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KBS 라디오 남도투데이 인터뷰
주제 : 광주광역시 고위공무원의 특정학교 출신 인사구성 문제
출연 :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상임활동가

1. 광주시청, 5개 구청,
시교육청의 고위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출신 학교를 조사하셨죠? 그 결과를 알려주세요.

=> 우선 고위공무원이 무엇인지부터 말씀드리자면, 통상적으로 3급 이상 지역에서는 4급 이상의 공무원을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저희단체가 광주에 있는 지자체 뿐 만 아니라. 안정행정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정부부처까지 파악을 했는데요. 광주시의 경우에는 특정학교 출신의 인사들이 고위공무원의 주류를 이룬 반면, 5개 구청이나 시교육청에서는 다소 고르게 출신학교 인사들이 분포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구체적으로 광주광역시 고위공무원은 총24명 중 12명이 전남대학교 출신, 전체인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희단체는 그간 전남대학교 출신들이 고위공무원을 차지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학벌문중이라고 규정할 수 없지만, 공무사회에 주류를 형성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 뭐, 전남대 출신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서 학벌문중이라고 규정하긴 어렵지 않겠습니까? 대학에 인적 자원이 부족한 것일 수도 있고 개인 능력의 문제일 수도 있잖습니까?

=> 특정학교 편중 문제는 공무원의 개인적 소양과 능력이 원인인 면도 있지만, 계급과 연공서열에 얽매이지 않고 능력 중심의 인사관리를 하겠다는 취지에 반하는 것으로 이는 한국 사회의 고질적 병폐인 학벌, 학연 등 연고주의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보여집니다.

3. 이렇게 특정 학교가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에서 어떤 문제점들을 짚어볼 수 있겠습니까?

=> 고위공무원들이 할 수 있는 영역들은 상당히 많은데요. 그 중 하나가 결정권한이라고 보여집니다. 특정한 안건을 처리하거나, 누군가를 선출하거나, 임용하거나 정책을 결정할 때... 출신학교의 이해관계에 따라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이해관계에 따라서 특정학교 출신의 기관장에게 예산을 더 많이 지원해주거나, 특정학교 출신의 인사를 더 뽑는 현상들이 있겠죠. 실제로 이전 이명박 정부에서 고소영 정부라고 불리었던 것처럼, 고려대학교 인사들에게 특혜를 주는 사례도 있었고요.

4. 이게 특히 좁디좁은 지역이기 때문에 지역 내에서는 연고주의 성격이 특히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더 우려가 되는 것이겠죠?

=> 우려가 있다고 보인데요. 반면, 많은 지역민들이 서울로 떠남으로 인해 지역 연고주의나 지역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존배합니다. 서울이나 수도권이 신분상승의 기회라고 생각하며 많은 이들이 지역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서울의 신분상승도 특정지역에 한해서 연고주의 성격이 짖습니다. 예를 들어서 강남이나 서초지역 중고등학교나 서울-수도권대학들이 각종 관직, 공직을 독점하는 것처럼요.
반대로 지역민들이 많이 떠나지만, 광주지역의 연고주의도 예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일고, 예전의 서중일고에 나오면 신분상승을 자동적으로 한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실제로 광주일고 출신들의 기성인들이 여러 공직을 독점하고 있는 듯 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단체가 조사해 나갈 방침입니다.

5. '기회가 공평하게 제공되고 경쟁도 올바른 환경에서 해야한다' 참 당연한 건데 이게 왜 어려운 걸까요? 학벌에 권력이 집중되고 학벌로 인한 차별이 존재하는 그 이유를 어디서 찾아야겠습니까?

=> 그럴 수 밖 없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직임용을 견제하고 감시할 정치계 또한 학벌집단이기 때문입니다. 저희단체가 지난 국회의원 출신학교 현황을 조사한 결과에도 나타나듯, 선거에 나선 후보 중 36%가 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이었습니다. 300명 중 무려 109명이 SKY 출신이며, 109명 중 62명은 서울대 출신인 것입니다. 이에 반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대 최종학력 출신은 16%뿐이었고요. 비단 이 현상은 국회의원 선거에만 머물지 않고 지방선거, 대통령 선거에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른 인사균등을 위해서라도 우리 정치계의 학벌문제 해결이 하루 빨리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6. 지금 한창 재보선 선거 운동이 진행중이긴 합니다만, 초교부터 대학까지 출신학교를 내세워서 표심을 바라는 경우도 연고주의가 아닐는지 싶습니다. '학벌 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에서는 이를 어떻게 바라보는지도 궁금합니다.

=> 우선 저희단체는 선거관리위원회에 학력이나 출신학교명을 적는 것에 대해서 불필요한 정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그런데, 꼭 적어야 할 사항은 아닙니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출신학교를 적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니라고 정리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후보들이 출신학교를 내세우고 공보물에 담는 것은 아무래도 학벌이나 학연, 지연 등이 크게 작용한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후보의 본질은 어떤 정책을 내놓고, 어떤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가 우선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출신학교를 적는 관례적인 선거문화가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고요.
반면, 출신학교 명에 연연하지 않고 정치계에 뛰어든 사람들이 늘어나고도 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광주의 녹색당이나 노동당 후보들이 출신학교 기재를 거부했습니다. 뿐 만 아니라, 지난 대선에 나온 진보부류 후보들도 기재를 거부했고요.
이 후보들은 학연, 지연, 학벌문제를 공감하고 몸서 실천을 한 것이라 보여지는데요. 이런 행태들이 늘어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7. 광주지역 뿐 만 아니라, 다른 지역 공직현황의 출신학교 분포 어떠합니까?

=> 전국적인 차원에서 조사는 없었고요. 안전행정부를 통해서 정부부처의고위공무원 출신학교 현황을 조사했습니다. 그 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체 1476명 중 서울대29%, 고려대10%, 고려대9% 인원으로 치자면 총720명. 고위공무원의 절반의 가까운 수가 sky대학 출신학교였습니다. 소위 명문대학교 출신들이 공직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8. 이런 학벌주의를 뿌리 뽑고 또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학벌이 하나의 권력으로 여겨지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겠습니까? 예로 들어주실만한 좋은 타지역의 사례가 있다면?

=> 고위공무원을 임용할 때 사용될 수 있는 사례라고 볼진 모르겠지만, 일상적으로 노력해야 할 사례들이 있습니다.
서울시에서 불평등한 임용이나 승진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차별없는 이력서를 도입해나가고 있습니다. 이 이력서에는 불필요한 개인능력이나 차별하는 내용을 적지 않게 되어 있고요. 직무중심으로 인력을 채용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출신학교 명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게 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 일이지만... KBS 정연주 이사장 시절 때,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하지 않았습니까. 이 블라인드 면접의 이력서는 출신학교나 출신지역을 적지 않게 되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지역과 출신학교가 균등하게 인재를 뽑았던 성과를 이뤄냈고요.
이러한 블라인드 면접이나 표준이력서와 같은 정책이나 제도들을 권장하고, 정부차원에서 만들어가야지 않나 싶습니다.

9. 사실 근본적으로 이게 가능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마지막으로 연고주의를 타파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특정학교 출신 유무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공직자의 책무성이 중요해져야 할 것 같고요. 그리고 ‘특정학교 출신들이 어느 자리를 꿰차야지’ 하는 잘못된 인식들이 변화되고, 이런 문제들을 꾸준히 밝혀내고, 앞서 말한 정책들이 확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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