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학벌없는사회 '고위공무원 출신학교별 현황' 발표
-광주시는 절반이 전남대…5개구·시교육 비교적 고르게

정부부처 3급 이상 고위공무원 중 절반 가량이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명문대학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외쳤던 박근혜 정부가 학연에 따른 인사편중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22일 안전행정부(정부부처) 및 광주지역 지자체(시청·5개 구청), 광주시교육청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한 ‘2014년 고위공무원 출신학교별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시민모임이 현황을 정리한 자료에서 안전행정부가 제출한 정부부처 고위공무원 현황에는 전체 1476명 중 서울대가 29.5%(435명), 연세대가 10.3%(152명), 고려대가 9.0%(133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720명이 소위 ‘SKY’ 출신이었다.

성균관대(81명), 방송통신대(80명), 한영대(75명), 한국외국어대(65명), 육균사관학교(41명) 등이 뒤를 이었고, 전남대도 32명이 있었다.

시민모임은 “지난 국회의원 출신학교 현황을 조사했을 때도 선거에 나선 후보중 36%가 ‘SKY’ 출신이었고, 이중 절반 이상이 서울대 출신이었다”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 최종학력 출신은 16%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현상은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에도 비슷했다”면서 “이번 자료를 통해 정부부처에서도 명문대학 출신자들이 공무원사회의 ‘권력’을 쥐고 있는 것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광주시청의 3급 또는 4급 이상 공무원 24명(시 부설기관 포함)중에선 12명이 전남대 출신으로,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았다. 호남대는 3명, 성균관대 2명, 조선대가 2명이었다.

시민모임은 “전남대가 학벌문중이라고 쉽게 규정할 수는 없지만, 광주 공무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는 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5개 구청과 광주시교육청에서도 전남대 출신이 많긴 했으나 비교적 출신학교 분포가 고르게 나타났다. 고등학교 졸업자는 5개 구청이 8명, 광주시교육청이 1명이었다.

시민모임은 “고위공무원의 특정학교 편중 문제는 계급과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중심의 인사관리를 하겠다는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이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학벌, 학연 등 연고주의에서 비롯된 문제”라며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초기 ‘학벌타파와 능력중심사회 구현을 핵심 교육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이번 통계나 몇몇 사례처럼 학벌이나 학연에 따른 인사 편중 문제는 사회 통합과 공정한 사회 실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금이라도 공직자들의 뿌리 깊은 학벌주의부터 떨쳐내야 한다”면서 불평등한 인사와 임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별 없는 표준 이력서 도입한 서울시의 예를 들어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직의 기회를 확대 제공하고, 고질적인 학벌주의나 입시경쟁 교육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차별 없는 이력서, 블라인드 제도 등 정책을 권장하고 만들어나가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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