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고위공무원의 절반이 SKY. 박근혜 대통령의 학벌타파 공약 무색
광주시 고위공무원 절반이 전남대 출신. 5개 구청 및 시교육청은 고르게 분포
차별 없는 이력서 및 블라인드 제도를 통한 불평등한 임용, 인사 문제 해결

 

한국 사회의 권력은 극소수 대학의 출신들에 의해 독점되어 왔다. 입법, 사법, 행정, 경제계, 언론계, 학계 그리고 문화계에 이르기까지. 나라의 모든 공직에서 권력은 서울대를 정점으로 한 극소수의 학벌집단에 의해 장악되어 온 것이다. 그럴 수 밖 없는 이유는 간단하다. 공직을 견제하고 감시할 정치계 또한 학벌집단이기 때문이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 지난 국회의원 출신학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도 나타나듯,  선거에 나선 후보 중 36%가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이었다. 300명 중 무려 109명이 SKY 출신이며, 109명 중 62명은 서울대 출신이다. 이에 반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 최종학력 출신은 16%뿐이었다. 비단 이 현상은 국회의원 선거에만 머물지 않고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에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나고 있다.
 

우리단체는 이런 공직 독점현황을 상세하게 파악하고자, 최근 안정행정부(정부부처) 및 광주지역 지자체(시, 5개구), 광주 시교육청을 상대로 <2014년 고위공무원 출신학교별 현황>을 정보공개청구 한 바 있다. 참고로 고위공무원이라 함은 통상적으로 정부부처 3급 이상, 지자체 3급 혹은 4급 이상의 기준을 두고 있다. 
 

정보공개분석 결과, 정부부처는 수도권 중심의 대학이 고위공무원의 주류를 이루었다. 안전행정부에서 제출한 정부부처 고위공무원 현황에 따르면, 전체 1476명 중 서울대가 29.5%, 연세대 10.3%, 고려대 9% 등 소위 SKY대학만 차지하는 비율은 720명 절반수준인 것으로 파악되었다. 즉, 명문대학 출신자들이 공무원 사회의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광주 지자체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특정학교 출신이 고위공무원 주류를 이룬 반면, 5개 구청과 광주시교육청의 경우 다소 고르게 출신학교가 분포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광주광역시 고위공무원은 전남대 출신학교이 12명으로 광주시 전체 인원 중 절반(50%)을 차지했으며, 다른 출신학교는 고르게 분포된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전남대가 학벌문중이라고 쉽게 규정할 수 없지만, 광주 공무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 위 통계처럼 고위공무원의 특정학교 편중 문제는 공무원의 개인적 소양과 능력이 원인인 면도 있지만, 계급과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중심의 인사관리를 하겠다는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이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학벌, 학연 등 연고주의에서 비롯된 문제이다.
 

- 특히 학벌문제를 근절해야 할 책무성을 지닌 교육계 인사도 출신학교가 보증수표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울대 출신 인사들이 교육계 요직을 독식하면서 파벌을 형성해 온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교육계의 수장인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인사가 2000년 이후에만 4명이다(이상주, 이돈희, 문용린, 김신일). 최근 교육부 장관을 겸임하는 사회부총리로 내정되 사퇴한 김명수(한국교원대 명예교수)와 황우여(새누리당 국회의원) 역시 서울대 출신이다.
 

-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초기 ‘학벌타파와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핵심 교육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번 통계나 몇몇 사례처럼 학벌이나 학연에 따른 인사 편중 문제는 사회 통합과 공정한 사회 실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지금이라도 공직자들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부터 떨쳐내야 한다. 출신학교를 고리로 한 유착은 불평등한 교육과 특권층 유지를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강력한 인사개혁 대책이 필요하다. 
 

- 참고로 최근 서울시에서는 불평등한 인사와 임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별 없는 표준 이력서 도입을 단계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 이력서는 개인능력과 무관한 차별요소를 제거하고 직무중심으로 공정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으며, 직업역량과 무관한 과도한 스펙 쌓기를 조장하는 요소도 삭제하고 있다. KBS(정연주 이사장 시절)도 블라인드제도를 도입해 출신학교나 출신지역을 보지 않고 인사를 채용하여 ‘지역과 출신학교의 균등’한 성과를 이뤄냈다.

 

- 이처럼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직의 기회를 확대 제공하고, 고질적인 학벌주의나 입시경쟁 교육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차별 없는 이력서, 블라인드 제도 등 정책을 권장하고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 끝.


 

■ 정부부처 현황 

출신학교명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방통대

한양대

인원

435

152

133

81

80

75

비율

29.5%

10.3%

9.0%

5.5%

5.4%

5.1%

출신학교명

한국외국어대

육군사관학교

전남대

건국대

기타

총계

인원

65

41

32

29

353

1476

비율

4.4%

2.8%

2.2%

2.0%

23.9%

100.0%

 

 

■ 광주광역시(부설기관 포함) 현황

출신학교

해외대학

경희대

서울대

성균관대

전남대

인원

1

1

1

2

12

비율

4.2%

4.2%

4.2%

8.3%

50.0%

출신학교

조선대

방송통신대

한양대

호남대

총계

인원

2

1

1

3

24

비율

8.3%

4.2%

4.2%

12.5%

100.0%

 

 

■ 광주 5개구청 및 광주광역시교육청 현황

출신학교

광주대

조선대

방송대

전남대

동강대

고려대

5개 구청(인원)

2

5

1

6

1

시교육청(인원)

5

4

6

8

1

출신학교

호남대

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전남과학대

유학

목포대

5개 구청(인원)

7

8

1

1

시교육청(인원)

2

1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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