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이란 인간이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존재하는 당위적 권리이며, 최대한도의 요구가 아닌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최소한도의 기준이라는 점이 국제 사회의 규범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또한 한 사회에서의 아동(청소년)에 대한 처우수준은 그들에 대한 배려 수준과 사회 전반의 정의감 수준을 나타낸다.
그러나 한국의 학생들은 유엔아동권리협약과 헌법에 의해 보장된 다양한 권리를 보장받고 있지 못하다. 초등학교에서는 전혀 문제가 안되던 것이 어느 날 갑자기 중학생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획일화된 통제의 대상이 된다. 두발에서부터 양말, 가방, 손톱까지 규정에 의해 규제를 받고 있다. 헌법상의 행복추구권과 생활양식에 관한 자기결정권 등은 그럴싸한 문구로만 존재할 뿐이다. 아울러 학교 안팎의 다양한 언론․출판․집회․결사 등에 대한 의사표현이나 소지품 등에 대하여 학교규정이 없거나, 있더라도 전면적이고 자의적으로 통제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교육인적자원부가 학교 내의 심한 처벌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한 ‘생활규정예시(안)’조차, 국가인권위원회(2002)에 의해 시정권고를 받을 정도로, 학교 내에서 이루어지는 체벌은 ‘교육목적을 위한 직무상의 정당행위’로 보기 어려운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위와 같은 인권의 사각지대에서 ‘자비로운 어른’의 입을 통해서만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제시할 수 있었던 학생들에게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비록 늦은 감은 있지만, 학생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주장과 학생들에 의한 인권 운동이 기지개를 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꿈틀거리고 있는 학생 인권 운동의 핵심 표적이 그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학교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금의 청소년세대가 기성세대와 달리 상대적으로 정치적 민주화가 이루어진 시대에 성장했음을 생각할 때, 학생들의 강제야간자율학습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시도, 두발규제 폐지운동 및 0교시 폐지운동, 학생인권법 제정 운동 등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이는 학생들의 높아진 권리의식을 반영하는 것이며, 인권의 세기라는 21세기의 시대정신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간헐적으로 그러나 폭발적으로 간절히 요구하고 있는 학생들의 인권 신장에 대한 요구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시급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 이 글은 광주학생인권조례 추진위원인 김재황 선생님(하남중학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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