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중·고교의 장학사업은 동문 등 학교발전기금, 기업 및 독지가 등 기부금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장학회를 설립·운영해 학생들의 장학금 지급에 일조하는 등 다양한 장학 지원 형태를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폭넓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장학금은 안정적인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소정의 학비를 지원해주는 것으로, 공정한 과정을 통해 선발된 학생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광주지역 일선 학교들이 시대착오적인 장학금 지급 관행이 되풀이되고 있음에도,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이러한 실태조차 파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장학금 지급을 통해 서울·수도권 등 인재 유출을 막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인재를 육성을 하여 학생들이 자기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데 큰 의미가 있을 것인데, 지나친 성적위주의 장학생 선발 기준을 내세우는 등 입시경쟁을 부추기며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2021A고등학교 동문장학금(교내장학금) 지급 현황을 보면, 성적우수 장학생에게 지급된 금액은 전체 45.1%(4,440만원)로 가장 비중이 컸으며, 사회적약자 장학금 30.5%(3,000만원), 학교생활 우수 장학금 24.4%(2,400만원) 순을 이었다.

 

장학금명 인원 금액() 금액 비율
동문장학금 성적우수 143 44,400,000 45.1%
사회적약자 50 30,000,000 30.5%
학교생활(부정기) 24 24,000,000 24.4%
217 98,400,000 100.0%

2021A고등학교 동문장학금 지급 현황 중

이러한 성적위주 장학금 지급은 학교 규정을 통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A고등학교 장학금 지급 규정에 따르면 입학성적우수장학금, 성적우수장학금, 드림하이장학금 등 성적우수자를 위한 다양한 장학제도를 마련하였으며, B고등학교의 경우, 교내 장학금은 성적 상위 10% 이내의 학생에게만 지급하고 있다.

 

B고등학교 장학금 선발 규정 중

 

이처럼 일선 학교가 성적우수자를 길러내는 교육방식은 교육기관으로서 교육 공공성을 저버리고, 소외계층 등 사회적 약자 보호를 배려하지 않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결국 이로 인해 장학금이 절실한 학생들은 정작 그 혜택을 얻지 못하고 학업에 집중할 수 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낳고 있다.

 

실제 이러한 문제가 속출되어 성적위주 장학생 선발은 지양하고 있는 추세이다. 빛고을장학재단은 장학금의 형태를 사회적 약자에게 지원해주는 방향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장학금에 대한 인식의 재고가 필요하다는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에 중·고등학교도 그런 시발점에 서야 한다.

 

장학금이 학업성과에 따른 보상이 아니라 학생의 발전가능성 등 미래투자가 되기 해서는 어떤 잣대를 들이대야 할지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대학진학이 보편화되고 있고, 예전처럼 인재를 명문대 진학 기준으로 삼지 않기 때문에 기존의 장학 사업에 대해 달리 생각해볼 여지는 충분하다.

 

광주시교육청은 더 이상 중·고등학교의 장학제도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입시경쟁의 요소를 제거하는데 앞장서야 한다. 사회적 약자에게 장학금을 지원해줌으로서 학업에 실패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발전해갈 수 있도록, 전반적인 장학제도를 점검·개편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2. 7. 13.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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