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시험 안보면 장학금 배제·졸업 불가 등 불익”

-“영어 서열화로 학생들 줄 세우는 과목 당장 폐지해야”


 전남대가 취업률 향상을 목표로 학생들에게 모의토익을 강제로 보게 해 논란(본보 10월22일자)인 가운데, 전남대학생들이 4일 이 사안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키로 해 결과가 주목된다.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를 반대하는 학생모임’,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등은 이날 국가인권위원회 광주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 과목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글로벌커뮤니케이션잉글리쉬’(이하 글커잉) 폐지를 요구하는 이유로, 해당 과목으로 인해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학생들의 거부권, 학생들의 휴식 권리가 침해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전남대는 기존 ‘생활영어’가 영어과목을 담당했지만 올해부터는 학생들의 의사와 무관하게 글커잉으로 시험·수업을 강제시키고 있다”며 “학생들이 능력을 신장시키기 위해 원하는 학습을 해야 하는데 대학은 이를 무시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학교는 이같은 과정을 변경하는 차원에서 학생 의견 수렴, 공청회 등을 거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지시했으며 이를 거부할 시 졸업 불가·장학금 미지급으로 협박하고 있다”고 밝혔다. 클커잉이 수업이 아닌 일방적인 시험과목인 점도 지적됐다. 이들은 “수업을 하지 않은 채 오로지 시험 성적만으로 점수를 주고 있으며, 시험도 정규 교과시간이 아닌 주말에 실시하고 있다”며 “이는 영어 실력 향상이 목적이 아닌 영어 서열화로 학생들을 줄세우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글커잉은 올해 1학기부터 기존 교양필수 과목인 ‘생활영어’를 대신하는 교양수업으로 채택돼, 교과수업 이외의 날인 토요일에 시험을 치뤄 점수를 부여한다. 2013년도 입학생, 2014년도 입학생은 향후 2년 동안 4차례 시험을 봐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아 학점이 떨어지면 졸업 불가·장학금 미지급이라는 페널티를 받게 돼 있어 2013년도 이후 입학생들은 강제적으로 이수해야할 처지다. 


 글커잉 시험을 거부한 황법량(20) 씨는 “교양과목은 대학교에서 기초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과목을 지정하는데 클커잉은 수업이 없고 오직 시험만 보는 과목”이라며 “이는 학문의 본질과 상관없는 토익시험을 강제하고 졸업을 무기로 학생들을 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학본부는 취업률를 올리는 데 토익이 필수적이라며 저학년 때부터 토익경쟁을 붙여 강제로 경쟁시키고 있다”며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들은 실제 필요성에 부합하는 만큼 수업이 개설되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 후 인권위 광주사무소에 진정서를 전달했다. 


이호행 기자 gmd@gjdream.com


광주드림 http://www.gjdream.com/v2/news/view.html?uid=46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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