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의 한 고등학교가 대자보 게시를 금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에 따르면 광주 금호고 A학생은 최근 학생부에 찾아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이려고 담당교사에게 사전 신고했으나 불허됐다. 또 교무실에 있던 다른 교사에게 면박까지 당했다. 


이번에 게시 금지된 대자보는 한국사 교과서와 전교조 법외노조, 철도 민영화, 밀양 송전탑, 종교 자유 등 사회문제를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A학생은 지난 7월께 본인 명의로 한 시국선언을 교내 게시판에 붙였다가 철거당하기도 했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학교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이를 짓밟은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시민모임은 “‘안녕들하십니까’ 게시물을 학교가 금지한 사례는 법률상 다루고 있는 인권의 침해”라며 “헌법 제21조에 따르면 모든 시민들이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광주학생인권조례 제14조에서도 학생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학생은 다양한 수단을 통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그 의견을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이번 대자보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교육적으로 격려돼야 한다”며 “헌법과 학생인권조례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학생 게시판에 대한 대안도 마련해 주지 않으면서 ‘안녕들하십니까’ 게시물을 철거하기 급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교육기관의 모습이라 할 수 없다”며 “학교는 학생들을 위한 게시 공간을 마련하고 다양한 의견들이 학내에서 충분히 토론될 수 도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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