두고 교사 대상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무려 82.9%가 ‘미실시’ 의견을 냈다. 결국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수학여행 등 교외 체험학습을 전면 취소하고, 교내 1일형 체험학습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들의 설렘 지워버린 어른들의 통보
학부모와 학생의 2025년 현장체험학습 만족도가 96.1%에 달할 만큼 교외 체험학습의 필요성은 명확했다. 그럼에도 무거운 법적 책임과 불안감을 온전히 감당해야 하는 교사들에게 교외 체험학습을 강요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뒤따랐다. 결국 학부모로서 교사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 판단을 존중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학생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은 뼈아프다. 논의 과정에 참여하지 못한 채 어른들의 결정만 일방적으로 통보받는다면, 학생들에게는 깊은 상처로 남을 수 있다. 매년 설레는 마음으로 손꼽아 기다리던 소풍, 초등학교 시절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될 수학여행이 하루아침에 사라진 상실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물론 교사들이 겪는 불안과 안전 확보를 위한 과도한 업무 부담을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단지 안전을 이유로, 혹은 형사처벌의 위험을 피하고자 형식적인 절차를 통해 체험학습을 취소·변경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이 문제를 공유하고, 책임을 나누며, 배움의 방식을 민주적으로 재구성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연대와 공유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학교 급식 파업 당시, 학생과 학부모는 간편식이나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하지만 상당수 교사들의 계기교육을 통해 조리 종사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는 교과서만으로는 얻기 힘든 ‘살아있는 현장교육’으로 평가받았다.
악성 민원에 따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이후 이어진 ‘공교육 멈춤의 날(대규모 교사 집회)’도 마찬가지다. 학교장 재량휴업과 교사들의 연가·병가 사용으로 학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지만, 교육공동체는 이를 함께 감당했다. 학생, 학부모, 교사 간의 사전 의견 수렴과 가정통신문을 통해 교사들의 행동이 지니는 의미를 공유했고, 이는 오히려 교육공동체 내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었다. 참고로 필자 역시 공교육 멈춤의 날에 동참하는 의미로 교외체험학습을 신청하여, 자녀와 같이 집회에 동참한 바 있다.
‘불편’을 ‘배움’으로…연대의 마법 필요
과거에도 교육의 참된 방향을 지키기 위해 교사들은 학생·학부모와 함께 험난한 선택을 마다하지 않았다. 2008~2009년 이른바 ‘일제고사(전국단위 학업성취도평가)’를 반대하며 교사들이 연가와 병가를 냈고, 학생과 학부모는 미인정 결석을 감수하며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다. 당시 일부 교사들은 징계를 불사하면서까지 학생들과 함께 체험학습에 동행했다.
전국의 학생들을 한 줄로 세우고 경쟁으로 내모는 시험장보다, 학교 밖 세상에서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훨씬 더 ‘교육적’이라는 굳건한 믿음 때문이었다. 이렇듯 현장체험학습은 교육과정의 부수적인 활동이 아니라, 교육의 본질을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선택이자 실천이었다.
한때 교육을 지키기 위한 수단이었던 현장체험학습이, 이제는 형사처벌의 덫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포기해야 하는 활동으로 전락해 버린 현실이 참으로 씁쓸하다.
현장체험학습의 존폐와 추진 방식은 단순한 행정적 절차나 선택의 문제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 그 결정 속에는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의 철학과 방향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결정을 더 신중하고, 더 민주적이며, 무엇보다 가장 ‘교육적인’ 방식으로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 우리 단체는 최근 광주광역시교육청 산하 위원회 및 협의회 대표들이 특정 교육감 후보의 선거 행사에 참여하고, 교육청 직함을 밝힌 후 발언한 사실을 확인했다.
○ 지난 4월 4일, 이정선 광주광역시교육감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했다. 이 자리에서 광주시교육청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광주교육발전자문위원장으로 소개된 인사들이 교육감의 치적을 홍보했다.
○ 해당 인사들은 비록 공무원이 아니라 할지라도, 교육청이 부여한 공적 직함으로 정치 활동을 하는 것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원칙에 비추어 매우 부적절하다.
○ 특히 「광주광역시교육청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 설치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6조 제4항에 따르면, 학교운영위원장은 교육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교육청이 부여한 공적 지위를 활용해 특정후보 지지 활동을 한 것은 매우 걱정스럽다.
○ 광주광역시서부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전, 본청 미래교육기획과장)의 행위 역시 논란이다. 해당 국장은 이정선 교육감의 예비후보 등록 이후인 2026년 3월 26일부터 4월 15일까지 이정선 교육감 SNS 게시물 21건에 모두 ‘좋아요’를 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 공무원에게도 정치적 기본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다만, 직무 수행 중 정치적 중립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특히 고위 공직자가 반복적으로 정치 의사를 표현하면 조직 내에서 정치적 신호로 작용할 수 있으며, 그 자체로 공직자의 품위 유지 의무를 위반하는 일이다.
○ 최근 일선 교사에게는 단 5회의 SNS 게시물 ‘좋아요’ 표시에도 교육청 감사관실이 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으므로, 고위 관료에게는 그 직위와 행위의 반복 정도에 비례하여 더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 우리 단체는 그간 광주시교육청의 설 명절 현수막 게시, 이정선 교육감의 여론조사 관련 SNS 게시물 등 광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위법 소지가 있음을 명백히 확인받았던 경우에도 별도의 고발은 하지 않았다. 교육청의 자정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 향후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광주시교육청은 취약점이 드러난 사례에 대해 정치적 중립 의무 교육을 강화하고, 지도·감독을 보다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의회가 외국인학교에 내국인도 비교적 자유롭게 입학하도록 조례를 개악하더니, 올해 1월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광주외국인학교의 명칭을 ‘광주국제외국인학교’로 변경하도록 허가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 해당 학교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국제학교가 아니라 「초·중등교육법」상 외국인학교에 해당한다. 설립 취지, 근거 법령, 설립 요건이 다르지만, ‘국제학교’라는 착시를 조장해서라도 학부모 유입을 자극하려는 행태로 보인다.
○ 이는 미인가, 무등록 학원이 ‘국제학교’를 표방하며 사교육의 새로운 먹거리로 삼으려는 행태와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이런 행태를 다스리고, ‘국제학교’로 혼동하지 않도록 경계를 세워도 모자랄 판에 교육청이 나서 혼란을 부추기는 행태에 동조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 이미 조례 개정으로 내국인 입학이 완화된 마당에 ‘국제’학교로 오인하거나 대리만족하도록 명칭까지 변경해 주고, 비싼 값을 주고라도 영어몰입교육을 선택하려는 학부모들을 독려하는 일은 지역 내 위화감을 조성하고, 교육 공공성을 허무는 길이 될 수밖에 없다.
○ 학교 경쟁력이 미끼를 갈아 끼우듯 명칭을 바꾸는 일로 확보될 리 없다. 외국인학교는 설립 취지에 맞는 운영과 교육 역량을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 당장 반짝반짝 빛나 보인다고 끌어다 걸치는 것은 학습을 파는 장사 수완이지, 교육의 기반을 다지는 일과 거리가 멀다.
○ 우리는 외국인학교 내국인 입학 완화 조례 개정 시부터 시의원 및 부교육감 면담, 보도자료 발표, 칼럼 게재, 시위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걱정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그런데, 이런 걱정을 귀담다 듣기는커녕 시민들이 모르는 사이 ‘국제’ 간판까지 달아준 광주시교육청의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
○ 이에 이 같은 편법으로 ‘국제’ 등 용어로 교명을 위장하거나 오인되는 사례를 막도록 관련 법령 개정을 교육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 우리 단체는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과도한 입시경쟁을 유발하며, 학생들의 자존감을 떨어트린다는 이유로 특정 대학 합격 실적 홍보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고, 이를 국가인권위원회에 여러 차례 진정해 왔다.
-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와 관련 학교와 학원을 지도·감독할 것을 전국 시·도교육감에게 의견표명한 바 있으며, 광주시교육청 또한 공문을 통해 입시 결과 발표 시기는 물론 교육과정 설명회, 학부모 연수 등에서 특정대학 합격 실적을 홍보하지 말 것을 수차례 안내·경고해 왔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우리 단체의 모니터링 결과, 특정대학 합격 홍보 관행이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음이 확인됐다.
- 대광여고는 건물 외벽에 특정대학 합격 현수막을 제작, 설치하였고, 광일고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대학 합격 사실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 특히 고려고, 광주서석고, 명진고, 설월여고, 정광고, 호남삼육고 등 6개교는 학교 교육과정운영계획서에 특정대학 합격 실적을 주요 성과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자랑수준을 넘어, 교육과정의 목표와 방향이 특정대학 진학에 종속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문제이다.
- 교육과정운영계획서는 학교 교육의 철학과 목표, 교수·학습 방향을 담아 학기 초 교육과정 설명회를 통해 학부모에게 안내되는 문서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입시 실적을 작성·활용하는 것은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고, 진학 결과를 토대로 학생을 서열화하는 것이며, 사교육 홍보 마케팅을 공교육이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다.
○ 이처럼 국가인권위의 권고와 교육청 지침을 어겨가면서까지 특정대학 합격 사실로 교육의 성과를 과시하는 행태는 입시 모순을 더욱 곪게 하여 교육 공공성을 무너트리는 것은 물론, 다양한 배움으로 성장하는 학생 개개인의 인권을 짓밟는 일이다.
- 이에 우리 단체는 이 같은 폐해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광주시교육청이 지도·감독을 철저하게 해 줄 것을 촉구하는 한편, 학원 또한 이 같은 행태를 저지르지 않도록 학원장에게도 각별한 주의를 요청하는 바이다.
‘놀토’가 있던 시절, 교장은 토요 프로그램사업을 신청했다. 토요일도 출근하는 부부의 아이를 학교가 돌보는 사업이었다. 프로그램 신청자가 적다는 건 주5일제가 부드럽게 착륙하고 있다는 증거일 텐데, 우습게도 교장은 멀쩡한(?) 애들도 학교에 나오도록 담임을 압박했다. ‘어떻게’ 사업을 빛낼까 궁리하느라 ‘왜’ 사업을 하는지 뭉개버린 것이다.
학교엔 늘 돈이 궁했다. 새학기 학급 꾸미기를 할 때 교사는 몸과 마음을 써야 했지만, 주머니도 털어야 했다. 학생에게 잡다하게 돈을 걷는 일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교육청 예산 따오기를 ‘학교 또는 학생을 위해서’라고 자랑하기 쉬웠다. 하지만, 연구, 시범사업을 한답시고, 예산이 느는 것이 반가운 적은 없다. 이런 예산이 살림이 되기보다 굴레가 되고, 힘이 되기보다 짐이 된다는 걸 일찌감치 알았기 때문이다.
교육이 교육으로 되새김질 되는 문화도 척박한 데다가, 교육의 밭을 땀 흘려 일군 사람보다 관계를 속되게 가꾸는 일이나 성과를 행정적으로 부풀리는 일에 능한 사람이 관료나 교장이 되는 경우가 흔했다. 시범사업이란 ‘교육 관료의 삽질 정책 + 예산의 보람을 수치로 증명하는 교장 + 본업에 집중할 여유를 빼앗기는 교사’로 삐딱하게 보게 되었다.
교장들은 대체로 시범사업을 좋아했다. ‘경쟁 시대이니 뒤처지지 말자’는 수준의 논리로 ‘교원평가제 선도학교’를 신청하기도 했고, 디지털 교과서를 내리꽂는 정부에 비판과 걱정이 한가득 쌓이는 중에도 사업비에 손을 뻗기도 했다. 학생들이 아침에 몇 명쯤 왜 밥을 굶는지 알 마음도 없으면서 간편식 사업에 욕심을 부리기도 한다. 생긴 돈만큼 교육이 깊어지기보다 행정은 무거워졌다.
그래서, 학생 책값과 밥값, 교사 땀값만 국가가 책임진다면 텐트에서 가르치고 배워도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특성화고에서 처음 근무하게 되었을 때, 교육청에서 받는 예산 이외에 고용노동부, 산업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산업 부처에서 10억 가까운 돈이 들어온다고 해서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솔직히 그만큼 교육에 추진력이 생기겠지 하는 기대보다 돈을 끌어오는 힘, 그 보람을 증명하느라 교육자가 아니라 회사원으로 살면 어쩌지 경계심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걱정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끌어온 사업비는 다양한 활동을 풍성하게 기획하는 자양분이 되고, 교사들이 맛있게 만날 여유를 주기도 했으며, 외부 인력을 사들이고, 공간을 쾌적하게 고치는 밑천이 되기도 했지만, 혜택을 받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가르거나 정규 수업시간에 다른 산업 프로그램이 특혜처럼 운영되어서 불협화음이 나기도 했다.
역대 교장들은 교육과정의 중심을 잡기 위해 과감하게 사업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푸념하듯 말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손에 쥔 적이 있던 돈을 놓기는 참 힘든 모양이었다.
그러던 중 특성화고에 ‘업무관리수당’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문제가 심하게 불거진 사업, 학생, 학부모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고 학교가 공식 고백하고 철회했던 특정 사업을 교장이 재개했는데, 기안에 열람 제한을 걸었다. 더욱 문제의식이 생겼다.
보통 교사들은 사업비에서 식사비는 얼마를 초과하면 안 된다는 규정에도 조심스럽다. 하기에 사업비를 수당으로 받는다는 상상은 꿈에도 하기 힘들다. 학교 하나를 씹어 먹을 정도로 영혼을 갉아먹는 학부모를 만나도 담임수당은 그저 월20만원이며, 야근하면 초과수당, 부장하면 부장 수당을 받을 뿐이다.
당시 학교는 여러 사업으로 월 250만원의 업무관리수당이 지출되고 있었다. 1년 3000만원. 교장은 보통 약 25만원에 학급수를 감안해 업무추진비를 받는데, 교장이 받는 업무관리수당은 이의 1.5배 수준이었다. 공식 수당과 별개로 매월 담임수당의 3.5배를 받는 이도 있었다. 1년에 교원 성과급을 세 번 받는 셈이다.
이런 수당은 특성화고가 교육과 산업의 교집합 위에 있어서 생겨난 것이 아닐까 싶다. 산업의 영역에서 이익집단이 사업을 많이 따낸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하지만, 학교는 가치집단이고, 공평한 급여체계의 적용을 받는 공공기관이다.
물론, 이런 돈을 쥐려고 학교에 무용하고, 학생에 불익한 사업을 벌이는 교육자는 드물겠지만, 학교 사업에 업무관리수당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가 학교 교육에 질곡이 되지 않을까 한다. 광장 바깥의 힘이 작동할 위험이 생기고, 성과급보다 더 심하게 급여체계를 흔들며, 수업보다 사업을 중시하는 회사원으로 교사 정체성이 왜곡될 가능성도 있다. 순전히 교육적 목적으로 사업을 하더라도 사익을 위해 사업한다는 의심이나 비난을 받을 수도 있어서 그 누구에게도 좋은 돈이 아니다. 이런 돈을 더 가치 있는 일에 쓰도록 상상하는 공론장이 절실하다.
이 같은 결과는 사립유치원 교원의 고용 안정성과 근로환경이 취약함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낮은 임금 수준과 수당 격차 등 열악한 근로조건은 교원들의 이직을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표1>과 같이 일부 사립유치원 원장의 월급은 1천만 원에 달하는 반면, 상당수 교원은 최저임금 수준에 머물고 각종 수당에서도 차별을 겪는등 보수 격차가 매우 큰 것으로 확인됐다.
<표1> 광주 일부 유치원의 ‘교직원 봉급과 그 밖의 각종 수당에 대한 지급 기준’ (출처 : 유치원 알리미 2025년 2차 공시)
광주 남구 소재 ◍▣◘◙유치원
광주 북구 소재 ◈◉◒유치원
또한 <표2>에서 보듯이 연봉제 계약 방식은 사실상 1년 단위 근로계약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고용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유치원 설립자 중심의 일방적인 보수 결정 구조를 고착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표2>◲◵◶◰유치원의 ‘교직원 봉급 지급 기준’ (출처 : 유치원 알리미)
이처럼 사립유치원 교원의 열악한 근로조건 등으로 인해 짧은 근속연수는 경력 단절과 전문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유아교육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크다.
이에 우리 단체는 사립유치원 교원의 고용형태와 근로계약 전반에 대한 실태 점검을 실시하고, 교원의 정당한 처우가 보장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교육당국에 촉구하는 바이다.
한편, 우리 단체는 최근 사립유치원 교사가 고열에도 불구하고 단독 수업을 수행하도록 방치한 사건과 관련하여, 해당 교사의 사직서를 조작해 교육청에 제출한 원장을 사문서위조 및 동 행사 등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앞으로도 사립유치원 교원의 근로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