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도서관 개방운동의 의미와 몇 가지 질문들 (작성 : 올리브프로젝트)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대학의 공공성 회복을 주장하며 일반인에게 대학도서관을 개방하는 문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또한 대학도서관의 본원적 기능을 되살리기 위한 다양한 개혁적 제안들을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그리고 온라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대학 측과 만나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길 원합니다.


1. 대학도서관 개방운동의 취지는 아래와 같습니다.  


․대학도서관의 개방을 꿈꾸며

대학도서관의 본래적 기능을 논하려면, 기본적으로 대학의 기능을 고민해야 합니다. 우리는 대학이 학내 주체들뿐 아니라 학교 외의 여러 주체들에게 개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학이란 자신이 만든 지식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도록 사회적으로 자리 매김된 공간이기 때문이지요. 대학의 공공성을 토대로 우리는 대학도서관의 개방을 주장합니다. 학내 주체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손에 스스로 원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권리를 쥐어주는 것이야말로 궁극적으로 대학이 해야 할 일이지요. 즉, 현재의 대학이 다양한 방식으로 독점하고 있는 지식이 대학 밖의 사람들에 대항하는 하나의 권력으로 기능하고 있고, 이러한 지적 권력이 지식을 가진 특권계층을 재생산하는 열쇠로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우리는 도서관이라는 구체적인 물적 토대를 시민들에게 열어놓아야 한다고 결론내린 것입니다.


․대학도서관의 개혁을 희망하며

그러나 현재 대학도서관의 개방은 많은 현실론에 부딪치고 있습니다. 도서관 개방운동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는 분들은 대부분 현재의 도서관에 많은 문제가 있음을 지적합니다. 열람실의 미확보, 장서의 부족 등등이 문제로 대두되지요. 우리단체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고민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는 기본적으로 '도서관에 대한 현실론'을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도서관의 개방은 현재의 도서관 시설이 열악하다는 이유로 폐기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대학의 남는 것을 시민들과 나눠 쓰자는 시혜적인 운동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단체는 대학도서관의 본래적 모습을 되찾기 위해 전면 이용허가, 동시에 열람실 확충, 장서 개발, 이용자 교육프로그램 실시, 장애인 이동권 및 교육권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대학도서관의 프로그램 개발을 바라며

대학도서관이 도서관다운 위상을 찾기 위해서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요구됩니다. 즉, 도서관이 단순한 책 보관소에서 문화공간이자 정보의 공유지로 거듭나려면 도서관 이용자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우리단체에서는 올 3월부터 광주중앙도서관과 함께 교육을 주제로 인문학 시민강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도서관이 여러 담론들을 나누는 공간으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며,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이 되길 바랍니다.


2. 대학도서관 개방에 관한 몇 가지 질문들


․왜 대학도서관을 일반 시민에게 개방해야 하나요?

우리나라의 국공립도서관은 너무나도 열악합니다. 대학도서관의 경우 공공도서관에 비해 훨씬 이용자수가 적습니다. 또한 질적으로도 대학도서관은 수많은 연구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적인 자료들을 구비해놓고 있다는 점에서 공공도서관의 질을 능가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인 문제를 넘어서 대학은 대학도서관에 축적되어 있는 엄청난 양의 지식을 독점해서는 안 됩니다. 지식은 누구에게나 접근 가능해야 합니다. 프랑스 68혁명 때 노동자들에게 24시간 대학을 개방했던 소르본느 대학의 경우가 바로 이러한 '지식의 공공성'을 주장한 예입니다. 또한 지식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은 계급 불평등의 한 원인이 됩니다. 따라서 대학도서관 개방은 현재의 대학들이 가지고 있는 배타적 엘리트주의를 파괴하려는 의도를 지니고 있는 셈입니다.


․공립이 아닌 사립대학에서도 도서관을 개방해야 하나요?

대학은 사회의 인자를 생산해내는 교육공간입니다. 그렇기에 국가는 대학에 다양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판기 커피 한 잔 값도 대학과 대학 외의 곳에서 차이가 납니다. 대학에 대한 투자는 사회가 자신의 투자분을 '미래에' 회수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현재에' 대학이 사회에 기여하는 것까지 전제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대학은 고등교육기관이라는 자존심을 지키면서 동시에 '상아탑'이라는 불명예 섞인 오명을 벗을 수 있습니다. 대학의 심장이라는 대학도서관 역시 국가의 투자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98년을 기준으로 고려대 도서관 같은 경우 약 10억 원의 국가보조금을 받았지요. 대학은 이 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해명해야 합니다. 그 중 한 방법이 대학도서관의 개방이겠지요.


․대학도서관 개방이 아니라 공공도서관 확충을 주장해야 하지 않나요?

당연히 공공도서관의 확충도 주장해야 합니다. 그러나 공공도서관의 비전문적인 장서수집을 보건대,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대학도서관 역시 일반시민들에게 개방하는 것이 옳습니다. 하나 예를 들어보지요. 미국에서 인종차별이 극심하던 시기에, 백인용 화장실과 흑인용 화장실이 따로 있었습니다. 흑인들이 이런 구분을 철폐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백인들은 백인용 화장실과 흑인용 화장실이 따로 있는 것은 당연하니 흑인들은 흑인용 화장실 확충을 주장하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백인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현재의 상황을 은폐시키려는 의도까지 숨어 있지요. 대학도서관은 닫아두고 공공도서관만 늘리라고 주장하는 것은 이와 다를 바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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