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가서 미팅 할래? 공장 가서 미싱 할래?’ ‘10분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 ‘10분만 더 공부하면 남편의 직업이 바뀐다.’ ‘열공해서 성공하면 여자들이 매달린다.’
 
시중에 판매중인 학용품(사진)에 인쇄된 문구다.
 
광주지역 시민·인권단체들이 이런 문구를 담은 학용품이 청소년들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해친다며 국가인권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등 4개 단체는 “한 온라인 문구류 업체가 시판 중인 학용품 판매를 중지시켜 달라는 진정서를 냈다”고 9일 밝혔다. A업체가 판매 중인 공책 등 학용품에는 성별 또는 학력과 직업 등을 차별하고 노동을 비하하는 내용의 문구가 전면에 만화와 함께 인쇄돼 있다.
 
대학 가서 미팅하면 행복하고 공장 가서 일하면 불행하다는 그릇된 논리와 함께 외모 제일주의 등을 부추긴다는 것이다.

시민·인권단체들은 “인권침해 문구가 쓰여진 공책 등은 온라인뿐 아니라 일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어 청소년들에게 특정집단에 대한 편견과 혐오의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해당 학용품은 ‘심각하게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고 편견과 부정적 평판을 조장·확산시킴으로써 공공질서와 공공복리를 저해하는 선동 행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명시된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과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위반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해당 문구류 업체는 상품 판매를 위해 허위·과장 광고를 하고 있고, 사실과 다르거나 지나치게 부풀려져 공정한 거래질서를 저해할 우려가 있다”며 불공정거래 여부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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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2954567&code=11131300&cp=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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