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교육감 시즌2가 시작됐다. 시즌2는 시즌1보다 훨씬 강해졌다. 2010년 6명이 탄생했던 진보교육감이 올해 지방선거를 통해 13명으로 두 자릿수로 늘어났다. 교육현장이 진보가 주류를 잡았고, 4년 전의 돌풍이 태풍이 된 모양새다.

 

교육정책에도 상당 부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당장 자율형 사립고 존폐 여부가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취임과 함께 자사고 평가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 운영에 들어갔다. 그는 "특권학교 시대를 마감하고 일반고 전성시대를 열겠다. 자사고 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하겠다"고 공언했었다.

 

전국적으로도 자사고 평가는 현재 진행 중이다.

 

전국의 자사고는 49곳. 이 가운데 서울 14곳을 포함한 25곳이 첫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에서는 2개 자사고(숭덕ㆍ송원고) 중 송원고에 대해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평가결과는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고, 광주시교육청 산하 지정심의위원회 심의를 통해 재지정 여부가 결정된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도 자사고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평가결과를 지켜본 뒤 지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보다는 조금 '신중 모드'다.

 

그런데, 지역의 시민단체가 지난 1일부터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1인시위' 중이다. 시교육청의 '일명 자사고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데 대한 항의의 뜻이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의 주장은 이렇다. '세간의 관심사항인데, 지정운영위원 15명에게 모든 걸 위임하고 인원을 한정해 평가를 남몰래 진행하고 있다. 자사고 재지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나 자사고의 각종 문제들이 터지고 있는 만큼 자사고 관련 자료를 당당히 밝히고 공청회나 토론회, 위원회 확대 및 공개진행 등을 통해 공론화작업을 거치는 게 옳다.'

 

그들 주장의 옳고 그름을 논하자는 것은 아니다. 분명한 건 자사고는 장휘국호(號)의 교육정책과는 맞지 않다. 장 교육감 스스로도 자사고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다.

 

4년 전 장휘국 교육감은 달랐다. 취임과 동시에 그는 전임 교육감이 신청했던 외국어고 지정 협의 신청을 직권철회했다. 지정심의위원회 심의까지 통과했지만, 심의결과가 엉터리였기 때문이었다. 그의 교육철학과 맞지 않은 면도 있고, 전교조는 물론 참교육학부모회 등 시민사회단체의 뜻을 존중한 측면도 컸다.

 

또다시 광주시민들은 '진보'를 표방한 그를 택했다. 몇몇에 의해 결정되는 광주교육정책보다는 시민의 뜻을 존중해 달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광주시민들은 4년전 '강단 있던' 장휘국 교육감을 분명 기억하고 있을 터다. 평가단의 평가와 심의위원회의 심의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관심사인 만큼 시민사회진영 각계각층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성장 사회부 기자 hong@j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