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0명 합격.' 대학입시가 끝나면 고교 정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수막 글귀다. 많은 학생이 이 현수막을 동경과 열등감이 뒤섞인 눈길로 바라보곤 했다. 그런데 1월14일 광주에서 의미심장한 사건이 벌어졌다. 참교육학부모회와 학벌없는사회 광주지부는 "특정 대학 합격자를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것은 학벌주의를 조장하고 학생의 다양한 진로 선택을 막는 차별 행위로, 인권침해 소지가 크다"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눈길을 끄는 건 이날 진정서를 내는 과정에 몇몇 고교생도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들 고교생은 < 시사IN > 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네르바 학력 논란에 대해서도 예민한 의견을 내놨다. 임하성군(고교 3학년)은 "누리꾼 사이에서 경제 대통령으로 불리던 인물이 실업계고·전문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시되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난 속에서 명문대 출신 관료도 무능하다는 게 드러나는 마당에 아직도 학벌 타령을 하는 현실이 답답할 뿐이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올해 광주 지역 대학에 진학이 결정된 또 다른 고교생은 "가뜩이나 내가 진학할 학교를 두고 '지잡대'(지방 잡대)라며 무시하는 바람에 자존심이 상했는데, 미네르바 사건을 보면서 상처가 더욱 깊어졌다"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 광주지부 활동가(24)는 "미네르바의 학력이 조롱거리가 되는 이런 풍조가 입시 경쟁에서 탈락한 고교생과 비명문대 진학 예정 학생에게 말할 수 없는 패배감을 안겨주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오성 기자 / dodash@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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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정부는 학자금 대출 금리 0.5%인하로 생색내지마라!  
정부는 고리대금업 청산하고, 입시폐지 대학평준화로 무상교육 실현하라! 

지난 1월 18일, 정부는 2009년 1학기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발표했다. 19일로 예정된 학자금 대출 신청일 막판까지 신중을 기울린 정부발표 결과는 어땠을까? 2008년 2학기의 7.8%에서 0.5% 내려간 7.3%였다. 결국 제대로 학자금 대출 금리를 낮추지도 못하면서 금리 발표 일자만 늦춰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다. 시간끌기였다.

정부는 보증 학자금 대출 금리를 인하하기 위한 적극적인 계획은 전혀 마련하지 않았고, 오직 실물경제 살리기 위한 금리 인하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 예로 지난 1월 14일, 정부는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를 위해 마이크로크레딧(소액신용대출)을 확대하고 연 2% 내외 금리로 평균 1천만원 이내에서 대출을 지원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즉,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자영업자들에게는 2% 금리로 대출 지원을 하면서, 대학생들에게 지원할 돈이 없다는 것이다.

어쩌면 정부는 이번 학자금 대출 이자 0.5%를 내렸다며 생색내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도 대다수의 대학생들은 1천만원대의 등록금과, 고금리의 학자금 대출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20일 통계청은 발표한 향후 10년간 사회변화 요인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대학 진학률 84%에 육박하는 고학력화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못 구하는 인구가 급증해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청년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졸업 후에도 취업 자체가 불투명한 현 시점에서 대학생들은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이와 함께 학자금 대출의 원금에 해당하는 등록금 1000만원 시대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1차적으로 정부가 약속했던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지금 당장 나서야하며, 민주당 안민석 의원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각각 제출한 등록금 법안이야 말로 가장 시급한 민생법안이므로, 2월 임시국회에서 'mb악법'이 아니라 바로 이법을 처리해야 한다. 또한, 모든 대학이 국공립화되어 정부주도하에 무상교육이 실현할 수 있는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제도를 시행해야 할 것이다. 끝.

2009. 1. 21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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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전문대 졸업자는 경제 이야기도 못하나?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지난 1월 8일, 검찰은 인터넷논객 필명 미네르바를 긴급 체포하였다. 다음 아고라에 경제 예측설을 올리며 누리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국민대통령으로 선택된 그를 국가가 직접 탄핵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아고라의 누리꾼들은 검찰의 부당한 탄압이라며 검찰을 비판하는 글을 연잇고 있다.

검찰의 표적수사는 실리적으론 소득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 불특정다수의 누리꾼들을 흔들기 위한 여러 논란의 소지를 남겨 놨다. 우선 검찰은 그가 인터넷에 올린 글을 두고 허위사실 유포 혐의를 적용하며 표현의 자유를 제약했다. 최근 한나라당이 발의한 MB악법 중 사이버 모욕죄 신설(인터넷 실명제)에 뒷받침하기 위한 사전수단으로 예측된다.

특히 검찰 발표내용 중, 그의 학력사항, 직장정보 등 신상정보를 공개하며 미네르바 흠짓내기에 나섰다. 일부 보수언론들은 그의 공고-전문대 졸업, 무직을 강조하며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했고, 그를 지지하던 국민들도 그의 학벌에 실망하며 큰 충격에 휩쌓이고 있다.

한 중앙일간지는 “가짜에 놀아난 대한민국” “검찰 "돌팔이 의사에 당한 꼴”이라는 제목의 1면 머릿기사로 꼽아 거짓말쟁이, 은둔자 이미지로 포장하였다. 결국 가짜의 근거는 그의 학벌이었다. 학벌이 못났으니, 그의 글도 변종 바이러스로 취급당했다.

보수언론들은 이런 발표와 보도를 통해 자신의 천박한 학벌주의를 자랑스러워한다. 그들의 주장은, 미네르바는 전문대를 졸업한 비전공자이므로 설사 그의 전망과 분석이 옳아도 학벌 때문에 가짜이고, 사회를 병들게 하는 바이러스라는 것이었다. 그런 일은 잘난 학벌만이 할 수 있다는 투였다. 강부자·고소영 정권이 교육 양극화를 극대화하는 교육정책으로 가진 자들만이 최고 학벌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미네르바의 학력을 두고 조롱을 일삼는 보수 언론의 행태는 학벌주의에 찌든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그리고 어쩌면 '학력'과 '학연'에 기대 살아온 한국사회 인식의 한계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사회 병폐인 학벌은 타파되어야하고,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제도를 통해 사회적 인식을 단계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사실 문제의 화살은 미네르바의 학벌이 아니라, 경제위기를 자초한 정부다. 그 잘난 학벌과 권력을 갖고도, 분석·전망·대책이 얼마나 엉터리였으면, 누리꾼들이 미네르바에게서 대안을 찾고자 열광했을까. 검찰은 미네르바 수사를 전면중단하고, 부정확한 혹은 허위 정보로 사회 혼란을 가중시킨 기획재정부와 정치권력이 경제 위기로 야기된 현재 상황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어느 개그프로그램에서 유행어를 빗대어 정부에게 한마디 전한다.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퉤퉤퉤”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2009.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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