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학교 내의 체벌을 근절하기 위해 그린마일리지 시스템(상ㆍ벌점제)을 특별시책사업으로 도입하고 자치법정 운영을 권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올해부터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초등학교 20곳, 중학교 60곳, 고등학교 10곳에서 그린마일리지' 제도를 시범운영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담배를 피우거나 친구와 싸우면 벌점이 주어지고, 순화교육을 받거나 교내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칭찬 점수'를 줘 벌점을 삭감한다고 한다. 만일 벌점을 만회할 기회가 부여됐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계속 누적되면 학칙에 따라 선도위원회에서 징계하고,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는 퇴학조치도 가능하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이 학교에서 체벌로 인한 학생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은 환영한다. 그러나 현재 체벌은 존재하는 속에서 상․벌점제를 이중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은 학생 통제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결코 체벌 문제의 근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1. 벌점누적으로 부당징계하고, 학교 입맛에 맞는 학생들을 선별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수원지역 4개 고등학교의 08년 퇴학·전출 현황은 퇴학 79명, 전출 111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도 고등학교에서는 평균 퇴학이나 가정상의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는 학생이 100명당 1.3명이었으나 이들 학교의 수치는 4~6개나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이 퇴학(자퇴)당한 주된 이유는 학칙을 위반하였다는 것이다. 벌점을 받은 학생들의 교칙위반은 대부분 복장과 두발 불량, 지시 불이행 등이었다. 이는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지 않고 교장이나 교사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부과될 수 있는데, 특히 흔히 ‘부적응 학생’이라 불리는 학생들을 퇴출시키는데 악용되고 있다. 또한 학칙이라는 것은 학생들의 의견이 반영되어 만들어져야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의견은 형식적 의견수렴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럼으로써 학교는 학교라는 정형된 틀안에 학생을 맞추게 되고, 거기에 맞지 않는 학생은 자동으로 틀안에서 퇴출되게 되었다.

2. 잡무를 통해 상점이 악용되고, 상점이 입시경쟁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

상점제는 학교, 학급, 교우를 위해서 봉사활동을 하거나 선행을 했을 때 상점을 줘야하는데 교사의 잡무를 보조하는데 동원하고 상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순수한 자원봉사나 선행은 찾아보기 힘들고 벌점을 상쇄하기 위해 또는 대학 진학을 위해 상점 받는데 급급하여 상벌점제의 근본 취지가 무색해졌다.

이미 학생들 간의 보이지 않은 상점얻기 경쟁은 시작되었다. 옆에 있는 친구가 잠을 자고 있으면 일부러 깨우지 않거나 친구가 무언가 잘못했으면 남 몰래 고발하는 등 앞으로 친구란 관계는 우정이 아닌 고발과 질투의 관계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3. 벌점누적으로 인한 문자메세지 통보는 학부모 자녀 간의 불신이 쌓기 마련이다.

몇 자 쓸 수도 없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느닷없이 학부모에게 자녀의 잘못을 일방적으로 알리는 건, 자녀와 학부모 간의 오해와 불신이 쌓기 쉽다. 본인의 입장을 듣기도 전에 죄인취급 하듯 부모에게 명령하는 것 또한 소통이라 볼 수도 없다. 학생의 잘못이 빈번할 경우, 담당교사가 직접 나서 문제를 중재해야 할 몫이지, 문자메세지로 해결해 줄 수 있지 않다.

그리고 일정정도의 벌점이 쌓이면 학생, 학부모 서약서를 쓰게 된다. 내용인 즉 ‘학생신분에 어긋난 행위를 하였을 경우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라는 골자의 내용인데, 마치 이 느낌은 담보대출 받을 때, 돈을 못갚았을 경우 어떠한 경우도 감수하겠다는 노예계약서를 상상하게 한다.

4. 나의 정보를 왜 국가에 헌납해야 하는가? 정말 안전한가?

그린마일리지는 각 학교가 특정회사를 선정하여 통해 위탁운영된다. 이는 네이스와 유사한 시스템으로 자신의 정보를 학부모, 학생 동의없이 넘겨진다는 것은 명박한 인권침해이다.

5. 그린마일리지를 통해 길러지는 인간상의 부정적인 면을 경계한다.

학생들의 경우, 이미 오래전부터 그린마일리지와 유사한 스티커 상벌체제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학생들의 형태가 어떠하냐면 스티커를 받을 수 있을 때에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심드렁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순간의 수업을 통제하는 데에는 스티커와 같은 즉각적인 보상체제가 효과적이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들이 지난 후 학생들에게 남는 것은 수동적인 태도, 보상이 주어지는 것만 하려는 태도이다. 이러한 학생들은 스스로 어떤 일을 시도하고, 결과가 어떠하든지 도전하고, 보상이 없더라고 좋은 일, 가치 있는 일을 하는 데에 매우 소극적이 될 것이다.

6. 잘못된 행동을 한 것에 대한 책임을 선행봉사로 무마될 수 있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상황 - ‘저번에 친구를 때리긴 했지만, 이번에 쓰레기 줍는 일을 해서 마일리지가 0이 되었으니, 그 문제는 해결된거야.’

학생들에게 이런 생각이 심겨질 것이 심히 걱정된다. 친구를 때린 것은 친구를 때린 것을 뉘우치고 이후에 친구와 진실 된 화해를 하고 다시 사이좋게 지내는 것으로 해결이 되는 것이지, 쓰레기를 줍는 것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전혀 엉뚱하게 무마시키려는 잘못된 인식이 심겨지는 과정이다.

그리고 교육청은 학교 울타리 안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판. 검사' 역할을 담당할 학생을 정한 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분쟁을 해결토록 하는 자치법정 제도도 발표했다. 이 역시 교육청은 ‘자치법정’을 논하기 전에 학생 자치 활동을 보장하여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학교자치를 누릴 수 있는 분위기 조성과 학생과 교사들의 인권의식이 신장될 수 있도록 인권교육체계가 선결적으로 마련되었어야 했다. 현재 학교에서 학생회 자치활동은 고사하고 획일적인 교복, 양말과 가방의 모양과 색상까지 학생들의 선택권이 없는 상황에서 ‘자치법정’은 장차 판검사의 꿈을 키우는 전교 1~2명 학생들에게 특권을 주기위한 실습으로 그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체벌금지 없이 벌점제를 추진하는 것은 교육청이 실제로 체벌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증거이며 학생 통제를 이중으로 강화하여 학교 안에서 입 없고 눈 없는 학생들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을 것이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정말 체벌로 인한 학생인권 침해를 고민한다면 학생인권조례를 법제화하고 학부모, 교사, 학생들과 함께 체벌금지에 대한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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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6일(목) 저녁7시, 전교조 광주지부에서 그린마일리지에 대한 내부토론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이 날, 20여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 시민들이 모인 가운데, 1. 그린마일리지가 무엇인가?(강현 교사) 2 그린마일리지에 대한 교육주체 생각들(김재황-임동헌 교사, 최명자 학부모, 유00 학생)을 듣고, 자유토론을 가졌습니다.

그린마일리지에 대해 좀 알았으니, 앞으로 그린마일리지에 대한 감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ex.체벌거부선언 등 과 같은)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할 거 같습니다. 조만간 다시 모이는 자리를 마련하겠습니다. 자료로 이 날 나눴던 발제문과 토론내용을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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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풀뿌리 단체들이 모여 고민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는 점, 그리고 번화가(충장로, 조선대)와 조금 더 가까워졌다는 점이 좋은 거 같습니다.

 

위치는 동구 ‘농협 장동지점’ 옆 오정희 소아과 5층이고, 주소는 아래와 같습니다.
광주광역시 동구 장동 58 - 85번지 5층입니다.

방문환영! 다만 미리 연락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무실 전화는 그대로입니다. 070-8234-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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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짐

현재의 한국사회 진보운동 풍토는 단체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국가기업 보조금 사업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단체가 국가·기업 재정사업에 사활을 걸게 되고, 운동 목적이나 독립성에 저해가 되는 성격의 돈의 유입과 공급횡령, 무분별한 소비들이 양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은 정부와 자본 등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더불어, 개인 활동가가 독식하게 되는 명망과 물질에 대한 유혹에 침수당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고단함도 감수해야 한다는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이에 학벌없는사회는 이러한 풍토의 문제점을 지적할 뿐 아니라 다른 방식의 재정사업의 실천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3월 날개가 되어주신 분들, 너무 감사해요.

강경필  고재성  고한호  김세영  김신애  김연옥  김종식  김지혜  김희진  류상근  문수영  박경희  박상아  박선영  박영환  박창현  범승원  손상용  손운장  송유미  신선식  심은미  심은보  안미정   유윤종  위애림  이  근  이종화  이혜란  정민기  정종철  채희철  최  진   황익순(연회비)  김고종호(연회비)

용돈관리


3월 후원 CMS 147,000    
자동이체 28,000    
CMS이용료 수수료   7,590  
월 이용료   55,000  
문구류 방향제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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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송   14,500  
발송   28,200  
통신료 인터넷 및 전화   10,950 파워콤
팩스 및 메세지   11,000 뿌리
사업비 간식   5,000 일제고사토론회
간식   5,000 학습모임
기타 결산이자 9    
활동여비    
175,009 235,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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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내용을 보고 싶으신 분은 "클릭" 하세요.

1일 일제고사반대 캠페인 (2시, 금남로YMCA 앞)

2일 3.10 일제고사연기에 대한 논평

5일 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대책위원회 발대식 (4시, 민주당사 앞)

      일제고사와 관련 광주광역시교육청 질의서 발송


7일 청소년인권 학습모임 (주제 : 두발규제)


10일 인권위 독립성보장을 위한 서울 상경투쟁


11~13일 소식지발간


14일 학습모임 (주제: 교편에 맞서서, 체벌)


16일 일제고사반대 학교홍보 (신광중학교)

        대학도서관 모니터링 (전남대학교, 조선대학교)
        인위독립성보장을 위한 지역시민사회인사 기자회견 (12시, 구도청 앞)

20일 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캠페인 (4시, 구삼복서점 앞)


21일 일제고사 청소년 토론회 (3시, 금남로YMCA)


22일 인권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아고라 서명주관 (총
3909명 서명)

23일 일제고사반대 학교홍보 (조대여중)


24일 일제고사반대 광주전남 기자회견 (11시, 전남도교육청)

       일제고사반대 지역사회 홍보 (민주노동당, 백기완강연회)

25일 인권위 독립성보장을 위한 피스몹*촛불문화제 (7시, 금남로일대)


26일 일제고사반대 광주드림 릴레이기고 (학생, 학부모, 교사)


27일 인권위 21%축소반대 기자회견 (11시, 한나라당사 앞)


28일 일제고사반대 청소년 공동행동&문화제 (3시, 광주우체국 앞)


31일 일제고사 거부 광주전남 기자회견 및 체험학습 진행 (10시, 광주광역시교육청&담양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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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그린마일리(*일명 전산 상벌점제) 80여개 시범학교를 선정해 도입 중에 있습니다. 체벌없는 학교, 인권이 살아숨쉬는 학교를 만들겠다는 것이 정부생각이지만, 축구장에서의 엘로우/레드카드처럼, 그린마일리지가 지금보다 더 강력한 통제의 수단+학생인권침해가 될 것이란 것이 활동가들의 생각입니다.

이에 광주학생인권조례 추진위원회는 다양한 교육주체들과 이 문제에 대한 심도있는 이야기를 나눠보기로 했습니다. 시간을 내시어 함께 해주시고, 장소를 모르시면 아래 번호로 연락주시면 친절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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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대한민국에서 ‘인간답게 살 권리’는 얼마나 허망한 수사인가. ‘인간의 자유’가 아닌 ‘시장의 자유’만을 위한 현 정부의 정책은 수많은 이들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다. 가진자들의 경제성장 논리 앞에서 힘없고 가난한 이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지고 있다.

지금 광주엔 평화와 인권의 도시란 말이 무색하게 반인권적인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로케트 전기의 두차례에 걸친 부당 해고, 문자로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통보한 대한통운등 민주화의 성지 광주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는 반인권적 상황들은 엄혹했던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노동의 권리를 빼앗긴 이들은 지금 거리에서 투쟁중이다. 로케트 해고 노동자들이 거리에 선지 585일째, 위험천만한 고공철탑농성을 시작한지 29일째다. 생사를 건 고공농성에도 회사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헌법에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도 쫓겨난 이들에겐 한낱 종이 쪼가리에 불과할 뿐이다.

로케트 해고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이 땅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경제성장이라는 미명하에 단물만 빼먹고 헌신짝처럼 내치는 자본권력들의 반인권적인 행태는 수없이 되풀이 돼왔다. 로케트는 2004년부터 해고의 칼바람을 휘둘러왔다. 명목상으론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였지만 속내를 들춰보면 민주노조 활동을 한 이들을 솎아내기 위한 표적해고였다.

2004년 해고당한 뒤 복직됐던 여성노동자는 2007년 또다시 거리로 내몰렸다. 민주노조 활동을 했던 11명의 노동자들도 부당하게 쫓겨났다. 인간다운 삶의 온기를 느껴보고자 민주노조 활동을 한게 이유였다. 민주사회에서 자신들의 견해를 펼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모든사람은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으며 노동자들은 자신의 권익을 위해 행동할 권리가 있다.

로케트 사측은 해고자들의 ‘당연한 권리’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신규 채용을 하는 과정에서도 우선순위가 되어야 될 해고자들을 배제하며 우롱하였다. 해고 노동자들은 거창한 걸 바라지 않는다. 그저 원래 대로 일할 수 있게 해달라는 소박한 바람뿐이다. 로케트 사측은 해고 노동자들의 절박한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한국사회 곳곳에서 차별받고 억압받는 이들의 고통이 넘쳐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은 개발독재와 천박한 자본주의 성장논리 속에서 짓밟혀왔다. 그러나 수많은 이들이 피를 흘려가며 억압적인 정치와 사회구조에 저항하면서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가치를 일구어왔다.

우리는 로케트 해고 노동자들의 원직복직을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오랜 노동으로 다져진 그이들의 단단한 삶의 조각들은 쉬 꺾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해고자들이 일터로 돌아가는 그날까지 연대의 몸짓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2009년 4월 8일

국가인권위독립성보장과 지역사무소폐쇄저지를 위한 광주대책위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광주장애인부모연대,광주장애인가족지원센터,광주인권운동센터,광주외국인노동자센터,(사)들불열사기념사업회,(사)실로암사람들,오방장애인자립생활센터,광주전남미디어행동연대,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광주여성장애인연대,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광주장애인총연합회,광주장애인자립생활센터,광주장애인가족복지회,우리이웃장애인자립생활센터,진보신당광주시당,광주여성의전화,광주여성민우회,열린케어장애인자립생활센터,광주장애인교육권연대,한마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밝은세상,광주전남문화연대,광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광주전남진보연대,광주전남불교협의회,광주여성단체연합,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광주지부,학벌없는사회광주모임,참교육학부모회광주지부(31개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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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주> 일제고사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고, 교사와 학부모, 교육관료들의 여러 주장들이 넘쳐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일제고사를 보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목소리는 많지 않습니다. 과연 학생들은 일제고사와 입시경쟁 교육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이에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과 지역 청소년단체들은
지난 21일 광주에서 의미 있는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일제고사를 보는 당사자인 지역의 중학생 4명, 고등학생 8명이 참여해 ‘청소년이 생각하는 일제고사’를 주제로 진정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에 대한 고민을 들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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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학생들은 성적 공개에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일제고사는 학생을 패배자로 만드는 것 같다. 학교의 등수가 공개되면서 상위권 학생에게는 부담감을, 하위권 학생에게는 패배감을 안겨준다. 현재 대학교는 이미 서열화 되어 있다. 맨 위에 있는 명문대가 아니면 모두 열등감을 갖는다. 일제고사의 실시로 학생들이 성적 부담을 피해가기 힘들게 됐다.” 토론에 참여한 송원여고 A 양의 말이다.

살레시오고 B 군도 “일제고사는 개성을 무시하는 시험이다. 성적이 공개 되면 광주는 못하니까, 어느 학교는 못하니까, 어느 학급은 못하니까, 어느 학생은 못하니까, 이렇게 학생들이 구분되고 경쟁의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다. 일제고사는 학생들끼리 서로가 밟고 밟으라는 시험이다”고 지적했다.

일제고사가 공부로만 학생을 재단하는 것에 대해서도 불만이 많았다. 송원여고 A 양은 “학생들 중에는 예술이나 음악 특기자로 대학을 가려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일제고사 때문에 많은 학교들이 야간자율학습을 빼주지 않는다. 특히 어떤 선생님들은 직접적으로 수학이 꼴등이라며 압박감을 준다”고 말했다.

일제고사가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시험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특정 과목에 대한 비중이 커지면서 학교의 재량활동 시간이 자습이나 보충수업 시간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일제고사 실시 후 이런 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경신여고 D 양은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도 성적 떨어진다며 못 하게 한다. 너희 ‘딴따라’ 해서 뭐 할 거냐며 기를 죽이는 선생님도 있다. 학생들도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오로지 공부 아니면 허락되지 않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일제고사의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학생도 있었다. 조대여중 C 양은 “일제고사를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다섯 개 과목만 본다. 근데 볼 거면 예체능까지 늘렸으면 좋겠고, 실기도 도입해 선택시험을 봤으면 한다. 일제고사를 잘 보면 연예계에도 진출하고, 악기를 잘 다루면 음대에 가는 구조가 되면 합리적일 거란 생각이다. 왜 억지로 과목 폭을 좁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자신들이 일제고사에 대해 느끼는 압박을 시민들이 잘 모르는 거 같다고 했다.

경신여고 E 양은 “지금 상황에서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알리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대다수 시민들은 일제고사 자체를 잘 모르고, 당연히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지 않고, 정부가 하는 대로 따라가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시민들에게 실상을 제대로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학생들은 학생이 권리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참정권 운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회자로 나선 살레시여고 F 양은 “우리에게 투표권이 있다면 일제고사를 보지 말게 해달라는 주장을 강하게 제기할 수 있을 것 같다. 청소년에게 참정권을 주는 나라도 적지 않다. 근데 한국은 청소년을 미성숙한 존재로 무시해 버린다. 참정권이 있다면, 일제고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글쓴이 : 광주드림 정상철 기자, 박고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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