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관내 소재한 H초교가 신입생 가정에 발송한 취학 전 예방접종 미완료자 대상 항목 및 접종 완료 회신서에 따르면, 6가지 예방접종에 관한 접종 차수·날짜, 학생 인적 사항을 적어서 담임교사에게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DDP, MMR, 폴리오, 일본뇌염 등 필수 예방접종의 경우, 학교가 보건당국 시스템과 연계하여 초·중학교 입학생의 예방접종 완료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음에도, 굳이 서면으로 해당 정보를 제출토록 각 가정에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행정은 보호자의 작성 정보와 보건당국의 보유 정보를 교차 점검하여 누락·잘못된 정보를 확인하고, 예방접종 미완료 학생이 접종하도록 독려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점이 있다.

 

우선, 학교가 예방접종 미완료자를 대상으로만 접종 완료 회신서를 받는 것은 인권침해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예방접종 정보는 건강에 관한 민감정보인데, 회신서(가정통신문) 교부 및 수거, 처리하는 과정에서 특정 학생(예방접종 미완료자)임이 드러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신념이나 건강상 이유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이들에게 접종 완료 여부를 통보해달라고 강요하는 것도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감염병 퇴치를 위해 일정 수준의 예방 접종율을 유지할 필요가 있고, 교육·보건당국은 학생 예방접종을 독려할 법적 의무가 있다. 하지만, H학교 사례처럼 예방접종 독려 과정에서 특정학생의 민감정보가 노출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줄 것을 교육당국에 촉구하는 바이다.

 

2023. 3. 31.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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