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jpg 

▲ 김철수 열사 19주기 추모제에 놓여진 제사상.

1991년 5월 18일 고등학생 한 명이 전남 보성고 운동장에서 불길로 나타납니다. 이 날, 학생회 주최로 열린 518광주민중항쟁 기념식을 위해 모여 있던 학생들은 눈물만 흘릴 뿐 생각이 멈춘 듯 아무런 요동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 학생은 불길이 온 몸을 휘감아 도는 상황에서도 ‘노태우정권 퇴진’ ‘참교육 실현’을 외치며 수십 발자국을 남기며 쓰러지고 맙니다. 질긴 목숨은 그를 저 세상으로 바로 보내지 않았습니다. 구급차에 실린 검게 그을린 온몸 그 고통 속에서도 "잘못된 교육을 계속 받을래?"라고 외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도 친구들에게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러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그렇게 생사를 넘나들며 물 한 모금만 달라고 애원하던 그는 “무엇이 진실한 삶인지 하나에서 열까지 생각해 주면 고맙겠습니다. 2주일 동안 밥 한술도 못먹고 하루에 물 한 컵만 먹고 지금까지 여러분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지금까지 힘차게 살아왔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확실히 믿습니다.”라는 마지막 유언을 남긴 채 운명을 달리해야만 했습니다.

바로 그가 올해로 19주기 추모제를 맞는 김철수 열사입니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김철수 열사여!

그가 운명하는 당시 우리는 어른들이 보기에 코 찍찍 흘리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어른들이 만들어준 환경에 순응하면 살아만 가는 그런 존재였지요. 하지만 그의 죽음은 우리를 세상의 중심으로 점점 다가가게 만드는 알 수 없는 힘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그의 죽음을 직 간접적으로 경험했던 이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제도교육에 저항하며 사회모순을 향해 앞 뒤 가리지 않고 달려야 했습니다. 그러한 삶이 열사와 직통하는 삶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당시 천 여명의 고등학생들이 광주 전대병원 영안실 앞에서 비를 맞으며 철수 형을 지켜야 한다고 우리 손으로 장례를 치러야 한다고 학교도 가지 않았습니다. 제가 아는 청소년단체에 근무하는 선배는 그로 인한 죄책감 때문에 학교를 자퇴까지 했었습니다. 그렇게 열사는 벌써 19년이 지나 버렸습니다.

김철수 열사의 무덤은 19년 동안 그 자리를 말없이 지키고 있지만 그 시대를 함께 했던 고등학생들의 삶은 많이 변해 있습니다. 아이들의 아빠 엄마로 공장의 노동자로 사무직 노동자로 어떤 이들은 열사가 가고 싶었던 길을 가고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이들은 열사가 남긴 정신을 위해 투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의 제사 날은 소박하기가 그지없습니다. 언제나 열사들의 제사 밥을 챙기며 자식을 먼저 보낸 많은 부모님들은 아픈 몸으로 비가 오든 눈이 오든 그 자리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또 부모님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찾아온 일부의 옛 친구들을 보며 남 몰래 눈물을 흘리며 먼저 간 자식을 가슴에 묻습니다.

열사의 죽음은 현재 진행형

자신의 몸에 시너를 끼얹고 불을 붙이기 전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요?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스스로 거둔다는 것이 얼마나 두려웠을까요? 그 소중한 목숨을 내 던지며 열사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은 끝난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의 죽음은 사회적 죽임이며 현재 진행형입니다.

아직도 세상은 여전히 많이 가진 사람들과 권력자들에 의해 고통이 심화되고,‘학벌사회’처럼 권력이 세상의 근본이자 주인인 국민들을 목조여 오는데 주저함이 없는 이성이 마비되는 시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이 땅의 교육은 여전히 청소년들을 죽음의 벼랑 끝에 매몰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김철수 열사 20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그의 추모제는 부모님, 유가족회만 자리를 지키고 있어 보기 안타까웠습니다. 이제 참교육 실현을 염원하던 김철수 열사의 바램이 흩어지는 바람이 되지 않도록 살아남은 우리가 망월 묘역에 모여 힘을 모으고 의지를 모아 시대의 등불을 지켜내고 우리를 힘들게 하려는 사람들에 맞서 싸워 나가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살다가 힘들어 걸음을 멈추고 싶을 때 어둠 속에 잠들어 있는 열사들의 숨결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가끔 소주 한 병들고 열사들 곁으로 갔으면 합니다. 그리고 가끔이라도 자식 먼저 보낸 후 속병 앓고 살아가는 부모님들 한번 씩 찾아뵈었으면 합니다. 열사들과 함께하는 것 어렵지 않은 행동들입니다. 자신의 조건과 상황에 맞게 열사정신을 실천하는 마음만 있다면요. 

․ 1973년 3월 전남 보성 출생

․ 1989년 3월 보성고등학교 입학

1991년 5월 18일 보성고 운동장에서 '노태우정권 퇴진'을 외치며 분신

․ 1991년 6월 1일 전남대학교 병원에서 운명

광주 망월동 민족민주묘역에 안장

1991년, 5월 항쟁 11주년 기념일이자 강경대 열사의 장례 행렬이 망월동으로 향할 때 보성고 학생회 주최로 열린 5·18 기념행사를 치루던 도중 김철수 동지는 운동장에서 온몸에 불을 붙인 채 '노태우정권 퇴진'을 외치며 행사장으로 달려가면서 친구들에게 "잘못된 교육을 계속 받을래?"라고 외치며 쓰러져 병원으로 옮기는 도중에 '우리의 소원'을 친구들에게 불러 달라고 했다. 동지는 유서로 보이는 타고 남은 종이에 노태우 정권의 퇴진과 참교육 실천을 위해 기성세대의 깨달음을 촉구하기도 하였다. 동지는 결국 분신 2주만 인 6월 1일 운명하였다.

,
,

포스터(김용철강연회).jpg

,

횡단대화

체벌 없는 세상을 위한 작은 메아리

시간 : 2009년 6월 30일 저녁7시~9시
장소 : 광주청소년문화의집
주제 : 체벌문화 극복방안

배이상헌 : 오늘 포럼에 참석해신 분들 반갑습니다. 사회를 맡게 된 배이상헌입니다. 앞서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난다 님을 비롯한 세분의 발제를 들어봤는데요. 어떠신가요? 오늘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이제 체벌의 당위성 논쟁이 아닌 실질적인 대안이 나오길 기대하며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좋겠습니다.

강경필 : 제가 학교를 그만 둔 아이들과 교육 공동체 속에서 살고 있는데요. 저 역시 잘 통제되지 않는 아이들과 만나는 게 쉽지는 않아요. 제 이야기를 듣지 않은 아이들을 접할 때마다 ‘때려야 되나?’ 이런 순간순간 고민들이 있는데, 제가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없을 거라 생각을 해요. 그러니까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세대 간의 단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세대 간의 단절이란 내가 오랜 시간을 두고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면서 이 사람들이 앞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체벌을 하지 않고 아이들을 만났을 때. 이 아이들이 당장 체벌을 하는 상태에서 교육적 효과를 줄 것인가 보다, 내가 체벌이 문제라 생각했을 때 체벌을 중단한다면 아이들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우리가 문화를 만들어낸다고 했을 때, 저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희망을 버린다면 마음이 가벼워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조재호 : 왜 체벌을 학생입장에서 이야기를 안 하고 교사입장에서 이야기 하는지에 대해서 궁금해요. 일상에서 저는 체벌문화를 이야기할 때마다 늘 교사입장에서만 이야기하는 거 같아요. 사실  과학적으로도 검증이 되었잖아요. 체벌이 교육적으로 효과가 없다. 인간적인 것들이 교육에 효과가 있다. 이건 주체의 문제인 거 같아요. 질문을 바꿔서 생각해보자고요. ‘왜 대통령이 문제가 있지?’보다 ‘왜 저 따위로 하는데도 저항하지 않지?’ 라는 질문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학교를 감옥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둘 다 근대사회에 훈육기관이죠. 근데 한 번 생각해봅시다. 간수가 앞장서서 죄수 인권운동 해줄까요? 감옥에서 죄수운동은요. 죄수들이 며칠 단식하고 있잖아요. 활동시간을 5분을 하기 위해 목숨 걸고 하면서 조금씩 쟁취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학생인권에 학생들의 이야기가 빠졌다고 보는데요. 저는 여기 있는 학생들이 학창시절에 많은 상처를 앉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좀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학생들이 지금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 어떤 저항의 씨앗을 잡아내고 있는가! 이게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막막한 질문인데 학생인권운동을 계속하고 있는데, 속은 후련하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 입장에서 체벌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들은 어떤 노력을 있을까요? 학생들도 사실상 감옥체제에, 한국사회 학벌체제에 마음속으로 동의하면서 다니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가 뭐냐면,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내면화되어 있잖아요. 솔직히 대학만 가면된다… 그런 계산들이 있지 않나요? 비슷한 얘기로 선생님들이 시국선언 하는 게 왜 이리 어려울까요? 왜냐면 밥벌이니까. 학생들이 학교 그만두고 내 인생이 경제적으로 살아가기 힘든 만큼, 선생님들도 분명 힘들 거 같아요.

최유찬 : 앞서 조재호 선생님들이 왜 시국선언 못하셨는지에 대한 이유로 밥벌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마찬가지일 거예요. 학교를 다니면서 제 머리 속에 들어있는 건 ‘좋은 대학가자’인데요. 대학 잘 가면 결혼도 잘하고, 마누라 얼굴도 바뀌고, 차도 생기고… 영어 잘 하면 직장취직 잘 된다. 하여간 저는 학생들이 저항하지 못하는 게 공포심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세뇌 당했던 공포심이요. ‘저항했다고 수행평가 점수 까이면 어떻해?’ 라는 고민이 들어요. 사실 선생님들도 수행평가를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잖아요. 수행평가 깎이면 내신 성적에 반영된다고 말씀하시잖아요. 저는 그게 협박이고 공포가 되고… 밥벌이 못해 선생님들이 시국선언 못하듯이 학생들도 공포심이 있고, 쉽게 행동하지 못하는 거 같아요.

난다 : 발제를 할 때, 미처 말 못한 게 있는데요. 저는 문화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 체벌은 구조의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해요. 청소년은 이 시기에 교육을 받아야 되는 것이고, 내가 나이가 많고 사람들에게 지식을 얻어가야 하는 거라고 전제가 되어 있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통제방식이 없애질 수 없는 거예요. 체벌의 대안으로 벌점제가 생겼잖아요.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공정하고 감정적이지 않게 통제할 수 있냐는 거예요.

배이상헌 : 그런 애기라 한다면, 아수나로의 청소년인권운동은 근대적 학교를 무너트리고 일률적인 학생들의 교육과정이나 폭력적인 것들도 무너트리고 새로운 판의 교육제도를 이야기하시는 건가요?

난다 : 그럴 수도 있어요.

공현 : 궁극적인 지향은 그런데요. 체벌문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할게요. 사실 체벌이 문화지만, 구조라고 먼저 애기하는 것은 이유는 학부모 발제를 들으면서 느낀 거지만… 체벌을 온건하게 접근하잖아요. 온건하게 접근해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 체벌을 없애기 위해서는 굉장히 도전적인 활동이 필요한 거고, 학생들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까 애기한 68혁명의 예시처럼요. 저는 교사들의 노동조건도 연결하면 그렇게 행동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학생들의 입장에서 저항사례가 있냐는 물으셨죠? 인천여고 사례를 들면 학생들이 체벌을 하는 교사를 징계하라는 학생들이 서명운동을 해서 교사가 징계를 받았거나, 수원의 예단고 같은 경우 그렇게 진행되고 있어요. 그런 행동을 하고 있고, 사실 학생들이 굉장히 많은 용기가 필요하지만 실제로 작지만 그런 행동들이 일어나야 되고요. 만약 체벌을 하는 교사가 있으면 처벌을 안 받더라도 계속 신고하는 것들이 필요할 수도 있고… 학생들 부담이 크지 않느냐는 게 있는데, 그래서 조직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이야기가 있어요. 그래서 청소년단체들이 학교별 모임이던 학생회모임을 꾸리고 있는 거고요. 이 자리에 나온 아수나로도 전청련분들도 희망분들도 노력하고 있어요.

강경필 : 교육자라는 걸 포기 한다는 게 쉽지 않은 거 같아요. 학생들이 체벌을 하는 교사들에 대해 저항학고 반기를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체벌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무시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이야기냐면 자기 스스로 공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교육자의 역할이라는 것은 학생들에게 의지를 불어넣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선생님을 만난다는 것은 ‘왜 내가 공부를 해야 하는지.’ 이런 부분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곡된 의미로 체벌이란 수단이 사용되어 왔잖아요. 그래서 체벌을 하자는 게 아니라, 깽판을 치는 순간조차도 우리는 어떤 의지를 거부할 것인지에 대해서 분명히 해야 될 거 같아요. 원론적인 학교를 거부할 것인지, 교육주체에 인정하지만 지금 현재 상황을 해체시켜야 될 것인지에 대해 지금 이 자리가 아니라 앞으로 견고하게 가져가야 할 거 같아요.

교육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내가 귀 기울려달라는 말은 교육적인 질문들을 늘 학생들에게 제시해줘야 하는데, 그런 질문조차도 포기해야 한다면 앞으로 더 어두운 전망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 의미에서 앞의 학생도 이야기했지만, 서로 존중하는 것이 큰 착각인 거 같아요. 상호존중 한다는 자체가 그게 문화거든요. 그게 서로 상호존중을 받아본 적이 없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런 푸는 방식이 서툴 거 같아요. 우리가 서로 상호존중을 한다는 것은 형성되기 힘들다는 걸 이해해줬으면 해요.

박은혜 : 정말 궁금해서 묻는 건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여기 계시는 분들이 성적과 관련한 체벌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당하다고 공감하신 거 같아요. 저 역시도 성적과 관련해서 체벌은 어떠한 경우에도 부당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학생들이 부도덕한 경우를 했을 경우에는 체벌을 안 하고, 교사의 입장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지 어떤 생각을 해보셨나요?

배이상헌 : 애들이 후배들 물건을 훔쳤는데 학생부로 왔네요. 저하고 함께 하는 학생부이 학생들에 대한 존경심도 같고 열정도 있는데… 문제는 과연 그러기 때문에 학생들이 ‘우리 선생님에겐 안 맞겠지.’라는 생각하고 있다는 거예요. 학생들이 처음 긴장을 하는데, 부도덕한 일이 상습화 되었을 경우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요?

난다 : 잘못을 한 것에 대해서 ‘왜 이것이 잘못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봐야지 않을까요.

이영선 : 저는 전제조건이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 왜 일상적으로 학생들이 남의 물건을 훔치게끔 되는가에 대해서 고민해야죠. 초기 접근을 어떻게 해서 악화되지 않게끔 학교와 교사의 역할이어야 하고, 상습된 것에 대해 통감의식이 있어야지 않나 생각해요. 전제조건 자체가 굉장히 폭력적이기 때문에 걸맞지 않는가 아니나요? 방금 교사 분들의 폭력적인 질문들이 청소년들을 몰아붙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공현 님께서) 학부모의 인권지수가 애기했는데, 아킬레스이지요. 근데 교육주체들의 충분히 의견을 학생들에게 줬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학생들의 인권지수 또한 영 형편없어요. 이 경쟁교육에 관성화 되었더라고요. 이런 잘못을 했으니까 맞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맞을 짓이 아닌데 맞아야 된다고 길들여진 아이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나마 인권지수가 높은 게 그래도 학생들이 높지 않나 생각이 드는데…….

그래서 학교운영은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있잖아요. 학부모의견이 교장의 거수기 역할 밖에 못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용기어린 모습이 부조리 된 학부모로 인해서 무산되는 게 아니나 싶어요. 제 마음 속은 학생들을 운영위 주체가 아닌 학생회에 의식적으로 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두 명의 발제자 분들도 들었는데, 저는 약간의 온건적인 입장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유윤종 : 네. 이영선 씨가 말씀하신 대안은 온건할 뿐 아니라, 비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해요. 왜냐면 학생들이 결정을 내려서 체벌의 동의를 하게 하면, ‘우리가 결정했으니까 맞을 수 밖에 없어.’라고 인정하게 되잖아요. 결국 교사가 결정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결정했으니까 학생들끼리 싸움을 붙이는 거예요.

그 다음, 체벌 말고는 어떤 방식이 있을까? 명백하게 반인권적인 주변인을 두들겨 패는 경우라면 지도가 필요하지요. 근데 가능할까요? 학교 교육과정의 문제기이도 하지만 글쎄요. 답이 안 나와요. 한국사회 부도덕한 학생은 감옥에다가 몇 년 넣는 거 밖에 없잖아요. 사실 그 사람이 저지른 것들이 살아온 환경과 사회적 배경과 경험, 총체적인 만들어낸 결과물이 행위로 이어지는 건데요.

저희 어머니께서 학교폭력상담사인데, 어느 청소년은 다른 사람을 때린 것을 잘못이라 인정하지 않아요. 그 사람이 살아온 인생과 성격 다양한 것들 때문인데, 어떻게 바꿀 수 있느냐? 그 사람을 어떻게 리셋 시킬 수 있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그래서 저는 학교에서 모든 걸 감당하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다만, 모든 사람이 구원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이지, 받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리셋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걸 최대한 노력을 통해서 바꿔낼 것이냐, 그게 아니라면 다른 생활환경을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줄 것을 생각하고 줄 수밖에 없는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걸 경험시켜야 한다고 생각해요. 결론은 학교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별도의 프로그램이나 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범진솔 : 저는 친구들과 체벌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저를 비롯해서 체벌에 대해 동의를 하거든요. 대학을 가려면 성적이 좋아야 하고, 성적이 좋으려면 누가 방해하면 안 돼요. 대학에 가서 성공하고 싶으니까, 그게 사회에서 바라는 것이고요. 이런 맥락에서 본다면 우리 교육은 망한 거 같아요. 교육이란 게 공부나 성적이란 것에 집착을 시키니까 이런 발상을 하는 건데요. 친구들도 많이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맞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그걸 바라는 사람도 있어요. 성적이 안 나오면 자기를 많이 때려주라고 바라는 이도 있어요.

설연석 : 저는 제일고 교사인데요. 제가 개인적으로 체벌을 거의하지 않습니다. 거의 하지 않는다는 건 다른 말로 ‘한다’는 것이죠.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들거든요. 해야 된다 안해야 된다는 것을 떠나서 요즘 가장 큰 고민은 제 아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건데요. 4살, 8개월입니다. 학교에서 일 년에 한 번 때리는데, 제가 애를 하루에 한 대 때립니다. 집에서 애를 키우면서 느끼는 거랑 학교에서 때리는 거랑 다른 거 같아요. 집에서 애를 때를 때 고민은 때리는 행위가 아니에요. 아내랑 고민할 때, 제 아이의 성격에서 오는 교육방법이예요. 역시 때려서는 효과가 없다는 거예요. 효과가 조금 있다면 조건반사, 즉각적인 현상이 있지요. 또 동일한 사안은 반복이 되지요. 또 그러면 때려야 되냐는 고민보다는 우리 아이는 때리는 것보다 설득하고 말을 하면 더 잘 듣는다는 건데요. 간혹 우리 아이가 남에게 피해를 주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 순간 ‘너 맞을래?’ 라고 합니다. 우리 아이는 멈추죠. 아이는 공포를 느끼는 거죠.

학교 애기로 넘어가면, 학교에는 그런 교육적 논의가 없죠. 이를테면 제 옆에 동료 교사가 앉아서 어떤 학생이 싸가지가 없다고 애기하는데, 교육적으로 접근해 보자는 소통이 없죠. 교무회의 시간에 교육과정(학생생활규정)을 교사들이 만든다고 하는데, 규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학교생활규정이 과거에 만들어진 경우가 그대로 이어져 오는 경우가 많고, 선생들이 바꾸고 싶어도 바꾸지 못하는 게 학교생활규정이죠. 그러니까 흔히 공교육이라고 표현하는데요. 대학 잘 보내주는 것이 교육이잖아요. 공교육이 좀 더 의미를 가지려면, 체벌에 대한 문제가 매달 매 시간 안건으로 올라올 수 있다면 공교육의 장이 참 의미가 있겠죠. 학생들 또한 수능시험 보는 만큼 이런 주제가 학생들 간의 논의하는 것이 필요해요. 학교는 공교육을 말하고 교육을 말하지만, 교육적 의미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아졌죠. 입시, 용의복장규정이 훨씬 더 일상적인 경우가 많지요. 체벌을 없애자는 말은 지극히 문화적인 거 같아요. 제가 저희 아이들에게 대하는 것이 문화인 것처럼, 더 구체적인 고민 없이 우리아이에게 공포심을 느끼는 체벌문화가 학교에서 일상적으로 통용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환경이 있고, 체벌은 나쁜 것이니까 없애자는 의견은 공허한 거 같아요. 그렇게 쉽게 없어지기 어려울 거 같아요. 교사들의 책임도 크겠지만, 학생들이 그러한 문화에 심취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예를 들어 저 학생을 때려서라도 수업분위기 잡아주라는 요구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체벌문제가 ‘체벌이 정말 문제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류의 역사에 있어 폭력이 사라진 적이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폭력이 나쁘니까 폭력을 없애자고 하는 것이 그게 더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해요. 이 자리에서 대안이 온건하다고 하는데, 과격하게 표현하면 학교의 학생이 체벌교사 신고단을 만들어 체벌하는 교사를 경찰에 고발하는 게 어떨까요? 그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겠지요. 그렇지만 도의적으로 비난받을 수 있지만요. 체벌을 현장에서 없앤다는 것은 진짜 어려운 문제고요. 교사의 노력으로 애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요. 개인적인 삶의 자세가 더 요구되고 절실한 거 같아요. 체벌에 대한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배이상헌 : 교사로서 꼭 하고 싶은 게 있는데, 왜 이리 이야기하기 힘들죠? 제가 보는 해결책은 학교자치예요. 지금 교사가 과도한 치안유지 보안관 노릇을 하는 거 같아요. 교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변화를 시키는 방법이 있어야겠다? 교사보고 치안유지 하라면서 체벌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진짜 웃깁니다. 교사보고 교육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교사가 상담가가 되어야 하고… 교사의 역할의 고민인데요. 학생들이 교사의 눈치를 보며 사는 것이 스트레스고, 처음에는 무섭고 힘들었지만 나중에는 교사의 눈치 깽판 치는 것이 냉소적인 것이 자기 해방인 것처럼 생각하는 유혹을 학교가 가진 것 같습니다.

만약 학생들이 교사의 눈치가 아니라, 내 친구들 때문에 지킨다면 어떨까요? 규칙, 공동체 주인으로서의 회복이 가능할까요? 어떻게 학생들이 공동체의 주인이 될 수 있을까요? 제가 교직사회에서 주장하는 것이 외면당할만한 것일까요? 체벌교사 체포단만 현실적이고 제가 제안하는 것은 비현실적일까요. 학교 안의 학생들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고요. 언론의 자유거나 표현의 자유거나 학생 다수의 눈총에 대한 잘못된 왕따가 아니라, 필요한 왕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시민권이 회복되면 좋겠어요. 전 자치활동이란 대안인데, 시민사회단체나 청소년인권운동단체는 체벌을 없애자는 이야기 말고는 대안이 없는 거 같습니다.

임하성 : 폭력은 폭력을 낳지요. 꼭 학교의 탓으로 넘기지 않았으면 해요. 가정 내에서나 학부모가 자녀에게 가하는 폭력들은 이야기 되지 않는 거 같아요. 교사들이 너무 많은 것들을 쥐고 있다고 생각해요. 가정 내에 학부모가 많은 권력들 친권들 경제적으로 부양해야 될 것들 자녀들을 확대하고 통제하는 것처럼. 그런 의식이 가정을 넘어 학교로 이양하게 되는 거 같아요.

배이상헌 : 오늘 이렇게 이야기가 결국 성공한 것 같은데요. 왜냐면 체벌에 대한 당위적 담론만 이야기 했으면 공감이 될텐데, 만만치 않은 무거운 것은 실천적으로 고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당위적인 접근 이상에 실질적인 고민의 자리지 않았을까 생각하면서, 오늘 상당히 무질서한 사회자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채워주신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멀리서 오신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분들께 감사드리며, 모두 박수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생존권 위협하는 금호타이어를 향해, 인권단체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가졌어요.

인권단체 답게!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박고형준 활동가의 퍼포먼스 작렬. ^^ 

58513_5590_1851.jpg 

63091_20693_634.jpg

63091_20694_70.jpg

2010031185157.jpg 

,

학벌 없는사회 광주모임,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와 함께 9일 오전 인권위 광주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 인권침해 2차 진정서를 접수했답니다.

그나저나 올해는 특정학교 현수막이 권고조치가 나야할텐데. ^^


,
짜잔~~~! ^^

IMG_6928.jpg
,

2010022284530.jpg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등 광주지역 7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는 22일 광주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어요. “안순일 교육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를 할 것”을 검찰에 요구했답니다.

,

전라남도교육감은 일제고사와 관련하여 고재성 교사에 대한 징계방침을 즉각 철회하고, 일제고사 당장 폐지하라.

전라남도교육감, 전남제일고 교장은 보라!

2009년 12월 31일, 서울특별시행정법원은 일제고사를 반대했다는 이유로 해임 처분된 7명의 교사들이 청구한 해임처분취소소송을 인용하여 해임이 부당하다고 판결하였고, 2010년 2월 11일, 강원도춘천행정법원에서도 교육감이 일제고사 해직교사들에게 행한 해임처분은 위법한 징계행위이므로 무효라고 판결하였다.

비록 법원이 학업성취도 평가와 일제고사 사이의 교육적 판단에는 미묘한 여운을 남겨두었지만, 일제고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교사들에게서 교단을 빼앗은 한 교육감은 행위는 위법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 승리의 사례들이다.

이런 흐름임에도 불구하고 2010년 2월 2일. 또 다시, 전라남도 교육감은 일제고사 감독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전남제일고 고재성 교사에 대해 감봉 2개월 징계조치 내렸고, 오늘 2월 19일 학교로부터 강제전출 발령이 났다.

2009년 10월, 고재성 교사는 일제고사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학부모들과의 공감대 형성을 통하여 일부 학부모들의 체험학습을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학교장의 만류가 있자 학교장의 요구를 수용하고 일제고사 당일 체험 학습을 보류하는 등 학교행정에 적극 호응하였음이 확인되었다. 오히려 체험학습을 나가지 아니하고 학교에는 근무를 하겠으니 자신의 견해와 달라 실행하기 힘든 감독에서만은 제외해달라는 요청에도 불구하다. 하지만, 도교육청과 학교장은 요구를 묵살한 채 감독교사에 배치하여 갈등을 유도하고 사태를 악화시켰다.

정황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징계판결 한 도교육청의 방침은 지엽말단의 문제를 빌미 삼아서 일제고사의 폐해를 온 몸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했던 참 교사를 일방적으로 탄압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일제고사는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

이미 우리는 지난해 일제고사가 교육현장을 얼마만큼 파괴하고 있는가를 볼 수 있었다. 교사는 교육적 판단을 스스로 할 수없는 수동적 존재가 되었고, 학생은 공부하는 기계로 전락하여 늦은 밤까지 문제풀이 수업만 되풀이 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사교육 시장은 날로 번성해, 이제는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치닫으며 학부모의 사교육비 부담을 주고 있다. 이런 일제고사의 폐해를 알리고 거부하는 게 무슨 잘못이란 말인가. 고재성 교사의 행동은 학생들에 대한 참사랑이었고 차마 버릴 수 없었던 양심적 선택이다.

“3년은 꼭 함께 하자”

고재성 교사와 학생 간에 한 약속이다. 학생들이 눈물을 흘리며, 학부모들은 강제전출 반대 동의서를 걷어가며 학교장, 도교육감에게 전보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누구도 원치 않은 전출이다. 우리는 요구한다. 전라남도 교육감은 일제고사와 관련하여 고재성 교사에 대한 징계를 즉각 철회하라. 이명박 정부는 줄 세우기식 일제고사 폐지, 더 나아가 대학평준화를 통해 평등교육 실시하라. 끝.

2010년 2월 19일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
어제(25일) A중학교 교사가 자신의 자녀 성적을 수차례 조작해 시교육청으로부터 해임 통보를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축소․은폐하기 위하여 시교육청은 교직복무심의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해당 사안을 징계위원회로 회부, 징계 조치한 내용까지 드러났다.

이번 성적 조작 사건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학교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발생한 것으로공교육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무너뜨리는 매우 유감스러운 사건이다. 더욱이 시교육청까지 적절한 징계 절차와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것은 교육비리 근절을 바라는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이다.

교육비리를 저지른 교사 개인의 양심과 자질은 더 이상 언급하지 않더라도 최근 전국적으로 터지고 있는 교육계의 비리에서 알 수 있듯이 가장 큰 문제는 교육당국의 안일한 인식과 태도라 할 수 있다. 이번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도 시교육청은 사실에 대한 축소․은폐에만 급급했을 뿐 적절한 규정과 절차에 따라 처리하지 못하였다.

시교육청은 교원의 성적 조작, 금품 수수, 성폭력 비리에 대해서는 부적격 교원 대책의 일환으로 교직복무심의위원회를 개최해야 함에도 이를 무시하였으며, 교사 자녀의 성적 조작을 예방하기 위한 상피 제도 역시 학교 선택권이라는 소신 없는 행정으로 강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는 시교육청이 교육비리에 대한 안일한 인식과 태도에서 벗어나 상피 제도 등의 합리적인 제도 마련, 적법한 절차 및 규정 준수 등을 통하여 교육 현장에 만연해 있는 교육비리를 철저히 근절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끝.

2010년 2월 26일 /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