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이님은 인권교육센터 '들'의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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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짜 : 2월 27일 글쓴이 : 고복수 날씨 : 꾸려~꾸려~
 내 인생 처음으로 농성이란 걸 시도해 보았다. 매일 농성을 할 순 없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일제고사반대 활동에 전념하고 싶었다. 하지만, 동부경찰서 그리고 용역들이 나타나더니 우리의 농성장을 반철거하고 말았다. 경찰서가서 항의하다 펑펑 울고, 너무 화가 난다. 이게 바로 공권력의 힘이란 말인가... 그러나 우린 다시 거리로 나가본다.


날짜 : 2월 28일 글쓴이 : 승원 날씨 : 너무 맑음

 다른회의가 끝나고 2시쯤, 캠페인 장소에 도착했어요. 캠페인을 진행한 장소는 스타벅스와 충장서점 앞에 였구요. 그 날따라 사람도 많고, 관심도 높아서 서명을 꽤 많이 받았어요. 처음에는 신나게 재밌게 했는데, “역시 저질체력...ㅠㅠ” 가면 갈수록 힘들더라구요. 그 때 등장한 우리의 후원근 와플군? 와플을 먹고 힘을 내서 계속 열심히 서명을 받고 전단지를 나눠주며 하루를 마감했답니다. ^^


날짜 : 3월 1일 글쓴이 : 이뮤 날씨 : 춥고 배고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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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좀 세게 불었던 것 같다. 뭐 할 때마다 날씨는 이렇게 안 도와준다. 홍보물을 세워놓고, 서명지를 펼쳐놓고, 관심 있어 보이는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준다.
    “언제나 똑같은 방식이긴 하지만 거리홍보가 원래 맨땅에 헤딩인걸 뭐ㅡ”
일제고사 혹은 교육당국에 대한 문제의식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충만했던 것 같다. MB정부의 삽질이 이런 운동을 자연스레 도와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특히나 교육정책은 이전 정부들도 크게 다른 점은 없었으니 교육정책에 대한 불신은 원래 심했을 것이다.
 학생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시험 싫어"라던지 "우리가 공부하는 기계도 아니고"였다. 시험을 치루는 것과 평가, 그것들 자체가 교육은 아님에도 여전히 '공부=시험대비' 가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일제고사 일정이 늦춰질 것 같다고 한다. 미리 뽑아논 전단지 생각하면 한숨이 나오지만, 홍보시간을 더 줬다고 생각하면서 위안을 삼는다.  이젠 일제고사 연기가 아니라 폐지가 되길 바란다. 청소년을 주눅들게 하는 학교는 더 이상 학교가 아니다. 그것은 잠재복종의식 주입소일 뿐이며 노예양성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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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명칭에서 ‘일제시대에 생겨난 시험’이 아닐까 의심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렇게 나이가 많진 않단다. 한날 한실에 같은 문제로 치르는 시험이란 뜻의 일제고사가 처음 생겨난 것은 1960년대로 추정되며(태생 확인 불가), 70년대에 그 맹위를 떨쳤는데, 그래봤자 당시에는 시군 단위였다.(아마도 컴퓨터가 없어 전국 집계를 내기가 어려웠기 때문일 게다.) 초등 3학년까지 전국 단위로 일제고사를 본 것은 21세기 들어서도 8년이나 지나서다. 2007년까지는 전국에서 3~5%의 표집 학생을 뽑아 시험을 보고 자료를 분석했기 때문에 일제고사라 부르지 않았다.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모의고사나 수능시험은 일제고사와 유사한 형태지만, 초중학교에서는 전국 단위 시험이 없었다.) 2008년부터 전국의 초중고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면서 ‘일제고사’라는 옛 명칭이 명실상 부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부활하신 일제고사를 일컫는 정식 명칭은 ‘국가수준 기초학력진단평가’ 또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이다.

 이 시험의 주관자인 안병만 교과부 장관은 “학력이 부진한 학생은 보충지도를 실시하고 우수학생에게는 성취동기를 부여해 학교 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 말을 곧이 듣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전에는 개별 학생에게만 통보하던 시험 성적이 2008년 제정된 학교정보공개법에 의해 2010년부터는 전국의 학교가 일제고사 성적을 3단계로 공개하게 되어 있다. 보통학력 이상, 기초학력, 기초학력 미달… 그 결과에 따라 대학 서열화에 버금가는 초중고 학교서열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따라서 중고등학교에서는 보충수업 강제, 야간 ‘강제’학습이 일제고사 뒤를 이어 부활하고, 초등에서도 시험을 앞두고서 수업 시간에 예상문제를 푸는 상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교사나 교장 또한 승진을 위한 평가점수에 목매단 처지이니, 눈에 보이는 성적 놔두고 눈에 뵈지도 않는 교육의 본질을 찾진 않을 게다. 일제고사 앞에 엎드려 모두 고사를 지낼 판이다.

‘저희를 승진(승급)시켜 주소서.’ 아, 고사는 현금이 있어야 약발이 있다. 사교육시장이 호황을 누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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