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8시 30분 이전 금지 등교 첫날이었지만 여전히 광주지역 학생들은 이보다 더 이른 시간에 학교에 가야만 했다.

 

-본보 점검 학교들 대부분 8시 정각 전후 등교 전쟁
-시교육청 “첫째주까지 현황 파악 후 시정조치 할 것”

광주시교육청이 8시30분 등교를 강제한 첫날인 2일, 광주지역 일선 고교에서 이 시간을 지킨 곳은 얼마나 될까?

광주시교육청은 이날 광주지역 초등학교 152개교 전체, 중학교 90개교 전체, 고교 67개교 전체 등 309개 교에서 8시30분 등교를 지켰다고 발표했다.

과연 그럴까?

이날 아침 본보가 교문에서 확인해보니 고3학생은 대부분 8시30분 이전 등교가 이뤄졌다.

화정동 ㄱ고교의 경우, 이날 오전 8시 학생들이 서둘러 교문으로 들어섰다.

이 학교에선 1·2학년은 8시30분 등교가 지켜졌지만, 3학생들은 8시10분까지 등교가 방침이었다.

일부 학생들은 주변 학교들의 등교시간과 비교하며 볼멘소리를 냈다.

한 학생은 “다른 학교는 고3도 똑같이 늦게 등교하는데, 우리는 이전 7시50분에서 20분 정도 늦춰지는데 그쳤다”면서 “등교 후 8시 20분부터 영어듣기 시간이고, 오전 9시 1교시 수업에 들어가는 등 작년과 똑같은 생활이 반복된다”고 하소연했다.

ㄱ학교 외에도 운암동 ㅈ고등학교에서도 고3학생은 오전 7시40분까지 등교하도록 해, 8시30분 등교 정책을 무색케 했다.

화정동 ㅅ고등학교는 전 학년이 오전 8시10분까지 등교하라는 지침이 내려오기도 했다.

김모(18) 학생은 “오늘은 학교 입학식이 있는 개학 첫 날이라 8시30분까지 등교하지만, 내일부터는 8시10분까지 늦지 않고 와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며 “등교 후 조례를 갖고 8시40분에 곧바로 수업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일부터 등교하기 위해선 오전 6시30쯤 기상해야 한다”면서 “여전히 잠이 부족하고 아침밥 먹기 힘든 학교 생활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박고형준 활동가는 “시행 단계에서 학생들의 많은 지지를 받아 9시 등교가 추진됐지만 결국 학교의 일괄 통제로 현실과 지침이 따로노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겨울방학 자율학습도 안하기로 했지만 공부시켜야 한다는 미명 아래 그냥 자행되듯이 8시30분 등교도 시교육청의 관리 감독이 없다면 헛구호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3월 첫째주까지 등교시간 준수 여부를 조사해 1차 지도·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8시30분 이전 등교 금지는 학생들의 수면권을 보장해주기 위한 정책으로, 전체 학교를 대상으로 운영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해 위반 학교에 대해서는 시정 조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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