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전남대학교 학생자치 활동의 거점이었던 '민주마루'(옛 대강당)가 젠트리피케이션 논란에 휩싸였다.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17일 "지난 1975년 건립돼 2015∼2016년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의 민주마루로 재탄생한 옛 대강당이 리모델링 이후 학생자치 활동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 '대학발 젠트리피케이션'이 우려된다"고 빍혔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도심 개발이 가속화되고 인구가 몰리면서 임대료가 올라 가난한 지역 예술가나 원주민들이 해당 지역에서 쫓겨나는 현상을 말한다.  

학벌없는 시민모임에 따르면 2014~2015년 3월까지 40여차례 대관 중 4개 행사를 제외한 모든 행사가 동아리 연습이나 공연, 학생회 행사 등의 목적으로 대관된 반면 리모델링 이후인 2016년 5월부터 지난해까지는 55차례 대관됐으나 학생자치 활동에 사용된 종교단체 복음 토크콘서트와 총학출범식 등 단 두 차례에 불과했다.

대학본부 측은 규모가 작은 용봉홀 컨벤션홀 대관을 권장했지만, 이마저도 해당 건물에서 대학원 수업이 이뤄지고 있어 소음을 이유로 대관이 거부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 자치활동이 줄면서 전체 대관건수도 2017년 20건, 지난해 20건으로 리모델링 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황법량 상임활동가는 "비슷한 일은 학생회관 리모델링에서도 빚어지고 있으며 학생자치 활동을 이유로 세워진 예산이 정작 학생들을 기존 공간에서 쫓아내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며 "학생을 배제 대상으로 바라보는 기조를 바꿔 시설물을 학생들에게 개방해야 하고 기존 학생공간을 축소할 게 아니라 학생 당사자들과의 논의를 거쳐 사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남대 대강당은 학생자치의 중심으로 학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소음피해 걱정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1980년 전남대 총학 재건 시기에는 당시 재학중이던 고(故) 박관현 열사가 발표자로 참가해 화제가 됐던 '학원자율화 공청회'가 열린 바 있고, 1977년에는 박효순 열사의 주도로 알베르 카뮈의 연극 '정의의 사람들'이 공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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