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드림] 장휘국 교육감, 자사고 철폐 의지 보여라



▲ ‘자사고를 반대하는 광주시민모임’은 9일 광주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송원고등학교의 자사고 지정 취소를 촉구했다.


-광주시교육청 이달 중 송원고 평가 및 재지정 심의

-시민단체들 “평가자료 공개하고 재지정 취소하라”


송원고등학교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 재지정 여부가 이달 말쯤 결정될 예정인 가운데,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이 송원고의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9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광주지부, 광주YMCA, 광주교육희망네트워크 등이 참여한 ‘자사고를 반대하는 광주시민모임’은 광주시교육청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송원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광주는 송원고와 숭덕고 2개 자사고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이중 송원고는 올해 5년마다 실시되는 재지정 평가 대상으로, 지난 6월 경기·충남·전북·광주·전남교육청이 함께 구성한 ‘연합평가단’의 평가가 이뤄졌다.


이달 말쯤 평가단의 종합보고서를 바탕으로 ‘광주시 자율학교 등 지정·운영위원회(이하 지정위원회)’의 심의가 완료되면, 송원고의 자사고 지정 연장 또는 지정 취소 여부를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이 판단해 교육부에 제청하게 된다.


장 교육감은 그동안 자사고·자공고(자율형 공립고등학교) 등 특목고 정책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자사고 폐지’는 장 교육감을 비롯해 지난 6·4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전국 진보교육감들이 ‘공통공약’으로 내걸었던 핵심공약 중 하나였다.


하지만 송원고의 자사고 재지정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행중인 현 시점에서 광주시교육청은 “엄격한 평가를 진행해 그 결과에 따르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히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엄격한 평가 결과에 따르겠다”는 광주시교육청의 태도가 송원고의 자사고 지정 연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단체들은 때문에 송원고뿐 아니라 자사고 등에 대한 평가 및 재지정을 위한 행정절차가 투명하게 공개된 상태에서 다양한 시민들의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단체들은 “자사고는 ‘고교서열화체제의 상층부를 차지하는 특권학교’, ‘소위 명문대 진학위주의 입시교육을 부추기고 사교육을 증대’, ‘대부분의 일반화를 슬럼화 시키는 것’, ‘사회의 부익부빈익빈에 따른 교육의 차별-양극화’ 등의 심각한 사회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며 “이런 자사고를 반대하며,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자사고의 문제점을 밝혀내고자 6월부터 진행중인 송원고에 대한 자사고 운영평가 자료 공개를 광주시교육청에 요구하고 있지만, 시교육청은 악용,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지장 초래 등을 이유로 비공개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교육감들이 한 목소리로 자사고 재지정을 하지 않거나 줄여나가겠다는 교육목표를 세우는 마당에 진보교육감이 재당선된 광주시교육청이 ‘자사고 비밀주의’를 고수하고 있다”면서 “특히, 시교육청은 5명의 시도평가단(연합평가단)과 지정위원회 15명에게 모든 걸 위임하고 인원을 한정해 평가를 비밀리 결론내릴 태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자사고 재지정에 대한 반대의견이나 자사고의 각종 문제들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만큼, 시교육청은 자사고 관련 자료를 당당하게 밝히고, 공청회·토론회 실시, 위원회 확대 및 공개 등을 통해 공론화 작업을 거치는 게 옳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자사고는 다양하고 특성화된 교육을 실시하겠다는 취지에서 벗어나 입시교육에 완전히 매몰됐다”며 “광주시교육청은 설립 목적을 완전히 상실한 자사고 제도가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지난 1일부터 오전 출근 시간에 광주시교육청 앞에서 자사고 지정 취소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들 단체들은 앞으로도 1인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사고 평가 자료 공개 요구에 대해 광주시교육청은 10일 오전 ‘송원고 자사고 운영평가 자료 공개에 관한 정보공개심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광주시교육청에서는 상일여고의 자공고 평가 결과 보고 및 지정연장 심의를 진행한다.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상일여고는 지난달 진행된 자공고 평가에서 재지정 신청 자격인 70점 이상을 획득했다. 


이날 심의 결과에 따라 장 교육감이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면 시교육청은 홈페이지에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를 교육부가 최종 승인하면 상일여고는 자공고 지정이 5년간 연장된다.


숭덕고는 내년에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진행되고, 광주고, 광주제일고등학교는 자공고 재지정 평가를 받게 된다. 


시교육청은 “현재 송원고 등 자사고, 자공고 등에 대한 재정지원은 끊긴 상태다”고 밝혔다.

강경남 기자 kkn@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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