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을 주선해 주려고 했는데... |
나이는 한살한살 차오는데, 아무래도 아직까지 여친이 없는 것이 마음에 걸리는 것 같았습니다.
어찌어찌 얘기가 잘 되어서 집사람의 친구를 소개시켜 주기로 했습니다. 마눌님이 바로 그 자리에서 전화 통화를 하였고, 서로 만나기로 약속까지 하였고, 전화번호를 서로 교환하여 주었습니다.
상대방 여자도 나이가 있는지라, 그리 싫지는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속으로 잘 되어서 양복하나 얻어입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그렇게 친구와 저녁을 먹고 헤어져서 집에 와서 집사람이 다시 그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확인 전화를 했는데, 그녀의 마음이 바뀌었습니다.
전문대 졸업이라 싫다는 그녀... |
집에와서 다시 전화 통화를 한 마눌님이 미안하다고 합니다. 이유는 생각해보니 제 친구가 전문대 졸업이라 소개팅을 하고싶지 않다는 겁니다 . 순간 기분이 팍~~ 나뻐졌습니다. 저도 홧김에 알았다고 하였지만, 기분이 너무 불쾌하였습니다. 사람을 만나 보지도 않고 전문대 졸업이라 싫다니... 전문대 나온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과 뭐 다른 거라도 있는건가? 그 여자를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그렇게 안 봤는데, 너무 실망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얘기하는 그녀도 역시 전문대 졸업입니다. 굳이 따지자면 서로 대놓고 그렇게 말할 처지는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냥 참고 소개팅은 없는 것으로 하였습니다. 괜히 제 친구에게 미안했습니다. 멀쩡한 놈 괜히 부축여서 소개팅 해준다고 했다가 다시 취소 했으니, 친구가 얼마나 기분이 언짢았을지 상상이 됩니다. 물론 학력때문이라는 말안 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무거워서 혼났습니다.
사람이 먼저냐? 조건이 먼저냐? |
우리나라의 학력 선호는 유별납니다. 명문대 나오지 못한 사람은 면접조차 볼 수 없는 회사가 수두룩하고, 설사 입사했다 하더라도 알게 모르게 차별 받는 것이 굉장히 심한 사회입니다. 물론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할 수 있으나,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저 역시 회사에서 당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초월하고 삽니다. ㅠ.ㅠ
물론 학력이 높고, 안정된 직장이 있으면 더 좋지만, 그것이 인간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요즘 삼성 이재용 상무의 이혼처럼, 배움의 양과 교양이 절대적인 행복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전문대 졸업이라는 딱지 때문에 만남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는 친구가 안스러울 뿐 입니다.
상대방을 먼저 보고 괜찮은 사람인가 판단해 보고, 이사람이다 싶으면, 눈에 차지 않았던 조건도 눈에 차는 법인데, 조건을 먼저 맞추고 그 조건에 맞는 배우자를 찾는 집사람의 친구를 보니 안스럽기도 하고, 실망스럽기도 하고... 그런 복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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