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시민단체가 ‘학생들에게 학교 중앙현관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와 교육청에 진정을 냈다. 대부분의 학교는 중앙현관 쪽에 교장실과 교무실 등을 두고 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6일 “일부 학교가 학생들에게 중앙현관과 계단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이 문제를 조사해 달라고 국가인권위와 교육청에 진정을 냈다”고 밝혔다.

 

광주 ㄱ고교는 ‘학생들이 통행하면 시끄럽다’는 이유로 건물 중앙현관과 계단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ㄴ고교는 등교시간에 학생들이 중앙현관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ㄱ고교는 인권위와 교육청이 조사에 나서자 ‘학생 통행제한’을 곧바로 폐지했다. 이 학교는 교육청에 “학교를 찾아온 손님들이 처음 보는 곳이 중앙현관이어서 청결한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통행을 제한했다”고 해명했다.

 

광주시교육청의 실태 조사에서는 이들 학교 외에도 4∼5곳이 ‘고교 3학년 학습방해’와 ‘외부인 출입’ 등을 이유로 중앙현관 통행을 일부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건물은 대부분 가로로 긴 ‘직사각형’ 구조여서 중앙현관 출입이 제한되면 학생들은 건물 양쪽 끝에 있는 출입구를 이용해야 한다. 중앙현관 쪽에는 교장실과 교무실 등 교사들을 위한 공간이 집중돼 있다.

 

박고형준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활동가는 “학생들의 기본적인 이동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해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면서 “학교 안에서 일상화되고 있는 학생과 교직원 간의 공간 분리가 중앙현관 통행 제한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출입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학교를 찾아가 의견을 들어보고 개선이 필요하면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경향신문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410062141415&code=6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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