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현실만 있고 대안은 없는 KBS드라마 <공부의 신> 우려스럽다.

한국의 교육현실은 심각하다. 공교육은 점점 더 황폐해 지고 있다.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고, 공부의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비극이 반복되고 있다. 교사는 교사대로 답답한 교육 현실을 토로하고, 학부모들은 날로 치솟는 사교육비에 휘청거리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사교육 시장은 날로 번성해, 이제는 열풍을 넘어 광풍으로 치닫고 있다. 대학 진학이 인생의 전환점에 달려 있는 ‘학벌’ 사회, 치솟는 사교육비로 가정 경제가 휘청거리는 사회, 바로 한국의 현실이다.

 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려는 것인지 KBS에서 방영하는 드라마 <공부의 신>은 입시경쟁, 교육열병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기획의도를 담아 출발하여 요즘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우리는 <공부의 신>이 한국의 심각한 교육문제를 지적하므로,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내심 관심과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공부의 신>의 내용은 우리의 기대를 철저하게 저버렸다. 일류대 가야 성공하는 세상, 공부 못하고 일류대 못 가면 낙오자가 되어야 하는 세상을 들먹이며 학벌사회를 조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드라마에서 보여주는 24시간 합숙, 특별반 개설은 MB식 미래형 교육과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고, 권위적인 의사소통은 학교 내 민주주의를 희석시키고 있다.

 이처럼 <공부의 신>은 학벌사회를 조장하는데 힘을 쓰지, 교육문제를 진단하고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은 거의 없다. 다수의 학생은 없고 오로지 소수 일류대를 향한 특별반만 주인이 되는 세상을 그린다. 요즘 풍자하는 말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다.

 그리고 <공부의 신>은 근본적인 교육 전반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담겨있지 않다. 지금 한국 사회 현실에서 일류대학 진학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당면 과제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공교육이 대학진학이 교육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우리가 <공부의 신>을 우려하는 것은 단지 학벌사회 풍토 때문만은 아니다. 드라마에도 나오듯이 특별반이 대학진학에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공교육 현장마저 ‘문제풀이 전문가 양성소’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진정한 교육이고, 교육개혁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그래서 우리는 공영방송 KBS의 공부의 신을 시청하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교육의 공적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리라 생각했던 공영방송에서 어떻게 이런 MB식 교육에 가까운 함량미달의 드라마를 방송했는지 의아하기까지 하다.

승자독식의 구조를 만들어가는 입시경쟁은 중단되어야 한다. 이에 <공부의 신> 내용은 즉각 개선하고,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보다 입시경쟁의 폐해, 교육개혁 문제에 앞장서 보도되어야 한다. 우리는 1월 27일 오전12시 광주KBS 본관 앞에서 피켓시위을 시작으로 매주 수요일 MB 경쟁교육 반대 및 <공부의 신> 내용 개선을 요구할 것이며 공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인 대학평준화를 중심으로 끊임없는 선전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 끝.

 2010년 1월 27일

학벌없는사회 광주모임(준)
http://antihakbul.jinbo.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