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 없는 사회를 바라보며, 연고전 담장 부수기!

 

학벌없는사회

 

"9월은 내게 있어서 정말 신나는 날이다. 한 해 동안 갈고 닦은 응원실력을 우리들과 비슷한 그들과 함께 겨뤄볼 수 있고, 서울 안암/신촌골 거리를 활보하며 우리들의 단합을 보여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거 생각만 해도 신나는 걸?"

 

올해도 어김없이 9월이 찾아왔습니다. 연세대 고려대 학생들에게 9월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도 ‘정기 고연전’일 것입니다. ‘필승! 전승! 압승!’의 슬로건으로 벌써부터 그들은 크게 들떠있습니다. 학교에서는 응원단들의 연습소리가 끊이질 않고 학생들의 입에는 올해 고연전에 대한 이야기가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이렇듯 고연전은 9월의 즐거움으로 자리 매김 되어 있는 듯합니다.

 

고연전에 대한 소고
 

가을은 식욕의 계절, 독서의 계절, 그리고 소위 ‘2만 고대인의 축제’인 고연전의 계절입니다. 고연전이라는 축제는 고대의 문화 중에서 규모로 보나 영향력으로 보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입니다. 그만큼 많은 학생들이 참여를 하고, 또 즐기는 행사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고대의 '최고'의 문화가 과연 지금까지 어떤 모습이었는지 생각을 해봅니다. 기존의 남성중심적인 고대의 문화토양에서, 고연전은 그것을 뒤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가 아니라 오히려 그를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자리였습니다. 야성과 패기의 이름 아래 진행되는 '격렬한' 문화는 여성들에 대한 동의와 배려 없이 진행되는 문화입니다. 그 틈에 끼어 자신의 주장을 밝히지 못했던 많은 여학우들의 역사가 바로 고연전과 고대의 문화의 역사입니다.

고연전, 연고전의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축제는 순수하고 순결한, 단순한 축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양대 사학’이 매년 자웅을 가리기 위해서 5개의 운동경기를 벌이고, 그것을 학생들이 응원하는 행사는 말 그대로 고대와 연대 어느 쪽이 잘났는지 밝혀내기 위한 상징적인 싸움입니다. 마치 한일전과도 유사한 모습을 띠는 이 경기는, 하나의 전제하에 이루어집니다. 

 

이 전제는 바로 '학벌 라이벌'이라는 전제입니다. 매년 연대에서 연고전을 하지 말자고 주장이 나오는데, 이 주장 중 하나가 '수준 이하의 고대와 라이벌로 비추어지면 연대의 이미지가 나빠진다.'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소위 최고위급 학벌을 가지고 있는 SKY에게만 열을 내고 즐길 수 있는 고답(高踏)적인 농담이겠지요. 고연전은 고대와 연대를 홍보하고, 그들을 다른 대학과 차별하기 위한 학벌주의적인 멋진 기제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안 없는 비판? 대안을 모색하는 안티고연전!

 

하지만 자신은 축제를 너무 좋아하고, 그래서 고연전이 너무 좋다는 학우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 학교의 운동경기를 편 갈라서 응원하는 행사인 고연전. 학교의 색을 상징하는 티셔츠를 입고, 자신의 학교의 이름으로 진행되는 응원. 뜯어보면 획일적이고 몰개성적인 이 문화가 고대의 일 년의 최대의 축제라는 것은 안타까운 면이 있습니다. 축제는 좋습니다. 그런데 축제는 더 다양한 모습으로 다른 형태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이미 존재하는, 존재해 왔던 문화가 아니라 각자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내는 축제. 

 

위와 같은 고연전의 문제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고연전을 다양다각으로 비판하며 그 대안이 될 수 있는 문화를 모색해보자 <교육생각 기획>기사로 실어보았습니다. 그리고 매번 문제제기 되고 있지만, 강행되고 있는 일제고사 문제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되짚어 봤습니다. 글을 읽고 하시고 싶은 말씀이 생기신 분, 편집일꾼에게 꼭 한 마디 해 주고 싶으신 분, 관심이 생겨서 같이 해보고 싶다는 분, 응원할 테니 열심히 해달라고 해 주실 분. 이 모든 사항들에 해당되시는 분들과 함께 학벌없는사회를 위해 오늘도 힘차게 달려 나갔으면 합니다. 자,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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