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 의견 수렴 없는 탑다운 방식 중단

충분한 논의, 주민 결정권 전제되어야 교육자치도 가능

 

최근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행정통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주민에게 어떤 공론장이 제공되고 어떠한 방식으로 의사결정권이 보장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정부와 국회, 지방의회까지 논의에 속도를 더하고 있는 현 상황은 절차적 민주성 측면에서 매우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우리는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방향성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고 있는 행정통합 추진 방식은 이미 결론을 정해 놓은 뒤 주민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탑다운 방식에 가깝다. 이러한 절차는 민주주의의 형식과 내용을 모두 훼손할 뿐 아니라, 통합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행정적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할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다.

 

행정통합은 수백만 시·도민의 삶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이다. 설령 그 방향이 옳다 하더라도, 주권자인 주민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는 공론장에서 숙고하고 판단할 시간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 핵심 원리이며, 이를 경시할 때 오히려 더 큰 사회적 갈등과 신뢰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매몰된 성급한 추진은 지역사회 전체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

 

더욱이 현재 논의에서 교육 분야가 행정의 종속변수처럼 취급되고 있는 점은 심각한 문제이다. 행정통합은 교육 행정체계의 전면적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교육자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현재 발의된 특별법안에는 과도기 교육자치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어떠한 대책도 제시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도 교육감들이 충분한 검토 없이 성급한 통합 찬성또는 협력 선언을 표명하는 것은 교육자치의 혼란과 불안을 심화시키는 무책임한 행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우리는 현재의 졸속 추진을 중단하고 행정통합의 필요성과 효과, 부작용을 균형있게 검토할 수 있는 공론장 조성을 촉구한다. 행정통합은 주민의 삶을 보다 나은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정책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용 뿐 아니라 절차와 과정이 건강해야 한다. 우리는 민주적 숙의에 기반한 결정만이 행정통합 논의가 성숙하게 발전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바이다.

 

 

2026. 1. 9.

 

광주교육시민연대

(광주YMCA, 광주교육연구소, 광주대안교육협의회, 광주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광주청소년정책연대, 광주참교육학부모회,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광주흥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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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수능 만점자를 자기 성과라 다투는 공교육과 사교육

 

광주광역시교육청은 2026128수능 만점자 초청 강연회를 개최한다.수능 만점자 배출을 마치 교육청의 성과인 양 각종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대형 현수막까지 설치하며 홍보하던 행태가 이어진 결과다. 개인의 입시 성취를 공교육의 성과로 포장하는 행위는 교육 공공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우리 단체는 이를 규탄하며 교육청 앞 출근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더욱 걱정되는 점은 공교육 기관의 이런 행태가 사교육이 시장을 넓히기 위해 벌이는 수능 만점자 마케팅을 답습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주 지역 수능 만점자는 굴지의 사교육 업체인 메가스터디 공식 유튜브 계정에 출연해 홍보 영상을 촬영했으며, 해당 영상에서는 특정 인강 상품과 학습 경험이 상세히 소개되었다. 이는 수능 만점이라는 개인 성취가 곧바로 사교육 홍보 콘텐츠로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사례이다.

 

주요 인강 업체들은 수능 만점자나 고득점자를 확보하기 위해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환급형 장학금을 내걸고 경쟁하고 있다. 특히 메가스터디는 특정 상품을 구매한 수능 만점자를 대상으로 ‘1,000% 환급형 장학금을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마케팅 활용을 위한 개인정보 제공 및 동의를 요구한다. 학생이 학습 주체가 아니라, 사교육 성과 입증과 상품 판매 수단으로 팔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광주시교육청이 수능 만점자를 전면에 내세워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는 것은 공교육의 목적이 실상 사교육과 다르지 않으며, 수능 만점의 성과를 사교육과 반으로 잘라서라도 갖겠다고 선언하는 꼴이다.

 

공교육의 위기는 사교육보다 못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교육을 닮아갈 때 생긴다. 공교육의 책무는 사교육을 흉내내는 일이 아니라, 사교육을 억제해서 공교육 토양을 지켜내는 일이다.

 

공교육 기관의 수능 만점자 마케팅은 공교육의 성과를 고작 성공한 소수의 영광과 다수 학생의 패배로 각인시킬 뿐이다. 이에 우리 단체는 아래와 같이 촉구하는 바이다.

 

- 광주광역시교육청은 수능 만점자 초청 강연회를 즉각 취소할 것.

 

- 교육부는 인강 업체의 환급형 장학금 실태를 점검할 것.

(소수의 입시 성취를 구입, 과장 홍보하여 시장을 넓혀가는 수법을 지도·감독할 것.)

 

2026. 1. 8.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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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10년 만에 수능 만점자가 나왔다. 광주서석고 3학년 최장우 학생이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전 영역 만점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지난해 12월 초 지역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광주는 지난 2016학년도 이후 재학생 만점자가 나오지 않았고, 최 학생은 2000년 이후 여섯 번째 만점자로 기록됐다.
이 같은 성취는 개인과 학교, 가족의 노력에 대한 축하로 충분하다. 그러나 문제는 이것이 공교육 행정의 상징으로 어떻게 변용되는가에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이 성취를 기념하는 의미에서 1월 28일에 '수능 만점자 초청 강연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필자가 속해 있는 광주의 시민단체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이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며 즉각적인 취소를 촉구했다.
교육청은 신문고 민원에서 제기된 취소 요구에 대해 "성과주의를 추종하는 행사가 아니다"라며, 만점자의 강연이 자신의 학교생활과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라고 답변했다. 그러나 '수능 만점자'를 전면에 내세운 행사 자체가 이미 점수 중심 담론을 강화하는 상징적 행위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번 만점자는 유튜브 등 온라인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과거 한 교육계 유튜브 채널에서 수학 문제를 빠르게 푸는 모습이 공개되며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온라인 반응은 대중이 만점자를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보여준다. 개인의 재능이 뉴스와 영상 콘텐츠로 확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공교육의 공식 행사로 확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교육청은 강연이 예산을 쓰지 않고 수당도 지급하지 않는 등 운영상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논점은 예산이 아니라 공교육이 어떤 모델을 공식화하고 확산하려는가에 있다. 성적 중심의 성과를 공교육의 공식 메시지로 만드는 것은, 비록 좋은 의도에서 출발했더라도 경쟁과 서열 중심의 문화를 강화할 위험이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서도 이번 만점자 배출을 두고 "10년 만의 쾌거"라는 긍정적 표현이 주를 이뤘다. 이는 개인의 성취를 축하하는 데는 적절하지만, 동시에 사회적 맥락을 놓칠 위험도 있다. "만점"이라는 숫자는 평가의 척도일 뿐, 학생 각자의 개성과 과정은 또 다른 가치다. 수능이 인생의 전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치 최고의 목표인 양 교육청이 나서서 호들갑을 떨면 되겠는가.
공교육의 역할은 최고의 결과만을 기념하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이 존중받고 다양한 성장 경로를 인정받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수능 만점자를 초청해 그의 경험을 듣는 자리는 의미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성적 중심 담론의 재생산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교육행정은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논란을 통해 다시 묻는다. 공교육은 어떤 성공을 승인하고 재생산할 것인가? 그리고 그 승인 과정에서 "모든 학생의 존엄과 다양한 배움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말이다. 이번 사안을 단순한 축하 행사로 넘길 것이 아니라 교육행정의 철학과 방향을 점검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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