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모입니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아이를 위해 밤낮 일만하다는 핑계로 하루 10분의 대화도 나눠주지 못한 부모입니다. 내 아이가 몇 학년 몇 반인지도 누구랑 친한지도 모르는 부모입니다.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하는지, 아이의 꿈보다 학교 성적에 더 관심이 많은 부모입니다.

우정이나, 정의, 배려, 사랑 같은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보다 내 벌점을 만회하기 위해 친구를 고발해서라도 소위 말하는 좋은 대학, 더 큰 아파트, 대기업에 가야 행복하다고 말하는 부모입니다.

아이들의 죽음을 봅니다. 10대 꽃 같은 나이에 펴보지도 못하고 스러져간 소중한 아이들. 지금의 행복이 소중한 것을 모르고, 숨 쉴 기회마저 없을지도 모르는 미래를 위해 아이들을 서글프게, 그토록 막막하게 하다니... 더 늦기 전에 사랑하는 아이와 우리 모두의 삶까지 망쳐 버리기 전에 뉘우치고 반성하고 약속하렵니다.

나는 아이가 내 생각과 다른 길로 가더라도 화내지 않겠습니다. 내 생각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항상 아이 존중하는 부모가 되겠습니다. 아이가 세상에서 홀로서는 법을 배우느라 힘들어 할 때 믿어주고 기다려주는 부모가 되겠습니다.

시험이라는 세상의 잣대로 아이가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결과보다는 그 동안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부모가 되겠습니다.

아이와 싸우지 않고 아이의 문제와 싸우는 용감한 부모가 되겠습니다.

천천히 가더라도 스스로 가는 힘을, 혼자 빨리 가기보다 더불어 함께 가는 지혜를 길러주는 부모가 되겠습니다.

내 아이만 소중한 이기적인 부모가 아니라, 내 아이와 함께 살아갈 모두의 부모가 되겠습니다.

아이가 처음 세상에 태어난 그날의 기쁨을 기억하며 아이의 웃음소리, 꿈, 슬픔마저도 모두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이 약속을 지키며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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