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교육시민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광주광역시의회가 2026년 2월 4일 제34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결한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통합에 대한 의견청취」 원안가결 결정에 대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고, 동시에 해당 의결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헌법재판소에 제출했다.
- 이번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은 광주·전남 행정통합의 찬반을 다투기 위한 것이 아니라, 헌법이 요구하는 민주적 절차와 주민 참여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의회 의결의 위헌성을 문제 제기하기 위한 것이다.
○ 광주·전남 행정통합은 광역자치단체의 존립 형태를 변경하는 중대한 사안으로, 주민의 권리·의무와 행정·교육·재정 체계, 생활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중대 사안일수록 결론에 앞서 시민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고, 숙의와 청원의 기회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 그러나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의 실질적 내용은 시의회 의결 하루 전인 2026년 2월 3일에야 공개되었고, 본회의 의사일정 역시 같은 날 공지되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법안 내용을 검토하고 의견을 형성해 청원할 현실적인 시간과 기회를 보장받지 못했다.
- 특히 이번 ‘의견청취’ 의결은 이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지역(주민) 의견수렴 완료’의 근거로 작동하는 핵심 절차임에도, 의회는 시민 참여를 보장할 최소한의 조건조차 마련하지 않은 채 의결을 강행했다. 이 같은 절차는 헌법 제26조의 청원권, 헌법 제21조에 따른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 헌법 제1조 및 제117조에 따른 주권자·주민으로서의 실질적 참여권을 침해한 것이다.
- 더욱이 광주광역시의회 심사보고서에는 특별법안 간 내용 차이, 주민 의견수렴과 숙의 시간 부족, 공론화 기간의 짧음, 주민투표 미실시 상태에서의 신속한 입법 전환 우려 등이 지적되어 있었다. 이는 의회 스스로도 절차적 미비를 인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안건을 강행한 것은 국회의원들의 압박(공천) 등 정치적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이 아닌지 의심이 든다.
○ 한편 광주교육시민연대, 교원단체들은 특별법안에 포함된 교육특례 조항의 삭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해당 조항은 특목고, 자사고, 영재학교, 국제고 등 특권학교 설립 권한을 교육부 장관에서 특별시교육감에게 이양하는 내용으로, 교육 불평등을 심화하고 입시 경쟁을 가속화할 우려가 크다.
- 그럼에도 이번 의견청취 의결 과정에서 해당 교육특례에 대해 질의하거나 문제를 제기하는 발언을 한 시의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 우리 연대는 헌법소원 본안 판단 이전에 해당 의결의 효력이 유지될 경우, 시민의 의견 형성·숙의·청원 제출의 기회가 회복 불가능하게 소멸할 수 있다고 보고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이는 행정통합을 중단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헌법적 판단이 내려질 때까지 절차적 정당성을 보전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 우리 연대는 이번 헌법소원을 통해 행정통합의 찬반을 넘어, 중대한 정책이 어떠한 민주적 절차를 거쳐 결정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시민의 알 권리와 참여권은 민주주의의 출발점이며, 이러한 권리가 배제된 의사결정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 헌법재판소가 지방자치와 교육자치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주민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할 헌법적 권리임을 명확히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광주교육시민연대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특별법안 추진 과정에서, 교육특례를 통해 특권학교가 설립되고, 그로 인해 학교 서열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습니다. 이와 더불어 재정·환경 등 각종 특례 전반에 대해서도, 시민사회의 깊은 우려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행정통합 특별법안은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숙의 과정을 거쳐 지역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당론으로 발의된 해당 특별법안이 공개된 바로 다음 날(2026. 2. 4.) 광주광역시의회는 의사일정을 긴급히 변경하여 ‘행정통합 의견청취안’을 졸속으로 통과시켰습니다.
물론 지방자치법에 따라 지방의회는 지역주민을 대변하여 행정통합 의견을 제출할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광주시의회 결정은 2026. 2. 3. 특별법안 발의 이후 충분한 정보 공유와 공론화 과정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 주민의 알 권리와 청원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우리 연대는 광주시의회의 행정통합 추진 절차가 지닌 문제점을 지적하고, 위헌적 공권력 남용에 대해 헌법소원심판 청구(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포함)를 제기하고자 아래와 같이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추진 과정에서 교육행정통합을 통한 학교 서열화 조장, 이른바 특권학교 설립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시민들의 우려와 걱정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법은 여전히 공개되지 않은 채, 의회 의사일정을 무리하게 변경하며 졸속으로 입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에 교육 시민사회의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자 아래와 같이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광주광역시교육청은 본청 간부, 교육지원청 교육장, 직속기관장을 대상으로 매월 1회 장소를 돌아가며 기관장 회의를 한다. 장소를 제공하는 기관은 오찬을 준비한다.
그런데 기관장 회의를 준비할 때, 상당수 기관의 업무추진비가 쪼개기 방식으로 집행되거나, 집행 내역 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진 사례가 확인됐다.
우리 단체가 광주시교육청 산하 지역교육지원청 2곳과 직속기관 12곳의 2025년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직속기관이 개최한 기관장 회의에서 적게는 약 70만 원, 많게는 90만 원 이상의 오찬 비용이 지출되었다. 해당 비용은 주로 한정식집에서 집행됐으며, 대부분 1인당 약 3만 원 수준의 고급식당을 이용했다.
광주시교육청 업무추진비 집행 지침상 건당 50만 원 이상을 결제하면 동석한 자의 명단을 증빙서류로 남겨야 한다. 그런데, 회의 때마다 건당 50만 원 이상을 집행하면서도 늘 직속기관 2곳이 비용을 나누어서 결제를 했다. 업무추진비 집행 지침을 회피할 의도로 ‘쪼개기’를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특히 광주학생교육문화회관의 경우, 기관장 회의에 집행된 업무추진비 자체를 누리집에 공개하지 않고 있어, 시민들이 해당 예산이 적법하고 투명하게 집행됐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예산 집행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관장 회의가 열리는 날이면 해당 직속기관 주변은 교육감·부교육감·간부 공무원 차량으로 주차난이 발생해, 도서관·수영장 등 직속기관 편의시설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반복되고 있다.
회의 운영방식 또한 형식적이다. 회의는 대체로 1시간 남짓 보고 위주로 진행되며, 기관 현장을 둘러보거나 이용자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오히려 오찬 시간이 다가오면 회의가 서둘러 마무리되는 분위기가 조성된다고 한다.
반면 회의를 준비하는 개최기관 직원들은 회의 전후로 교육감 및 고위 간부 의전, 대청소와 공간 정비, 자료 수합 등에 동원되며 이로 인해 상당한 업무 부담을 떠안고 있다. 실질적인 논의가 없는 회의가 반복되면서, 기관 내부에서는 “형식적인 행사에 행정력만 소모되고 있다.”는 불만과 호소가 적지 않다.
이처럼 정례화된 광주시교육청 기관장 회의가 실질적인 논의나 현장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채, 직속기관의 예산과 행정력을 소모하는 형식적인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면, 그 책임은 이 회의를 총괄하는 광주시교육청에 있다.
이에 우리 단체는 광주시교육청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기관장 회의 관련 업무추진비 집행 전반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라.
- 50만 원 이상 집행된 업무추진비에 대한 명단을 투명하게 작성하고 관리하라.
- 기관장 회의 운영방식을 전면 재검토하고, 형식적인 회의를 즉각 개선하라.
업무추진비는 기관장의 편의나 관행을 위해 사용되는 쌈짓돈이 아니라, 공적인 목적과 엄격한 기준 아래 집행돼야 할 시민의 세금이다. 광주시교육청이 이번 사안에 대해 예산 집행의 적법성과 투명성을 바로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 단체는 감사원 공익감사청구를 통해 이 문제를 끝까지 묻고 엄중한 책임을 요구할 것이다.
광주광역시의회가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에 대한 의견 청취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은 시·도민의 삶과 학생들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발의된 특별법의 내용조차 공개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에 광주교육시민연대(9개 단체)는 더불어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추진에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교육행정통합으로 지역에 이양되는 막대한 재정과 통합특별시교육감 권한을 어떻게 공공의 이익으로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비전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는 교육행정통합은 분명한 교육적 목표와 철학 없이 타 지역 행정통합법안을 베끼고 짜깁기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특히 우리 연대가 가장 심각하게 우려하는 것은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국제학교·영재학교 등 이른바 ‘특권학교’의 지정·설립·운영 권한을 교육부 장관에서 통합특별시교육감에게 이양하는 교육 특례 조항입니다.
우리는 그간 공청회와 토론회를 통해 해당 특례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특권학교는 ‘고교 다양화’라는 명분 아래 입시 중심 교육을 강화하며 공교육을 잠식해 왔습니다. 특권학교의 명문대 진학 실적 경쟁은 일반고를 황폐하게 만들었고, 학생과 학부모에게 경쟁 교육의 부담이 전가되어 사교육비 폭증과 입시 과열로 이어졌습니다.
시민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듯, 특별법에는 “통합특별시교육감은 영재학교·특목고·국제학교의 설립·운영이 특정 계층을 위한 특권교육이나 과도한 수월성 교육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습니다. 그러나 이는 통합특별시교육감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 무력화될 수 있는 조항일 뿐입니다.
절차적 문제 또한 심각합니다. 지난 1월 30일 발의된 특별법은 여전히 시·도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았고, 이전 공청회와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들이 법안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조차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국회의원들이 광주시의회의 의사일정을 무리하게 변경하도록 압박하며 시의원들의 동의를 재촉하는 것은 시민의 대표기관인 시의회를 거수기로 전락시키는 행위이자,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처사입니다.
행정통합이 진정으로 시·도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속도가 아니라 숙의가 우선되어야 합니다. 충분한 정보 공개와 시·도민 참여 없이 추진되는 통합은 어떠한 정당성도 가질 수 없습니다. 광주교육시민연대는 광주시와 전라남도, 그리고 양 시·도의회가 주민투표를 포함한 직접 민주주의 방식을 통해 행정통합 여부를 결정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교육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한다면 특권교육의 기회를 넓히는 게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 대안교육기관 등에 대한 지원을 늘려 교육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교육의 공공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전환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우리 교육의 미래를 앞만 보고 달리는 국회의원들의 입법 실적이나 행정통합의 떡고물과 바꿀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행정통합 추진 과정을 끝까지 지켜보고, 행동하며, 필요한 모든 대응을 이어갈 것입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초안에는 자율형사립고, 영재학교, 특수목적고, 외국학교 등 이른바 ‘특권학교’의 설립·운영과 관련한 교육 분야 특례 조항이 포함돼 있다. 해당 내용은 초안 공개 이후 토론회와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문제 제기가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해소하지 않은 채 그대로 법안을 발의했다.
이번 교육 특례의 핵심 문제는, 그동안 교육부 장관이 행사하던 특권학교 지정·설립·운영 권한을 통합특별시교육감에게 이양한다는 점이다. 특권학교는 고교 다양화라는 당초 취지와 달리 입시 중심 교육을 강화하고 고교 서열화를 심화시켜 왔으며, 경제적 배경에 따라 학생을 줄 세우는 구조를 고착화해 왔다. 특히 명문대 진학 실적을 앞세운 경쟁은 공교육을 잠식했고, 그 결과 일반고는 슬럼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돼 왔다.
이러한 문제 인식 속에서 지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특권교육의 수단으로 기능해 온 학교들을 일반고로 전환하며 고교 서열화 해소 정책을 추진해 왔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스스로 추진해 온 정책 기조를 부정하며, 다시 고교 서열화 체제를 복원하는 방식의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
특별법에는 “통합특별시교육감은 영재학교·특목고·국제학교의 설립·운영이 특정 계층을 위한 특권교육이나 과도한 수월성 교육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고, 지역·계층 간 교육격차를 심화시키지 않도록 필요한 관리·감독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다. 이는 교육행정통합 시민사회에서 제기된 비판을 의식해 삽입한 조항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문구는 교육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잠시 달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학교 서열을 만들어낼 수 있는 권한을 먼저 열어둔 뒤 그 부작용을 통제하겠다는 약속은 이미 여러 차례 실패해 왔다.제도는 언제나 허용된 방향으로 작동해 왔고, 그 결과 특권학교 입학의 혜택은 권력과 돈을 가진 특정 계층에게 귀속돼 왔다.
광주·전남 양 교육청은 사회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내용을 거대 정당인 민주당이 입법으로 속도전을 벌이는 것은, 숙의 과정을 무력화하고 시·도민들의 비판을 법으로 봉쇄하려는 시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번 특별법안의 교육 특례는 우리 교육의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특권학교 전리품을 나열해 끼워 넣은 수준에 불과하다. 평준화와 공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제도들을 ‘교육자치’라는 이름으로 넘기는 순간, 특권교육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이에 우리 단체는 학교 서열을 제도화하는 특례 조항을 전면 삭제할 것을 민주당에 강력히 촉구하는 바이다.
- 무책임한 교육행정통합 - 진정성 없는 광주·전남 교육행정통합, 숙의 민주주의는 실종된 상태
최근 광주·전남 교육행정통합을 둘러싸고 간담회와 토론회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외형만 놓고 보면 '소통'의 장이 확대된 듯 보이지만, 실상은 숙의의 과정이라기보다 형식만 갖춘 행사에 가깝다.
특히 1월 23일 광주광역시교육청 본청 주관으로 열린 대토론회는 질문자가 사전에 내정된 채 진행되었고, 시민의 다양한 문제 제기와 대안을 담아내기보다는 이미 정해진 결론을 만들어내는 절차에 머물렀다. 공론화를 가장한 이러한 방식은 교육행정통합 논의 전반에 대한 불신만 키우고 있다.
행정통합 공론화의 핵심은 '효율'이나 '속도'가 아니다. 예산과 권한을 누구를 위해, 어떤 원칙 아래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숙의다. 그러나 현재의 논의 과정에서는 통합 이후 교육자치가 어떻게 보장될 것인지, 교육 불평등을 완화할 실질적 장치는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기 어렵다.
현재 준비 중이라고 언론 보도되는 광주·전남 교육행정통합 특별법안(아래 특별법안) 어디에도 이에 대한 명확한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공청회와 토론회에서는 원론적 설명만 반복될 뿐, 이미 설정된 시나리오를 점검하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충분한 정보 제공, 다양한 대안 제시, 시민 의견에 대한 책임 있는 피드백이라는 숙의 민주주의의 기본 요소는 실종된 상태다.
이러한 졸속 추진 방식이 특히 우려되는 이유는, 타지역 특별법을 답습하며 특권교육을 확대하는 통로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재 논의 중인 특별법안에는 타지역 특별법에서 제시한 각종 특례 조항이 그대로 반영돼 있는데, 이는 영재학교·특목고·자사고·국제고 등 이른바 특권학교 설립과 관련한 교육부 장관의 권한을 통합교육감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우리는 이미 경쟁과 다양성이라는 명분 아래 학교 간 서열화가 강화되고, 그 비용이 학생들의 과도한 학습노동과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으로 전가돼 온 과정을 경험해 왔다. 통합이 일반학교 중심의 교육체계를 강화하지 못한 채 특정 계층을 위한 특례를 늘리는 방향으로 작동한다면, 그 피해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광주광역시교육청은 '특권학교 특례 조항 폐지'에 대해 사실상 검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해당 특례가 전남교육청의 요구라는 설명으로 책임을 돌리지만, 이는 공동으로 추진되는 특별법의 합의 정신과도 어울리지 않을뿐더러, 광주교육청 스스로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에 불과하다.
더욱 문제적인 것은 광주시교육청이 내세우는 논리다. 부교육감과 미래교육기획과장은 특례 조항을 유지해야 오히려 특권학교 설립을 통제할 권한이 생긴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착한' 통합교육감이 권한을 쥐고 이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그 '착한 교육감'의 등장을 누가 보장하는가.
모든 책임을 선거 결과와 이를 선택한 유권자에게 떠넘기는 이 주장은 무책임하다. 만약 이 논리에 진정성이 있다면, 교육부의 부당한 정책 전반을 제어할 수 있는 권한을 특별법에 명시하려는 시도라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런 노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필자는 특권학교 문제에 있어 어느 교육감도 쉽게 신뢰하지 못한다. 과거 진보교육감(장휘국) 시기에도 자사고 재지정 취소 요구는 거셌지만, 교육청은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았고 끝내 방어적 태도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민사회의 강한 압력 속에서 자사고 두 곳이 지정 취소되었지만, 특권교육 반대를 표방하던 진보교육감조차 단호한 행정을 보여주지 못했던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현 광주시교육감(이정선) 또한 다르지 않다. 지난해 광주광역시교육청은 광주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 자격과 비율 제한을 완화하는 연구개발특구법 특례를 활용해, 내국인 누구나 입학할 수 있도록 하는 의원 발의 조례에 원안 동의했다. 이는 전문 연구인력 확보와 학교 선택권이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연간 2천만 원의 학비를 감당할 수 있는 가정을 위한 '귀족학교'의 영향력을 확대한 조치였다. 이처럼 제도와 권한이 주어질 때, 특례는 언제나 가장 손쉬운 방식으로 특권을 확대해 왔다.
광주시교육청은 특권학교 특례 조항을 살리고 싶은 이유만큼, 공식적으로는 교육행정통합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도, 비공식적으로는 통합 반대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논란이 되었던 교원 및 교육청 행정직 인사 문제에 대해 특별법을 통해 일정 부분 보장이 이뤄지자, 최근에는 학군제 개편과 지역 간 예산 배분에 따른 학부모들의 불안과 우려를 새로운 반대 논리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러한 앞뒤가 다른 태도의 배경에는 현 광주시교육감의 낮은 여론조사 지지율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정치적 계산은 결국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2월 내 특별법이 마련되고 곧바로 6월 교육감을 포함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국면에 들어서면, 특목고·자사고·국제고·영재학교 설립 공약이 다시 쏟아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현 광주시교육감은 '수능 만점', '실력 광주'를 강조하는 현수막을 광주 전역에 게시하고 있는데, '지역 경쟁력'이라는 포장 아래 선별교육 강화 공약이 재등장하는 것은 전혀 낯선 일이 아니다. 특권학교 특례 조항 삭제 없는 교육행정통합은 미래 세대를 볼모로 한 위험한 실험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교육행정통합 논의다. 요식행위에 그치는 공청회나 형식적인 토론이 아니라, 충분한 정보 공개를 전제로 한 실질적 숙의 과정이 보장돼야 한다. 통합의 효과와 위험, 대안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함께, 제기된 시민 의견에 대해 책임 있게 답변하고 반영하는 구조가 선행돼야 한다. 나아가 주민투표를 포함해 주권자인 시민이 최종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절차 역시 배제돼서는 안 된다. 이러한 조건을 외면한 채 추진되는 통합은 결국 '행정통합 쇼'에 불과하다.
교육은 행정의 하위 수단이 아니며, 선거 전략의 도구는 더더욱 아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 지속된다면 우리는 또다시 "나중에 고치면 된다"는 말로 불평등의 씨앗을 제도 속에 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언제나 학생과 학부모에게 전가돼 왔다. 교육행정통합이 진정 미래 세대를 위한 선택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원칙과 책임, 그리고 민주적 절차에 기반한 논의로 전환돼야 한다. 이제라도 그 악순환을 멈춰야 할 때다.
한 청년이 광주광역시의회 본회의 진행 중 분기를 참지 못하고 방청석에서 호통을 치다가 직원들에게 끌려 나간다. 광주외국인학교에 내국인이 자유롭게 입학하도록 수정하는 조례가 상정되어 통과되던 순간이었다.
조례가 본회의 밥상에 오르기까지 광주광역시 교육청은 조례 검토 과정에서 감히 의원님들 뜻을 거스르지 않았다. 다만, 상임위를 통과할 때, 부교육감이 ‘영어 유치원의 폐해가 초·중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걱정을 짧게 덧붙인 것이 교육청의 한 조각 의기라면 의기였다.
검은 머리를 대폭 허용하는 수정 조례가 상임위를 통과하자, 시민사회에서 성장한 의원들을 찾아 ‘반대토론이라도 해 달라’ 간청했다. 하지만, 당일 반대토론은 물론 반대하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학벌없는사회를위한시민모임 활동가 박고형준의 외침만이 광주의 마지막 양심처럼 잠시 본회의장의 공기를 가르다 허공에 흩어졌을 뿐이다.
외국인학교는 이름 그대로 외국인을 위한 학교다. 교육과정도, 언어도, 설립 취지도 모두 그렇다. 내국인 자녀가 들어가려면 외국 체류 경험이 3년 이상 있거나, 모국어 일반 학교에 적응이 불가할 때여야 한다. 이는 공교육 생태계 안에서 교육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랬던 외국인학교의 문은 광주에서 이제 활짝 열렸다. 돈과 욕망만 있다면.
문을 연 자들의 언어는 타락했다. 공교육 생태계 안의 다양성을 허물어 다른 공간을 만드는 일을 ‘다양성 확보’라 부른다. 그리고, 접근 기회가 평등하지 않은데, ‘선택권 확대’라 부른다. 높은 학비, 사전 영어 몰입 교육 등을 바닥에 까는 외국인학교의 교육과정은 다수 시민을 교문 앞에서 돌려보낸다. 특권이 선택권으로 표기되었을 뿐이다.
조례수정배경에는 “외국인학교에 외국인 학생이 부족하다”는 호소가 있다. 하지만 외국인학교는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을 위해 존재하는 학교가 아니다.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의 핵심은 ‘교육의 시장화’가 아니라 ‘연구인력 유치를 위한 국가 책임’이다. 애초 외국인학교의 재정 안정은 내국인 입학 완화로 해결할 일이 아니라, 특구 예산과 공공 정책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다.
광주광역시의회는 이 질문을 건너뛴 것이다. 공교육 경계를 허물어 돈이 들어오게 하는 방식으로. 그 피는 고스란히 공교육이 흘리게 될 것이다. 늑대는 제도의 얼굴을 쓰고 울타리 안에 들어와 양을 사냥할 테니까. 그런데, 이 장면은 비극의 예고편에 불과하다.
2026년 1월 19일, 광주광역시 동구청에서 행정통합 공청회가 열렸다. 광주교육시민연대는 규탄 회견을 한다. 행정통합 논의가 한창이다. 목적지, 도착시간, 포상금을 못 박고 몰아가니 정신이 없다.
수도권 집중 해소, 지역 균형 발전. 이 가치를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이것이 바로 그 길이다!’고 높은 분들이 정한 후, 내달리는 속도감이 아찔하다. 민주주의는 과정 그 자체를 알맹이로 삼는 제도인데, 주권자들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특히 행정통합특별법안에서는 교육자치를 행정의 종속변수쯤으로 무시하는 한편, 자율학교, 영재학교, 특목고, 외국인학교, 교육국제화특구 등 공교육 평준화를 훼손할 수 있는 권한을 특별시 교육감에게 주는 특례 조항이 담겨 있다. 국가교육정책의 일관성,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지역 교육 경쟁력을 갖춘답시고 앞다퉈 특권교육을 여는 열쇠가 되기 쉽다.
그런데, 이를 지적하면 중앙 정부에서 추진할 때 반대하는 것보다 교육감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낫단다. 이런 권한을 가져오는 것도 교육자치의 자연스러운 모양새란다.
동구청 공청회에서 나누어준 1장짜리 Q&A 자료에서조차 교육 관련 유일한 언급이 “이제 이런 학교들을 마음대로 만들 수 있다”고 행정통합의 장밋빛을 자랑하고 있는데도 그렇단다. 이미 연구개발특구법 개정 조항만 가지고도 광역의회와 교육청이 외국인학교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합작하는지 보았는데도 그렇단다. 공교육 이름으로 공교육 담장을 넘는 일은 ‘교육자치’가 아니라 ‘교육좌초’다.
이미 검은 머리 외국인 학교가 태어났다. 이제 교육 특례의 상자까지 열리면 공교육의 고혈을 짜는 온갖 악귀들이 정신없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리하여 교육 특례를 행정통합의 전리품처럼 흔드는 세상에서 악귀들은 아이들의 삶을 더 게걸스럽게 먹어 치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