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교육청이 시행한 ‘2022년도 지방공무원 제1회 임용 필기시험 장소 및 응시자 유의사항 공고’에 따르면, 해당 임용 필기시험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은 시험 도중 급히 용변을 볼 일이 발생하더라도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배탈·설사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화장실을 이용하더라도 시험장 재입실은 불가능하다.
이에 우리단체는 임용 필기시험 중 화장실 이용을 금지하는 것은 인권을 침해하는 조치로, 이를 시정해줄 것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요구했다.
이에 국가인권위는 “시험의 공정성과 다른 수험생들의 보호라는 이유로 긴급한 생리적 문제를 겪고 있는 수험생의 화장실 이용을 제한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막연하고 제한적인 반면, 시급히 화장실을 이용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겪을 수밖에 없는 피해는 중대하며 구체적이기 때문에, 임용 필기시험에서 시험 도중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는 것은 「헌법」제10조에서 보호하는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 일반적 행동자유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더불어 국가인권위는 “광주시교육청에 대하여 해당 시험 응시자들이 필요시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현행 시험운용 방식을 개선”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국가인권위는 위와 같은 판단에 기초하여, 국가기술자격시험, 변호사시험, 교원임용시험 등에서 시험 중 응시자들의 인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권고해왔고, 실제 다수가 응시하고 엄격한 시험관리가 요구되더라도 여러 시험장(국가공무원 7급 임용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 등)에서 화장실 이용 허용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다.
광주시교육청은 이 진정 사안 해결의 어려움으로 부정행위 방지의 방안 마련과 감독 인원 확보의 곤란함을 주장하고 있으나, 시험의 공정성이라는 법익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 속에서 조화롭게 추구되어야 하므로 광주시교육청의 주장대로 부정행위 방지 등을 이유만으로 응시자의 기본권이 유보될 수 없다.
이에 우리단체는 시험 응시자들의 인권이 보장된 임용 필기시험 운영 방안을 마련하는 등 인권위 권고를 적극 수용할 것을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하는 바이다.
수업성장 인증제는 교사가 수업안을 기획한 후 수업 공개, 수업 참관, 수업 실천을 하면 이를 교육청이 인증하겠다는 정책이다. 광주광역시교육청에서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제도인데, 일정 수준 이상 목표에 도달할 경우 교육감 표창, 해외연수 기회 가산점, 연수 신청 우선권 등을 준다.
이에 지역의 한 교원단체는 “수업은 무언가를 바라고 해서는 안 되는 교사의 숭고한 영역인데 외적 보상 영역으로 묶는다는 발상은 빈곤한 교육철학 수준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다.”며 수업성장 인증제를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으며, 광주시교육청은 “노력하는 교사에 대한 연수 기회 제공 등의 혜택은 존재하나, 인사고과 반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후 수업성장 인증제에 대한 논란은 신문칼럼, 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 등으로 번져 학교 관리자, 교사, 시민사회 등에서 각자의 입장을 밝히는 분위기가 뜨겁다. 그런데 광주시교육청은 이 같은 토론 마당을 환대하고, 교육담론의 성과를 정책에 반영하기는커녕 편을 나누고 갈등을 키우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시교육청 인사클린센터 홈페이지에 공개된 2023년도 교육전문직 임용후보자 선발(이하, 임용후보자 선발) 공고문에 따르면, 2024년부터 임용후보자 선발 시 ‘수업성장 인증제 경력’을 가산점(연 0.6점, 상한점 3점)으로 신설하기로 행정 예고했다. 이는 인증제를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일을 금지하겠다는 교육청 교육국장의 입장을 거스르는 것으로 인증제를 둘러싼 인사행정 갈등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광주시교육청은 2024년 임용후보자 선발부터 교무행정지원팀에 가산점을 삭제하기로 했다. 이 가산점은 담임교사가 학생지도에 전념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를 전담해온 교사를 위한 인센티브였다. 이 때문에 교육청은 혁신학교의 성과조차 일단 지우고 본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수업성장 인증제 경력 가산점 문제 지적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은 ‘인사고과’와 ‘교육전문직 임용후보자 선발’은 다르다는 논리로 둘러대고 있다. 하지만 교육전문직이 교장, 교감에 이르는 일상적인 승진 경로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물론 민선 4기를 새롭게 꾸린 교육감에게 자신의 약속을 이룰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 다만, 무엇을 극복하고, 무엇을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자기 성찰과 탄탄한 설득 논리는 생략한 채 시민사회의 논란을 키우는 행태는 결코 바람직한 교육 협치가 아니다.
수업성장 인증제에 대한 우리단체 입장은 차치하더라도 가산점 논란으로 인해 이미 학교 현장은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 그런데, 광주시교육청의 미심쩍고 엉성한 인사행정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사안은 비단 이뿐이 아니다.
감사원이 광주시교육청을 상대로 광범위한 공익감사(교육감 동창의 개방형 감사관 임용, 부적격 판정 교원의 교장 자격 승인, 음주운전 전력자의 교육전문직 임용 등)가 진행 중이다. 더 이상 독불장군 식의 인사행정으로 교육계에 불신이 쌓이지 않기를 당부하는 바이며, 교육전문직 임용후보자 선발 가산점 문제도 다시 생각해 볼 것을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하는 바이다.
2023년도 광주광역시 교육비 특별회계 세출예산 집행기준(임차료)에 따르면, 각종 시험, 연수 시 각급 교육기관, 훈련기관, 연구소 등 공공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국민권익위원회는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시행하여, 특혜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정 업체와 일정 횟수 또는 금액 이상 수의계약을 맺는 일을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따라서,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시험, 연수 등 각종 행사 시 공공시설의 교육장, 회의실 등을 이용하도록 노력하는 한편, 부득이 호텔 등 외부시설 이용 시 꼼꼼하게 임차비용을 따져 효율적으로 지출하되, 특정 업체에 계약이 편중되지 않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광주시교육청 연수, 행사 관련 외부 시설 이용 세부현황(2022년~2023년 3월)을 받아 우리단체가 분석한 결과, 전체 40건 중 공공시설을 이용한 실적은 7건(17.5%)에 불과하고, 나머지 33건(82.5%)의 경우 호텔, 예식장, 리조트 등 민간 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다가 해당 기간 호텔에서 20건의 연수, 행사 등을 진행했는데, ○○호텔과 집중적으로 7건의 수의계약을 맺은 것이 눈에 띈다.
총계
민간시설
공공시설
계
호텔
리조트
예식장
기타
40
33
20
2
5
6
7
▲ 2022~2023년 3월, 광주시교육청 연수, 행사 관련 외부시설 이용 세부현황
물론 교육청 시설의 대관 일정이 중복되거나 수용인원에 한계가 있을 경우, 접근성이 떨어지고 주차 등 불편이 많이 따를 경우 등 불가피하게 외부시설을 이용하게 되는 상황도 존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외부시설 중에서도 임차료가 유독 높은 민간시설만 고집하는 것은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며 교육청 예산지침을 명백하게 위반하는 행태이다. 또한, 객관적 사유가 없다면 특정 민간시설과 수의계약을 집중적으로 맺는 것은 특혜 시비로 번지기 쉽다.
이에 우리단체는 다음 사항을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하는 바이다.
▶ 교육청 시설, 공공시설을 이용하도록 전 기관·부서에 독려할 것.
▶ 수의계약 횟수·금액 상한제를 도입하고, 꼼꼼한 가격 검증을 통해 예산을 보다 투명하고 책임 있게 집행할 것.
최근 광주지방검찰청 부패·강력수사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광주지역 교복판매·대리점 업자 31명은 2021년부터 3년 동안 중·고교 147곳에서 발주한 161억 원 규모의 교복공동구매 입찰에 참여했다. 그런데, 387번의 입찰 사례 중 289차례에 걸쳐 담합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업자들은 광주에서 총 45개 교복업체를 운영하며 업체에 따라 적게는 3차례, 많게는 39차례 입찰 담합을 한 것으로 조사됐는데, 지역 세무서에 등록된 단체복 납품 업체 59곳 중 최근 3년간 교복 입찰에 참여한 곳이 45곳이므로 영업 중인 모든 업체가 담합을 한 셈이다.
이들 업체가 챙긴 부당 이득은 무려 32억 원에 달하는데, 이 이득은 고스란히 학부모가 입은 피해와 비례한다. 그런데도 광주시교육청은 시·도교육감 협의회 안건 제안 등 형식적 조치만 취했을 뿐 학부모 피해를 복구하기 위한 대책에는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우리단체는 지난 1월 교복입찰 담합 관련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결과를 바탕으로 피의자를 특정하고, 학부모 등 피해자를 모집하여 손해배상 집단소송을 추진할 것이며, 관련 법률을 검토한 뒤 공익소송 변호인단을 꾸릴 예정이다.
아울러 소비자단체, 교육단체와 연대해 (가칭)공정한 교복입찰 시장을 만드는 소비자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입찰 경쟁 체제가 공정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교육당국에 요구할 것이다.
▢ 강제 조기등교-야간자율학습을 강요받고 있는 학생들의 절박한 호소다. 광주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이하 ‘교육연대’)는 지난 4월11일부터 5월3일까지 강제 조기등교-야간자율학습(이후 ‘야자’)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그중에서도 심하다는 소문이 돌던 요주의 학교 학생들 대상으로 ‘학생목소리 직접 듣기 센터’를 운영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고통스런 호소가 316건 접수됐고, 그 내용*를 보고 있노라면 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광주교육청은 해당 학교는 세월호가 준 교훈을 잊은 게 분명하다.
▢ 학생들이 전한 호소내용을 보면, 조기등교를 강제하는 학교 중에는 아침자습이나 영어듣기 수업으로 채우고 있어 사실상 0교시를 실시하는 학교의 사례. 방과후학교와 야자에 빠지려고 하면 화를 내거나 욕설, 상장과 생활기록부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기록에 불이익을 당한다는 제보도 있다. ㄷ여고 2학년 학생은 수익자부담경비로 운영하는 방과후수업을 강제함으로써 학생고통이 영리목적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불만도 토로했다. 또한, 서구 소재 ㅅ고 2학년 학생은 토요일에 진로캠프라는 위장으로 국영수 심화반을 운영하며 내신을 몰아주고 있다는 가히 믿기 힘든 내용도 접수됐다.
▢ 이는 이정선 교육감이 취임한 온전한 첫 해, 강제 조기등교-야자를 금지하고 있는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이하 ‘정규외 교육활동’) 기본계획 수립을 폐지하면서 우리 지역 고등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이다. 많은 단체가 우려했던 대로 교육청이 학생고통 유발 교육청으로 전락한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우리 지역 77개 단체가 모인 광주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에서 줄곧 요구하고 있는 해당 지침이 담긴 기본계획 재시행에 교육청은 지금까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 해당 지침이 담긴 ‘기본계획 공문 시행’이 중요한 이유는, 이에 근거하여 학교는 강제 조기등교(0교시)-방과후학교-야자 실시 금지를 담은 ‘자체 운영 계획을 수립’하여 교육청에 공문으로 제출해야만 한다. 이렇게 되면 모든 학교에 확실한 공적 효력이 작동되기에 학교는 이를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 강제 조기등교-야자를 철저하게 준수, 교육청은 이 점이 못마땅했던 것일까?
▢ 강제 조기등교나 야자를 실시한 학교명단을 보면 이정선 교육감 인수위에 참여한교장이 재직하고 있는 D여고와 4대 비위자임에도 역시 이정선 교육감이 최종 승인으로 교장 자격을 부여한 K고교도 속해 있다. 단체협약에 따르면 이들 두 학교는 행‧재정적 조치를 취해야 함에도 교육청은 오히려 수십억 예산 특혜를 주었다. 특히 K고교는 여기에 더해 부당한 인사 특혜도 주었다.
▢ 이런 이정선 교육감의 비상식적인 행태에 대해 지역교육계는 교육감 선거 준비 차원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즉 오로지 재선을 위한 선거 홍보에 쓰기 위해 수능점수 올렸다는 결과를 얻으려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2022년에서 2023년으로 숫자 하나만 바꾸면 되는 손쉬운 일을 △그것도 단체협약과 조례를 위반하면서까지 △무엇보다 학생들이 이렇게나 고통을 겪고 있는데도 이렇게나 완강하게 거부하는 것에 도저히 납득할 수 없음에서 나온 분노 섞인 비판이다. 아닐 것이다. 아니어야 한다. 교육자라는 자들이 이러면 천벌을 받는다. 아이들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덕 보려 하는 교육자는, 어른은…진짜 나쁜, 아니 파렴치한사람이기에. 지금의 ‘설마…’라는 생각이 맞길 바란다.
▢ 이런 맥락에서 이제 교육청은 온당한 응답을 해야 한다. 교육청은 정규 외 교육활동 기본계획 수립을 폐지한 이유로, “이제 정규 외 교육활동은 정착되었기에 학교(장)의 자율에 맡기려 한다”는 주장을 줄곧 해왔다. 며칠 전 우리 교육연대는 우리 지역 인문계고 중 60.7%가 해당 지침을 위반하고 있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교육청의 주장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그 당시 교육청의 반응은 묵묵부답이었고. 하지만 이번에는 답해야 한다. 학생들이 직접 낸 목소리이지 않은가. 그것도 절박하게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라는 호소이지 않은가. 이번만큼은 응답해 주길 바란다. 그럼 믿지 않겠다. 아이들의 고통으로 다음 선거 덕을 보려한다는 소문을.
▢ 이번 응답으로 학생들의 고통을 없앨뿐더러, 차기 교육감 선거 준비를 위해 저런 나쁜 짓을 서슴지 않고 있다는 의혹을 말끔히 떨칠 수 있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우리 교육연대가 4개월이 넘게 줄곧 요구하고 있는 ‘정규 외 교육활동 기본계획’을 학교에 보내면 된다.5월26일(금)까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에 공감을 담아 △학생들에게 사죄의 의미를 담아 추가 행동에 나설 작정이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연대는 △단체협약 위반으로 고소 △국가인권위 진정 신청 △45일째 1인 시위 △오늘까지 두 차례 기자회견으로 대응했다. 여기에 또 추가 대응이 얹어질 것이다. 그 이후에도 또, 또, 또 … 추가 대응이 계속, 계속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우리는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그건 바로 이정선 교육감세력은 넘지 않아야 할 선인, 학생들의 삶을 건드렸기 때문이다.
▢ 강제 조기등교-방과후학교-야자에 시들어 가는 우리 학생들의 “도와주세요 살려주세요” 호소와 절규에 이제는, 교육청은 응답으로 결단해 주길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이 사안은끝까지 간다. 양심의 힘이 우리를 이끌어 주기에!
다큐멘터리 <잠자리 구하기>는 청(소)년과 입시, 성장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성장은 누군가에겐 멈춤이고, 이탈이며, 불화이기도 하다. 나는 이 다큐를 통해 성장이 우리 청(소)년들에게 있어 어떻게 삶의 불행과 죽음이라는 문제와 연결될 수 있는지를 말하고 싶다.
<줄거리>
고등학교 3학년인 나는 카메라를 들고 입시를 치르는 나와 친구들을 찍는다.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된 나는 입시 때 느꼈던 원인 모를 불안을 여전히 느끼며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다 고등학교 친구로부터 잘 지내지 못한다는 연락을 받고, 친구를 도와주려 하지만 잘되지 않는다. 나는 친구에게 편지를 쓰기로 한다.
<감독소개 : 홍다예>
1996년 출생. 단편 다큐멘터리 <시발.>(2014)을 만들어 2015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청소년경쟁에서 상영 후 수상했다. 이후 <개새끼>(2016), <관종쓰레기>(2018) 등을 연출했다. 만들고 싶은 다큐멘터리가 많다.
○ 광주시민사회가 ‘광주 학생 삶 지키기 교육연대’를 꾸려 ‘정규교육과정 외 교육활동 기본계획’을 시행하라고 광주광역시교육청 정문 시위를 시작한 지 벌써 두 달이 되었다. 하지만, 교육청은 여전히 귀를 막고 있으며, 한술 더 떠 서울대 입시설명회를 공동 주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 우리단체는 ‘광주시교육청 주관 입시설명회가 수도권 대학으로 편중되는 현상’ 관련,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입시경쟁을 부추겨 공교육을 병들게 한다는 논지로 광주시교육청에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 이에 광주시교육청(전임교육감 시기)은 전문대·지방대의 입시설명회도 균형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개선해 왔다. 또한, 특정대학 위주 입시설명회 예산을 대폭 줄이고, 맞춤형 대입 프로그램과 진로 체험 정보를 다양하게 제공하기 위해 진로·진학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공교육의 정신 위에서 진로·진학 예산이 건강하게 편성되도록 노력한 바 있다.
○ 또한, 지방자치단체가 입학설명회를 주관할 경우, 학교 교사를 활용하도록 광주시교육청은 지자체에 간곡하게 당부하기도 했다. 사교육 강사가 입시설명회를 주도할 경우, 공공 영역이 사교육 광고 마당으로 변질될 수 있고, 사교육비 증가와 선행학습을 자극할 위험이 크다는 문제 제기에 공감한 덕분이다.
○ 그런데 최근 광주시교육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협조를 요구하는 서울대학교의 손을 잡는 데 그치지 않고, 아예 서울대 옆에 자리를 깔고 앉아 입시설명회의 공동 주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수험생과 보호자에게 입시를 안내하는 일에 머물지 않고, 명문대 입시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교육청의 노력을 자랑하고 싶다는 뜻이다. 당초 계획(예산)에도 없던 판을 벌인 것만 보아도 그렇게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 교육기본법 제2조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 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 데 이바지함'이라고 교육의 목적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피라미드 위쪽을 선점하려면 명문대로 진학해야 한다고 교육청까지 나서 이기심을 부채질하는 판이 바뀌지 않는 한 공교육의 이상은 요원하다.
○ 설령 광주시교육청이 벌인 서울대 입시설명회가 흥행을 거둔다고 한들 이는 결코 교육이라 볼 수 없으며, 학벌주의로 교육을 썩게 만들어 사교육의 거름이 될 뿐이다.
○ 일선 고교의 조기등교·강제학습, 입시 위주의 자치 학교 사업 등 가뜩이나 광주교육 정책에 대한 논란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입학설명회를 교육청이 공동 주관하는 행태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이에 우리단체는 공교육 예산과 행정력을 엉뚱한 데 쓰지 말고, 지금이라도 다양성을 품은 진로·진학 프로그램을 다시 알차게 이어갈 것을 광주시교육청에 촉구하는 바이다.
○ 또한, 5월 17일로 예정된 서울대 입학설명회를 재고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삶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배움을 생생하게 만드는 일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