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와 광주버스운송사업조합은 불안을 자극하여 사교육을 부추기는 ‘대치동 허위·상술 버스광고’를 즉각 금지하라!


한국의 교육현실은 심각하다. 


공교육은 점점 더 황폐해지고 있고, 학생들은 입시경쟁에 내몰리고 있으며, 공부의 무게에 짓눌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비극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사교육 시장은 날로 번성해 유행에서 열풍으로, 이제는 열풍에서 광풍으로 치닫고 있다. 대학진학이 인생의 전부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학부모와 학생에게 사교육은 필수 수단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사회적 문제인 사교육비를 낮추겠다던 공공기관마저 사교육강사를 초청해 입시설명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급기야 공공시설물에도 별 제재 없이 사교육 광고를 허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공공기관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대변하는 일을 자행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광주광역시 버스운송사업조합의 경우, 위탁 광고업체를 통해 사교육 광고를 일상적으로 게재하고 있으며, 최근 대치동 고등학교 학부모 연합 명의로 “수학 수능 만점자 전국 확산 결사반대”, “수능수학 만점자 대치동 독점반대” 내용의 광고를 승인해 현재 운행 중인 광주 시내버스 광고판에 게재하고 있다.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서 그랬겠지만, 이 광고에서는 사교육 업체가 마치 광고주가 대치동 학부모들인것처럼 허위로 명의를 설정하고 있다. 


이런 식의 광고는 시민들에게 혼란을 줄 우려도 있지만, 현행법을 위반하는 문제점도 가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대치동과 광주 지역을 비교하게 만들고, 지금도 충분히 어려운 수능의 변별력을 키워야 한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불안감을 자극하고, 과다 경쟁을 조장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옥외공고물 등 관리법 제5조에 의하면, “내국인용 광고물에 사행심을 부추기는 것”은 금지광고물로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학부모들과 학생의 불안을 부추겨 주머니를 터는 공포마케팅은 그간 사교육업체들이 보다 큰 수익을 얻기 위해 즐겨 사용해온 악덕 상술이다. 이에 공공시설물 광고를 관리하는 행정당국은 관련법에 의거 지역민의 사교육을 부추기는 광고물로 규정하고 철거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대치동 광고가 실린 광주 시내버스를 보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낄 수밖에 없었다. 교육의 공적 가치를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리라 생각했던 공공기관과 준공영제 버스조합에서 어떻게 이런 함량미달의 광고를 게재했는지 의아하기까지 하다.


교육 공공성 확립은 우리 모두의 미래와 직결된 중요한 문제다. 서울특별시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해당광고를 철거한 만큼, 광주광역시는 즉시 해당광고를 철거하고, 향후 관련 규정을 마련해 적절한 심의를 거쳐 광고게재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요청한다. 또한, 준공영제를 통해 이루려는 교통의 공공성이 교육에서도 실현되도록 버스운송사업조합도 부끄럽지 않게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 끝.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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