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전문대 졸업자는 경제 이야기도 못하나?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지난 1월 8일, 검찰은 인터넷논객 필명 미네르바를 긴급 체포하였다. 다음 아고라에 경제 예측설을 올리며 누리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민대통령으로 선택된 그를 국가가 직접 탄핵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아고라의 누리꾼들은 검찰의 부당한 탄압이라며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연잇고 있다.

검찰의 표적수사는 실리적으론 소득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 불특정다수의 누리꾼들을 흔들기 위한 여러 논란의 소지를 남겨 놨다. 우선 검찰은 그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두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적용하며 표현의 자유를 제약했다. 최근 한나라당이 발의한 MB악법 중 사이버 모욕죄 신설(인터넷 실명제)에 뒷받침하기 위한 사전수단으로 예측된다.

특히 검찰 발표내용 중, 그의 학력사항, 직장정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미네르바 흠짓내기에 나섰다. 일부 보수언론들은 그의 공고-전문대 졸업, 무직을 강조하며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그를 지지하던 국민들도 그의 학벌에 실망하며 큰 충격에 휩쌓이고 있다.

한 중앙일간지는 “가짜에 놀아난 대한민국” “검찰 "돌팔이 의사에 당한 꼴”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로 꼽아 거짓말쟁이, 은둔자 이미지로 포장하였다. 결국 가짜의 근거는 그의 학벌이었다. 학벌이 못났으니, 그의 글도 변종 바이러스로 취급당했다.

보수언론들은 이런 발표와 보도를 통해 자신의 천박한 학벌주의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들의 주장은, 미네르바는 전문대를 졸업한 비전공자이므로 설사 그의 전망과 분석이 옳아도 학벌 때문에 가짜이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라는 것이었다. 그런 일은 잘난 학벌만이 할 수 있다는 투였다. 강부자·고소영 정권이 교육 양극화를 극대화하는 교육정책으로 가진 자들만이 최고 학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미네르바의 학력을 두고 조롱을 일삼는 보수 언론의 행태는 학벌주의에 찌든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그리고 어쩌면 '학력'과 '학연'에 기대 살아온 한국사회 인식의 한계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 병폐인 학벌은 타파되어야하고,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제도를 통해 사회적 인식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사실 문제의 화살은 미네르바의 학벌이 아니라, 경제위기를 자초한 정부다. 그 잘난 학벌과 권력을 갖고도, 분석·전망·대책이 얼마나 엉터리였으면, 누리꾼들이 미네르바에게서 대안을 찾고자 열광했을까. 검찰은 미네르바 수사를 전면중단하고, 부정확한 혹은 허위 정보로 사회 혼란을 가중시킨 기획재정부와 정치권력이 경제 위기로 야기된 현재 상황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어느 개그프로그램에서 유행어를 빗대어 정부에게 한마디 전한다.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퉤퉤퉤”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2009.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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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적비관 자살 현황

"초.중.고교생 자살, 4년새 42% 급증"  

전국 초.중.고교생 자살이 지난 4년 사이 4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황우여 의원이 23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제출받은 `지난 5년간 전국 초.중.고교생 자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한 초.중.고교생은 142명으로 2003년 100명에 비해 42% 증가했다.

자살 이유로는 지난해의 경우 가정 불화가 50명으로 가장 많았고 우울증이 29명, 성적 비관이 19명, 이성 문제가 9명이었다.

특히 가정 불화로 인한 자살은 2003년 9명에서 4년 사이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 의원은 "학생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상담을 활성화하는 등 학생 자살 예방에 대한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08. 9. 23>

초중고 학생 연도별,유형별 자살 현황

사유/연도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합계

사유별

비중%

가정문제

(실직/부도/궁핍)

39

26

24

31

26

7

6

159

20.8

가족문제

(이혼,기타)

27

27

11

9

15

32

26

147

19.2

염세비관

14

25

18

18

17

30

26

148

19.4

신체결함/신병

8

12

1

5

7

11

2

46

6.0

이성관계

7

10

5

7

5

10

12

56

7.3

성적불량

10

5

2

8

4

10

13

52

6.8

폭력/집단괴롭힘

0

1

2

0

0

2

0

5

0.7

기타

16

13

17

22

27

33

23

151

19.8

연도별 합계

121

119

80

100

101

135

108

764

100.0

<표: 2007. 9. 28 한나라당 이성권 국회의원 보도자료>

2. 수능이후 성적비관 자살기사 모음

연도

2008

2007

2006

2005

2004

2003

2002

인명

1

3

2

2

1

3

1

<표: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에서 조사한 2008~2002년 수능이후 성적비관 자살현황이다. 수능성적, 특정대학교 입학에 대한 좌절감으로 더 이상 학생들의 죽음을 과시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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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대학 합격을 축하 또는 선전하는 교문 앞 현수막은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도회지에서는 드물지만, 지금도 군․면단위의 거리에는 종종 육군 장성 임명이나, 사법고시 합격, 특정 대학 합격의 축하 현수막들이 눈에 띕니다. 국민에게 봉사하고, 헌신하는 무거운 책무의 직책을 잘 수행하라고 격려하고 혹 염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요, 바람직한 일이지만, 위의 현수막들은 국민위에 군림하고 공공적 직위를 봉사의 자리이기보다는 입신양명의 증표로 내세우는 봉건적 구태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민간의 의식에 그러한 구태가 남아있고, 거기에 동조하는 사회구성원들이 있음에 대해 국가가 이를 강제로 봉쇄하고, 억압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바람직하다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의 교육이념에 근거하여 민주공화국의 시민을 양성하는 학교 당국이 나서서, 공식적으로 특정 대학 합격생을 축하하고 선전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행위는 공교육의 책무를 방기하고, 사설 입시학원의 흉내를 내는 행위로서 심각한 비행임이 분명합니다. 봉건적 구태이든, 학벌사회를 추종하는 교육시장의 논리이든, 말려야 할 공공기관이 말리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앞장서서 특정대학 합격생 배출을 학교의 존재이유로 삼고, 이를 공교육 기관들의 경쟁 성취의 기준으로 삼으려 하는 것은 교육과학기술부 및 시․도 교육청의 장학행정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학교 평가기준입니다.

특정대학 합격생을 고지하는 현수막은 학교당국이 범한 순간의 실수가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지속적 관행이며, 오로지 특정 대학 합격만이 스승의 존재이유이고, 제자가 선택할 길이라는 것을 강요하면서 다양한 제자들의 특성과 재능을 소외시키는 인문계 교육의 파행을 보여주는 극단적 증거물입니다. 학교당국의 이런 행태로 말미암아 학교를 다니는 재학생들은 학벌의 서열에 맞추어 서로를 비교하고, 근거 없는 우월감과 열등감을 너무도 당연하게(?) 스스로 낙인찍는 상황에 다다릅니다. 이는 철저히 학교당국의 의도적 조장으로 인하여 형성되는 심리기제이며, 우리 사회의 통합력을 불가능하게 할 만큼 심각한 차별의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중학교에서 근무하지만 저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윤리를 가르쳤습니다. 학벌사회의 폐해는 그대로 고등학교사회의 교사-학생의 비틀린 만남으로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외에는 할 말이 없는 스승의 의식과, 아무리 좋은 선생님도 자신을 대학간판으로 규정하고 무시할 것이라는 학생집단의 콤플렉스가 함께 작동하는 한 결코 학교사회는 건전한 시민의 요람이 될 수 없습니다. 학교당국의 특정대학 합격선전물은 사라져야 합니다. 학교라는 공공조직을 사설학원과 동일시하여 무익하고 해롭기만 한 왜곡된 경쟁구도 속에 고등학교를 위치 지으려는 인문계 학교들의 선정적인 행태는 그야말로 평등보다는 차별, 다양성보다는 획일적 기준의 서열화에 다수 학생을 팔아넘기는 것이며, 인문계 학교에 종사하는 모든 교사를 ‘생선가게를 지키는 고양이’, ‘학벌사회로의 몰이꾼’이 되도록 종용하는 노골적인 협박이기도 합니다.

특정대학 합격생을 선전하는 현수막은 ‘학벌사회’를 다수가 공감하고 지향하는 가치이며, 사회적 합의인 것처럼 학교가 스스로 나서서 선전하는 꼴입니다. 다수 학생들에게 ‘공부 잘하라’는 선의의 안내라기보다는 ‘특정대학에 진입하는 것’만이 성공의 척도인양 학교당국이 나서서 외쳐댐으로써 다수 학생에게 다양한 진로교육을 방기하는 인문계 고교의 모습을 정당화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경험한 인문계 고교의 현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해 대다수 학생들보다는 소수 학생에게 집중 투자하여 학교의 이름을 높이는 것에 도박을 거는 방식입니다. 즉 학벌사회의 소위 일류라 칭해지는 곳에 갈 수 있는 학생들을 집중관리하면서, 다수 학생들의 학습력 향상에 대해서는 철저히 무관심하고, 그저 보충자율학습으로 오랜 시간 학교에 잡아두는 것을 학교경영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인문계고등학교들의 풍토입니다.
위의 현수막이 혹시는 학원에서, 혹은 일부 학부모의 이름으로 거리에 게시될지언정, 절대로 학교당국의 이름을 내걸고 학교의 교문에 게시되는 것, 또는 학교홈페이지 초기화면에 내걸리는 것은 중지되어야 합니다. 인권과 평등을 위해 기획된 근대 공교육의 보편적 이념이 학교운영의 최소한의 기초상식임을 확인하고, 소수의 입신양명과 출세를 위해 존재하는 공교육이 아님을 확인시키기 위해서도 학교당국의 특정대학 합격생을 알리는 현수막은 인권침해이며, 공교육의 할 바가 아님을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에서 권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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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고등학교 앞과 홈페이지에는 어떠한 대학을 누가 갔고, 몇 명을 보냈는지 대문짝만하게 알림공고가 되어 있다. 나 역시도 일반계 고등학생이다. 또한 지금은 걸리지 않았지만 입학 시기에 걸리는 현수막을 선생님들은 많이 의식한다.  

입학 초기에도 지금도 그렇듯이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공부’ 만을 강조한다. 솔직히 말해서 ‘공부’라는 게 뭔지를 모르겠다. 각자 자기가 잘하는 건 다르고, 흥미를 느끼는 것 역시 다른데 우리나라에서는 다원화를 존중한다면서 서로 다른 재능을 인정해주기는커녕 모두 똑같은 틀 안에 똑같은 평가로 등수를 가린다.

게다가 지금의 학교는 ‘대학 입학’을 위해 12년간 달리고 있다. 모두 똑같이. 정작 자신의 특기와 흥미와는 상관 없는, ‘명문대’를 가기 위해서 성적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아이들이 많다. 학교는 아이들의 특기와 흥미를 개발해주기보다, 아이들의 내신 성적을 조금이라도 더 올리고, 수능 성적을 조금이라도 더 올려서 아이들을 자신들 학교의 명예를 높일 수 있는 ‘명문대’에 보내려고 한다.

이 상황에서 현수막을 게재해서 ‘명문대’ 에 보낸 아이들 수와 아이들 이름을 공개한다는 것은, 무슨 저의인가? 선생님들의 말에 의하면, “선배들이 얼마나 잘 갔는지 봐야 투지가 불타올라서 너희도 좋은 대학 가지.” 라는데 좋은 대학 가면 인생이 다 끝나는 것도 아니고 왜 대학에 그렇게 집착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좋은 대학과 좋지 못한 대학으로 갈라서 좋은 대학에 가는 애들은 성공하는 것이고, 좋지 못한 대학으로 가는 애들은 실패하는 것 마냥 비춰지고 있다. 현수막을 보면서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좋은 대학에 가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 때문에 스트레스 받고, 성적이 좋지 못한 아이들은 그걸 보면서 괜히 마음에 찔려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원주의 사회를 인정한다는 대한민국의 취지와는 달리 더욱 경쟁만 심화시키는 특정대학 합격 현수막을 게재하는 것을 반대한다.


※ 이 글의 작성자는 광주광역시 소재하고 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입니다. 참고로 이 글은 지난 1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특정대학교 합격 게시물 인권침해)에 피해사례로 넣었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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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피해사례

학벌사회라는 말이 어디서부터 나왔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얼마 전 수능을 치룬 한 여고생입니다. 저희 학교에서 합격이 발표나기 오래전부터 ‘ㅇㅇ대합격-ㅇㅇㅇ’라는 현수막이 걸려있었습니다. 저희는 학교를 들어가야 할 때마다 그 현수막을 보면서 들어가야 했습니다. 그걸 볼 때마다 저희는 좌절을 느껴야 했지요. 학교의 자랑거리, 명예, 지위 때문에 학생들의 자존심을 갈기갈기 찢어 놓는 학교가 저는 정말로 싫습니다. 저희 학교에 대학을 가지 않는 친구는 없습니다. 모두 대학을 간다는 말이지요. 그러나 어째서 특정한 학교에 가는 아이의 이름만 학교 대문에 걸려야 하는 겁니까?

학벌사회. 좀 더 이름 있는 대학에 가야하고,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야하고.. 교육이라는 것을 시장의 개념으로 여기는 어른들의 생각은 정말로 문제가 있습니다. 심화반 편성하는 것을 정당하게 보고, 0교시 수업을 주창하고, 특목고 설립에 애를 쓰고.. 가난한 가정에 대한 배려는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상품처럼 취급하는 어른들이 미워집니다. 교육이라는 것에 경쟁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정책들을 보다 보면 경쟁에 뒤떨어지는 아이들에 대한 대책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경쟁만을 강요하는 어른들의 시선이 이제는 무섭습니다. 경쟁이 최우선시 되면서 한국의 학벌사회는 더욱더 깊숙이 자리 잡게 된 것처럼 보입니다.

학교 대문에 떡하니 걸려있는 고시합격이라던가, 명문대합격이라던가 학벌사회를 더더욱 심화되게 만드는 현수막을 걸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저희들 가슴에 대못을 박지않게, 사회를 망치지 않게, 아이들이 자신의 대학에 떳떳해 질수 있게 현수막이 걸리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째 피해사례

축하한다고 말한다. 몇 안되는 대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을 말이다. 부끄럽다고도 말하더라. 서울대에 들어간 학생이 없어서 말이다. 어떤 학교는 서울대 연,고대에 들어갈 학생들을 학교 앞 현수막에 내거는데 우리학교는 그러지 못하니 동네 창피하다는 것이다. 무엇이 창피하다는 것인가? 매년 수능성적 때문에 자살하는 학생이 너무 적어서 말인가? 아마 이른바 명문대에 갈 학생을 배출한다는 것 곧 자본주의 사회의 철저한 인적 자원을 키워낸다는 것은 학교가 철저한 통제 시스템이라는 것을 증명 하는 것이기 때문인가? 더 이상 그것은 학교가 아니며 소세지 만들어내는 공장 일 뿐이다. 학교는 다양한 생각, 다양한 태도를 지닌 청소년 들을 수용할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학교 탓 뿐만이 아니라 편협한 사고를 가진 학부모나 학생들도 문제겠지만은 결국 원인제공자는 교육관련 기관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학벌, 입시엘리트 따위를 좇는 교육을 실시했던건 결국 이땅의 교육자들이니까. 수많은 학생들이 그런 현수막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 학생도 있겠지만, 충분히 무의식적으로 사회적 열등감을 내면화 할수도, 자존감을 상해할수도 있다고 본다. 대부분의 학생들을 열등감에 빠지게 할수 있게 하는 것이 이땅의 교육과정이니까. 수많은 시험, 차별, 경쟁, 통제 따위도 그에 한 몫 할 수 있다고 본다.

현수막은 입시경쟁 사회, 학벌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을 용인 하는 사회의 태도또한 마찬가지다. 그래서 나는 현수막에 반대한다.

겉으로는 다원화 사회를 가르치며 아직까지 학벌주의에서 허우적대는 학교를 보노라면 이제 곧 졸업할 학교이지만 뒤에 남겨진 학생들이 안쓰럽다. 다른 대학에 지원한 학생, 아예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는 학생들의 또다른 사회로의 진출은 축하해줄 필요가 없다는 것인가, 진정 교육을 하고싶다면, 당신들 학교 앞에 내걸려있는 현수막부터 걷어내길 바란다.

※ 이 글의 작성자는 광주광역시 소재하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입니다. 참고로 이 글은 지난 1월 14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서(특정대학교 합격 게시물 인권침해)에 피해사례로 넣었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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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격을 축하합니다. 서울대 OOO, 이화여대 OOO, 연세대 OOO, (○○여고)’
‘서울대 3년 연속 수시합격, 2009년도 O명 합격 (□□고)’
‘서울대 1차 합격 OOO, OOO, 포항공대 합격 OOO (△△고)’  


한국사회에선 이런 문구들이 전혀 낯설지 않다. 매년 대학합격자 발표가 나면, 해당학교에서는 학교를 선전하기 위해, 시골 군·면 단위에는 부모들이 자녀들을 축하하기 위해, 도심 학원가에서는 입시경쟁으로 방황하는 학생들을 잡기 위해, 특정대학교 합격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거는 것이 관행이 되었기 때문. 소위 이런 대학교들이 사회적으로 명문대라는 칭호로 축하받아야 할 일인가보다. 뭐~ 12년간 입시경쟁의 노예에서 해방되고 대학생이란 새로운 신분을 얻었다는 것은 축하해야 될 일이지만... 글쎄... 굳이 특정대학교 합격자만 축하하는 이유는 뭘까? 이에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특정대학교 합격 게시물이 인권침해가 있다고 판단하여 2009년 1월 14일 국가인원위원회 광주지역사무소에 인권침해 진정을 넣었다. 그 이야기를 들어보자.

교육의 이념을 버린 학교

우리나라 교육기본법 제2조의 교육이념을 살펴보면 교육은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해야 한다는 보기 좋은 목적으로 두고 있다. 뭐~ 입시학원에서야 교육이념과 상관없이 영리만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더 많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 현수막과 전광판 등을 내세워 자랑을 한다지만, 공교육의 현장인 학교에서마저 이러한 행위를 한다는 것은 학교가 스스로 교육이념을 포기하고 입시학원이 되겠다는 선전용인가?

글을 쓰며 광주광역시 교육청의 홈페이지를 둘러봤다. ‘학생중심 으뜸교육’, ‘아름다운 품성과 창의성을 갖춘 글로벌 인재육성’ 말 그대로라면 학생들의 개성을 살리고, 다원화와 민주화적인 학교를 생각하겠지만, 한국 교육의 실태는 그렇지 못하다. 특정대학교 합격자수를 두고 학교를 평가하는 이중적인 모습들, 이를 중재해야 할 교육당국마저 말리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암묵적으로 특정대학 합격생 배출을 학교의 존재이유로 경쟁의 기준으로 삼고 있으니 교육의 목표는 홍보 게시용인가?

이젠 고등학교도 모자라, 광주 어느 사립중학교는 ‘상산고(자립형사립고) 합격’을 축하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국제중 설립, 마이스터고 설립, 자립형사립고 확대 등... 정부의 정책대로 흘러가다간, 특정 중고등학교로 입학시키기 위한 입시경쟁이 심각해질 것이고, 학벌의 뿌리는 초등교육까지 깊숙이 파고들 것이다. 조만간 초등학교 현장에서도 ‘국제중’ 합격 현수막을 내걸진 않을까 내심 걱정이다.

죽음으로 내모는 학벌주의

한국사회가 학벌사회이라 자칭한지 오래되었고, 결국 중·고등 교육과정이 대학교 진학을 위한 필연인 ‘대학졸업사회’가 되었다. 올해 통계청에서 발표한 ‘향후 10년간 사회변화 요인분석’자료에서 앞으로 대학진학률이 84%에 육박한다니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고등학교 졸업한 이들 모두가 대학교를 진학하는 것은 아니다. 취업, 재수, 유학 등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이도 있다. 그럼에도 학교는 똑같은 졸업장을 받는 학생들 중 특정대학교 합격자에겐 축하를 하는 행위를 일삼고 있다. 이는 명백한 성적차별, 학력차별, 학벌차별(다함께 차차차)이다.

이런 학벌사회의 폐해는 고3학생에 그치지 않아, 교사-학생의 잘못된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정대학 외에는 할 말이 없는 교사와 그걸 억지로 받아드리는 학생들 간의 관계는 결국 지식을 주고 파는 경제적 관계가 되었고, 결국 교사는 학생들에게 학습을 강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선가게를 지키는 고양이가 된 셈이다.

‘대학수능 성적 비관으로 인한 재수생 자살...’

매년 대학합격자 발표가 나면 특정대학교 합격 축하받는 현수막 뿐만 아니라, 성적비관으로 자살하는 학생들(수험생)의 뉴스도 낯설지 않다. 이처럼 특정대학교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패배감은 성적에 대한 좌절감 그리고 자살로 되풀이 되고 있다. 어느 대학을 가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의 결정되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을 거다. 더 이상 헛된 억울한 희생양이 생겨서는 안 되고, 매게가 되는 특정대학교 합격 현수막, 홈페이지 팝업창 등은 당장 사라져야 할 대상1호다.

마무리하며

사회적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교육으로 인한 양극화는 사회 양극화의 핵심요인이 되고있다.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옛말이 되었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열심히 공부하면 가난에서 벗어나고, 집안도 살려 계층 상승의 수단으로 인식되었지만 이제는 교육이 빈익빈 부익부 현상의 심화로 인해 오히려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때에 학교에서조차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기 보다는 오직 경쟁에서 승리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승자독식의 법칙을 가르친다면 대다수의 학생들은 미래에 대한 자긍심이나 자신감보다는 어두운 미래에 대한 심리적 위축감을 먼저 가질 수밖에 없다.

교육은 교육주체들 간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꿈꾸지 않으면 이란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거” 이제 교육은 단순히 몇 명 어느 대학 보내기 위한, 승자독식 학습이 아닌 꿈을 이야기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 이 글의 작성자는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활동가 박고형준 님이며, 국가인권위원회 잡지 '월간 사람'에 기고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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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_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소개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이하 광주모임)은 광주시민들이 주축이 되어서, 보다 대중적인 방법을 통해 한국사회에 학벌없는사회 담론을 만들고, 활동하기 위해 2008년 6월에 꾸리기 시작했고, 지금 여러분이 마주하고 있습니다. 광주모임은 학벌을 타파하는 건전한 활동의 정신을 공유한다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는 열린 모임입니다.

2_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에서 하는 일

세상을 바꾸는 일을 하는 모임입니다. 어떻게 바꾸느냐? 바로 출신학교 때문에 차별받고, 서열을 강요하는 입시교육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제대로 펼칠 수 없게 하는 사회를 학벌로 인한 차별이 사라지고, 교육이 진정한 교육의 목적을 실현할 수 있게 하는 사회로 바꾸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사회적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또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할 때, 학벌사회를 강화하려 할 때 질책하여, 제도를 바뀔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그리고 보다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기 위해, 학습을 해야 합니다. 광주모임은 효율적인 활동과 대중선전을 위해 모임을 자신의 적성에 맞게 모임을 꾸려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교육담론(가칭) 발행
학벌타파를 대중들에게 알려가는 작업의 일환으로써 계절에 한번씩(추후 역량이 보충되면 매월 한번씩 발행계획), 1년에 네 번 발행되는 책자는 주로 회원에 배포되며,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초석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ㆍ포럼 및 강좌
매월 한번씩 교육문제를 주제로 발제와 토론의 형식으로 포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기세미나 개최
광주모임은 논리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정책을 만들어 가는 모임입니다. 따라서 상시적인 학습도 필요합니다. 정기세미나는 정기회의가 없는 매주 진행되고 있습니다. 커리와 주제는 매 시기 마다 다릅니다.

각종 문화 행사
입시철이 다가오면 안타깝게도, 우리의 친구들이 수능과 대학입시라는 큰 어둠 앞에 세상을 떠납니다. 지금껏 대학입시의 강박 때문에 죽어갔던 수천명의 학생들의 넋을 기리며, 더 이상 세상에 이러한 비극이 없어지길 바라는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또 여러 단체들과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공동행동을 열어 수능고사의 무용론과 대입의 전면적 개편을 요구하는 문화행사도 기획하고 개최하고 있습니다.

ㆍ수요캠페인 진행
수요캠페인은 시민들에게 시시때때 바뀌는 교육문제에 대해 알리고, 입시폐지나 대학평준화 등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정책들을 홍보하기 위해 진행되는 행사입니다. 비가 오나 눈이 내리나 매주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수요캠페인은 퍼포먼스와 이미지를 활용한 선전 등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진행 중에 있습니다.

3_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들

광주모임이 지향하는 차별 없는 평등사회를 건설하기 위해선 모임의 내부역시 동일한 맥락과 함께 운영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위해서 여남이 평등하고, 구성원간 민주적 소통이 가능한 모임문화를 추구하며 탈권위적인 운동문화를 적극적으로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출신학교를 밝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이름 다음으로 ‘학교가 어디세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데 매우 익숙해져 있습니다. 순수한 의도로 그러한 질문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질문의 다른 한 면에는 상대의 학벌에 대한 궁금증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써, 나아가 상대의 사회적 지위에 대한 궁금과 크게 다름없는 말입니다. 광주모임은 인간본연의 가치를 중요시 여깁니다. 따라서 한 사람이 출신학교를 밝힘으로써 주체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거부합니다. 사람을 더 알아가길 원하고, 그 사람이 가진 진면목을 확인하는 것, 광주모임이 소중히 여기는 가치입니다.

학번 없는 사회를 지향합니다.
한국 대학 내에 특수하게 자리 잡고 있는 학번문화, 사실 그 사이에는 선-후배사이를 더욱 권력적 관계로 유지하게 끔하는 구조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군번과 같이 학번을 따지며, 후배는 학번이 높다는 이유로 선배의 의견에 따라야만 하고, 선배는 후배의 사고체계와 가치관을 손쉽게 무시해 버리는 사이에선 동등한 눈높이를 맞추며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됩니다. 물론 학번을 밝힌다고 해서, 비민주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른바 문화적 운동의 일환으로 학번 안 밝히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말을 놓거나, 서로 말을 높입니다.
사회적 동물인 사람사이에선 대화와 소통은 필수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대화와 소통이 일방적이거나, 권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소통의 의미는 퇴색 될 것입니다. 한국에는 존대와 하대라는 언어의 쓰임이 그런 소통을 만들어 왔습니다. 광주모임은 사람을 높이여깁니다. 그런 사람이 단지 나이가 어리고, 학년이 어리다고 해서 그 높임의 가치가 줄어들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가치를 받들어 광주모임은 상호존중의 정신을 바탕으로 말 놓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상호허락에 한해서 입니다. 만약에 서로 말 놓는 분위기가 어색하다라면, 서로 높임말을 써서라도 적극적으로 소통의 평등 상태를 만들어야 합니다.

성차별적 발언과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광주모임은 여남이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성차별적인 발언과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4_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이 독립적이기 위한 마음가짐

현재의 한국사회 진보운동 풍토는 단체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국가기업 보조금 사업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많은 단체가 국가·기업 재정사업에 사활을 걸게 되고, 운동 목적이나 독립성에 저해가 되는 성격의 돈의 유입과 공급횡령, 무분별한 소비들이 양산하고 있답니다.

광주모임은 정부와 자본 등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과 더불어, 개인 활동가가 독식하게 되는 명망과 물질에 대한 유혹에 침수당하지 않기 위해서 어떤 고단함도 감수해야 한다는 마음(비영리단체등록거부, 국가-기업보조금사업거부) 은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이러한 풍토의 문제점을 지적할 뿐 아니라 다른 방식의 재정사업의 실천을 도모하고자 노력하고자 합니다.

5_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후원안내

활동에 동의하시는 분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답니다. 단순한 재정적인 후원뿐만이 아니라 활동의 장소에서 든든한 지킴이가 되어주시리라 믿습니다. 광주모임의 후원회원이 되시면 활동소식이 담긴 이메일과 문자연락, 그리고 계간으로다 나오는 간행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광주모임이 주최하는 각종 사업에 우선적으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CMS이체방법
방법1. 홈페이지 회원가입 antihakbul.jinbo.net
방법2. 전화 070-8234-1319
방법3. 회원가입서 작성CMS후원양식.hwp (보내실 곳 : 광주광역시 동구 장동 58-85번지 5층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 담당자 앞)

▶ CMS 란?

금융결제원과 은행의 통합전산망을 통해 매월 약정된 회비를 회원의 계좌에서 자동으로 인출하여 가입단체의 통장으로 입금시켜주는 자동출금이체서비스입니다. 회원께서 동의서를 작성하시면 은행에 직접가지 않으셔도 매월 약정하신 금액을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활동을 위해 후원하게 됩니다. 또한, 광주모임은 인권재단 사람에서 관리하는 <NGOCMS>를 통해 본 서비스를 실행하고 있기 때문에 회비는 인권재단사람 명의로 출금됩니다.

자동이체 : 광주은행 088-121-729051 박형준 / 농협 613-02-382605 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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