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초·중·고교 교육과정은 매년마다 갈수록 복잡하고, 그 교육과정을 넘어선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 학생들은 매일같이 강제학습에 시달리고 있으며, 시험결과를 가지고 등급을 매기어 학생들을 줄 세우고 있다. 그 시험을 대표하는 것들 중 하나가 바로 오늘 진행되고 있는 대학수학능력 시험이다.


이처럼 대한민국 사회는 교육과정이나 수능 시험을 통해 학생들을 지배하는 심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매년마다 광주시교육청과 일선학교에서는 수능성적과 대학입학 성과를 홍보하고, ‘실력 광주가 죽지 않았다’는 식의 발언들을 듣다보면, 교육은 학생들의 더 나은 등급을 뽑아내기 위한 수단이자, 교육주체들에게 공포와 불안을 생산하는 공장일 뿐이라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특히 장휘국 교육감의 개인 행보는 더욱 아쉽다. 교육감후보 시절 ‘공교육 혁신’을 내세웠던 교육감이 수능격려를 위해 일선 학교를 올 한해 40여 차례 방문하는 장면을 바라보자면 만감이 교차하게 된다. 시민들에게 '대학교 이야기만 하는 학교풍토를 쇄신'하겠다고 직접 실천사항으로 밝혔던 교육감의 발언은 정녕 잊혀져버린 과거에 불과한 것인가?

우리단체는 수능성적과 대학입학 결과만이 올바른 교육의 지표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다. ‘10대의 끝은 새로운 시작일 뿐 어떠한 단정적인 평가도 이르며, 단순한 시험을 통해 학생의 능력을 수치화하거나, 단기적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임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목적은 광주시교육청이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더불어 살아가는 정의로운 민주시민 육성'과 유사하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교육청과 학교현장은 어떤 지표를 가지고 학생들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방법제시가 필요하다. 그리고 지난날의 입시조장·방관 행위에 반성해야 한다.


더 이상 수능성적으로 광주교육을 평가하지 말자. 교육이 단순히 점수와 대학이름만은 아니라고 ‘힘’주어 말하는, 이 불안과 공포의 교육에서 본인이 뒤쳐져있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에게 다시 일어나게 '응원'해주는 교육을 위해 시민들과 교육청, 학교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자.


2015. 11. 12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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