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민단체들 인권위에 진정서

“병무청, 고교 중퇴자 보충역 전환은 국민의 기본권 제한하는 조처” 비판


시민단체가 고교를 중퇴하면 건강한 신체를 지녔어도 현역병으로 입대할 수 없다는 병무청의 기준을 고치라고 촉구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과 광주인권운동센터는 6일 “최종 학력에 따라 입영을 제한하는 병무청의 병역처분 기준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두 단체는 “병무청이 올해 병역처분 기준을 변경해 현역 입영 대상자인 고교 중퇴자나 중학 졸업자를 보충역으로 전환하는 것은 합리적인 사유 없이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는 조처”라고 비판했다. 두 단체는 “고교 중퇴자나 중학 졸업자가 현역병의 능력과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단정할 만한 사정이 없다. 입영을 원하는 이들 가운데 자신의 최종 학력 때문에 좌절을 해야 한다면 이는 명백한 학력차별”이라며 “학력을 기준으로 한 현역병과 보충역의 구분은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의 특성상 낙인효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두 단체는 공정한 입영 제도를 위해서는 개인특성·판단능력·신체등급 따위를 두루 고려하는 정교한 선발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두 단체는 “다양한 방식을 통해 현역병을 선발하고 모병제로 전환하는 등 획기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병역법 14조의 ‘수급 등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는 처분된 사람 중 (학력·연령에 따라) 현역병 입영자를 보충역으로 병역처분을 변경할 수 있다’는 조항의 개정도 요구했다.


앞서 병무청은 지난달 30일 “입영 대기자가 군 소요인원보다 많은 만큼 고교 중퇴나 중학 졸업 학력을 가진 사람이 올해 징병검사에서 신체등위 1~3급을 받아 현역 입영 대상자로 분류됐더라도 보충역으로 전환된다”고 밝혔다.

병무청의 보충역 대상자 기준은 2004~2015년 중학 중퇴자 중 신체등위 1~4급이었으나, 이번에 고교 퇴학자나 중학 졸업자 중 신체등위 1~4급으로 바뀌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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