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10월 세계인권도시포럼에서 최우수 학생팀 선발. 파리 대회 참가 특전 부여

- 유네스코 파리본부 발표기회, 스위스 제네바 UN사무소 견학 계획까지 잡혔지만...

- 광주시교육청 특정 고위 관료의 억지와 몽니로 6개월 프로젝트 무산될 위기

- 이정선 교육감이 나서 헝클어진 행정 수습하고, 국제교류의 취지 회복해야...

 

광주광역시교육청이 광주국제교류센터와 손잡고 지난 8월부터 약 6달간 추진해 왔던 국제교류사업(유네스코 마스터 클래스 광주시리즈)이 교육청 특정 고위 관료의 몽니로 파행을 겪고 있다.

 

유네스코 마스터 클래스는 2019년 유네스코 파리본부에서 시작되었으며 청소년들을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차별 문제에 대항하는 활동가로 성장시키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우리나라에서 유네스코 마스터 클래스 사업이 추진된 도시는 광주가 처음이다.

 

광주시교육청은 교육청 공식 블로그와 보도자료 등을 통해 광주 시리즈는 광주광역시를 대신해 유네스코 아태지역차별반대도시연합(APCAD)의 의장 도시 업무를 수행하는 광주국제교류센터가 유네스코와 협력하여 진행하는 국내 유일의 프로그램입니다!’고 홍보하고 있으며, 광주국제교류센터와 광주시교육청이 이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는 것을 이정선 교육감의 주요 공약인 배움의 울타리를 세계로 넓히는 글로벌교육을 대표하는 사례인 듯 자랑해왔다.

작년 10월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12회 국제인권도시포럼에서는 온라인 차별에 대응하는 청소년들의 액션이라는 주제로 유네스코 마스터클래스 광주시리즈 프로젝트를 발표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이 자리에서 광주시교육청 정책국장,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유네스코 파리본부 코디네이터가 심사위원석에 앉은 가운데, 두 달간 성소수자, 인종, 성별, 난민 차별 등을 주제로 광주 관내 고등학생으로 이루어진 5개 팀의 발표가 이루어졌다.

 

참가자들은 세계인권도시포럼 폐막식에서 유네스코 사무총장 명의 마스터 시리즈 수료증과 표창을 받았으며, 최우수팀은 오는 321일에 열리는 유네스코 파리본부 대회에 참관할 기회는 물론 이례적으로 발표할 기회까지 부여받았다.

 

대회 성료와 유네스코 본부 관계자의 찬사에 고무된 광주시교육청은 최우수팀만 파리에 보내려던 계획을 확대하고, 12천만 원의 예산을 확보하여 모든 참가자들을 유네스코 파리본부 대회에 참가하도록 결정하면서, 각 팀의 프로젝트는 파리 대회까지 이어지는 중이었다.

 

그런데, 순조롭게 진행되던 사업은 파리 방문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멈추게 되었다. 광주시교육청 정책국장이 행사 진행에 딴지를 걸면서부터이다.

 

정책국장은 작년 8월 공문을 시행할 때부터 프로젝트를 공동주최하고, 협력해왔던 단체인 광주국제교류센터교육청 예산을 노리고 접근한 이익 집단이라도 되는 양 취급하면서 ‘12천만 원의 예산을 특정 단체에 몰아주는 불공정 행정을 할 수 없으니 다른 여행사들도 공정하게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

 

광주국제교류센터는 비영리법인이라 애초 이익을 목적으로 협력한 것이 아니고, 광주시교육청에서 12천만 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도 학생들을 단지 파리에 보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참가자들이 유네스코 파리본부 대회에 참여할 기회를 주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정책국장 말대로 다른 여행사들의 참여를 보장하려면 국제교류의 핵심인 유네스코 파리본부 대회 참가, 스위스 제네바 UN 사무소 견학, 유네스코 사무총장 면담 등 전문적 역량이 들어가는 핵심 요소를 삭제한 채 입찰 공고를 띄워야 한다.

 

행사의 목적이 바뀌고 알맹이가 완전히 깨져버린 국제교류 행사가 되는 셈이다. 광주국제교류센터가 유네스코와 맺은 약속, 광주국제교류센터와 광주시교육청이 이어온 파트너쉽, 무엇보다 유네스코 파리본부 대회 발표를 오랜 시간 준비한 학생들을 최우선에 두고 행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정책국장은 독과점’, ‘불공정’, ‘공평한 입찰이라는 단어만 되풀이하며, 교육이 죽어가는 모습을 외면하고 있다.

 

정책국장은 지난 10월 마스터 클래스 광주 시리즈 최종 보고회에서 학생들이 팀별 발표를 하는 내내 심사위원석에서 졸아서 학생들 원망을 받은 적이 있는데, 지금은 학생들이 6달 동안 흘려온 땀과 꿈 앞에서 눈을 감고 있는 셈이다.

 

만약 이번 국제교류에서 유네스코 파리본부 방문과 발표 기회가 무산된다면, 이는 광주시교육청이 학생 참가자를 모집할 때 최초에 내건 보상을 어기는 사기이거나 직무유기이며, 국제교류라 이름 붙인 유럽 관광에 피 같은 세금을 낭비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외교적 결례이자 국제적 망신이란 국제사회로부터의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시간은 촉박한데, 연달아 준비 일정이 취소되고, 발표 여부도 불확실해지자 학생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또한, 교육청 관계자들 역시 출국 한 달도 안 남았는데, 어느 누가 무리수를 두고 입찰(재공고)에 응모할지 불확실하다며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미 국제교류행사의 최고 책임자인 정책국장은 이를 수습할 능력과 의지가 없으므로, 이정선 교육감이 나서 속히 상황을 수습하고, 유네스코 파리본부와의 국제교류행사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2023. 2. 23.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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