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광주광역시교육청이 삼정초등학교를 학교 통폐합 재추진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해당 학교 학생과 학부모는 갑작스럽게 소식을 접한 후 충격에 빠진 상태이다. 교육청은 통폐합 대상을 특정한 뒤, 학교 구성원들에게 동의를 받아내는 식의 밀어붙이기 행정으로 학생과 학부모의 학습 선택권을 억압하고 있다.

 

그간 삼정초등학교 운영위원, 학부모, 시민사회는 다음 이유로 통폐합에 반대해 왔지만, 광주시교육청은 이를 묵살하고 있는 실정이다.

) 원거리 통학에 따른 사고 위험

) 통합에 따른 과밀학급

) 안정적 학습환경 침해와 학교 부적응

) 삼정초교에 대한 높은 만족도

) 작은 학교 살리기의 가치 실현

 

광주시교육청은 2017년 당시 공문에서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운영하여 적정규모 학교 육성과 관련한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면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학교 재구조화 방안을 모색한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지난 43, 갑자기 학교 통폐합 후 북구청 생활SOC사업인 수영장과 공동육아나눔터를 건립한다.’는 선전포고를 삼정초교 홈페이지에 게시한 것이다.

 

- 특히, 가뜩이나 사회적 거리두기 등 엄중한 코로나 19+ 대응 시기의 혼란을 틈타 48일 통폐합 학부모 설명회(별첨자료 참고)46일 교직원·학교운영위원회 회의를 개최하려한 점, 학교자치 조직이 형성되지 않은 시기를 노린 점 등을 보면 사회적 합의와는 거리가 멀 뿐 아니라, 공동체의 관계자들이 국가 위기로 정신없을 때 뚝딱 해치우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광주시교육청은 학교 통폐합의 명분으로 학령인구 감소를 내세워왔다. 그런데 이는 광주 전반의 문제이다. 게다가 삼정초교는 지난 10년간 광주시교육청에서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을 지원받아 왔다. 시교육청이 공개한 2019년 적정 규모학교 육성 추진 계획에 따르면 제3학교군(서구), 5학교군(북구 문흥·일곡지구10학교군(광산구 첨단1지구)의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 해당 학군이 아닌 삼정초교는 통학구역 내 주택개발사업 등 재개발의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통폐합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 학령인구 감소는 다양한 입장과 구체적인 현장 상황을 고려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다. 그런데, 광주시 교육청이 무리수를 두는 것은 폐교부지에 새로운 시설을 유치하여 성과가 쉽게 보이는 치적을 만들겠다는 욕심을 의심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다. 교육감, 북구청장, 지역구 의원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것이다. 아무리 필요한 시설이 들어선다 한들 강제 폐교의 피 위에 지어진 시설은 치적이 되기는커녕 무책임, 반교육 행정을 증거하게 될 것이다.

 

신도시 개발 주민 이동 도심 공동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새로운 풀밭에 어지럽게 정착한 도시 유목민을 위한 학교를 짓는 일에는 골몰하는 한편, 경제 약자들이 남겨진 노후화 된 정착지에 어떻게 하면 교육의 생기를 불어 넣을지 고민하지 않는다. 심지어 통폐합이란 이름으로 최후 복지인 학교마저 농경민에게서 빼앗아 가려 한다. 이는 교육마저 반생태적, 자본중심적 문명의 노예로 타락하는 일이다.

 

- 광주시교육청은 학교 재구조화를 통한 적정규모 학교 육성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동안 광주라는 도시가 어떻게 변화하고 이러한 변화의 뿌리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일은 외면해 왔다. 인구이동을 일으키는 난개발을 승인해주는 지방자치단체(광주시)에 말 한마디도 못하고, 중장기적인 도시 발전을 계획하는 일에 늘 들러리만 서 왔다. ‘교육도시 광주는 허울 좋은 슬로건에 불과했다. 그 결과 신도시 주변에 입시 자본이 풍부한 학군이 만들어지고, 이를 취하고픈 사람들을 유혹해 집값이 오르게 만드는 일에만 도움이 되었을 뿐이다.

 

- 도심이 텅 비는 현상에 광주시교육청이 시장 논리와 새로운 개발 논리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삶의 공백, 자원의 공백, 복지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바로 교육의 힘이어야 한다. 생활 SOC라는 미사여구로 성찰할 줄 모르는 도시개발을 뒤쫓는 것은 결코 책임 있는 교육청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 2017년 광주시교육청은 10개 학교 통폐합 추진 과정에서 제기된 대상선정, 시기 및 절차 등에 관해 반대 여론이 거세고, 행정 절차상 하자가 많다는 이유로 당초 추진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바뀐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시교육청은 똑같은 실수를 되풀이할 셈인가? SOC사업을 명분으로 주민을 갈라치기하면 통폐합이 가능하다고 믿는가?

 

광주시교육청은 삼정초교 통폐합을 폐기하고, 더 이상 지역과 학교 내 갈등을 부채질하지 않으며, ‘작은 학교 살리기의 철학에 발 딛고 문제를 풀어나가라. 또한, 무리한 통폐합 추진으로 학생들에게 상처를 준 장휘국 교육감은 진심으로 공개 사과하라.

 

2020. 4. 7.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