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나들이 /용봉 사람책 강연회


생생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 나눠

매월 셋째주 수요일 저녁 7시 아름다운가게 용봉점서


지난 19일 저녁 7시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아름다운가게 광주용봉점. 퇴근한 직장인과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이 하나 둘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기증받은 책들이 꽂혀있는 책장 옆 까페 테이블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아름다운가게의 커피 등 음료를 주문하기도 하고 책장에서 책이나 잡지를 꺼내와 읽기도 했다.

30여명 남짓 20~40대의 시민들이 가게를 메운 7시가 되자 ‘용봉 사람책 강연회’가 시작됐다. 사람책 강연회의 8번째 초대이자 이달의 사람책 강사는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45).

아름다운가게 광주용봉점과 학벌없는 사회 광주시민모임이 지난해부터 매달 셋째주 수요일에 열고 있는 사람책 강연회의 참가비는 헌책 기증이다. 아니, 헌 책을 못 가져와도 대환영이다. 아름다운가게에서 대접하는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모인 이들은 김형수 이사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하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학교 졸업후 2년을 놀았습니다. 사촌형님의 제안으로 지난 97년 1월부터 광주극장에서 극장밥을 먹기 시작했는데 어느덧 18년의 세월이 흘렀군요. 이렇게 오랜 시간 극장과 같이 생활하게 될 줄 몰랐습니다.”

김 이사의 이야기는 1935년 일제강점기 광주극장이 문을 열던 시절부터 거슬러 올라가 1968년 화재로 바뀐 모습, 광주극장이 이전 위기를 맞았던 1998년, 멀티플렉스 영화관들의 경쟁 속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선정되기까지 흥미진진하게 이어졌다.

그는 80년 세월을 한 자리에서 지켜온 극장의 남루한 모습이 남들 보기엔 답답해 보일 수 있겠지만 연 3만명이라는 관객 수와 두터워진 매니아층이 영화관 유지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림으로 그린 간판은 역시 광주극장 스럽다”며 “무거운 간판을 들고 나가 올리는 기분은 집들이를 하는 느낌이다”고 이야기 했다.

“이제 영화의 80%는 디지털 영사기로 상영하지만 1년에 2~3차례는 필름영사기로 상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영사실을 오픈해 보여주는 시간도 마련하고 싶다”고도 했다.

이날 강연에 참가한 시민들은 예술영화 전용관으로서 광주극장에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 매니아 층이 상당수였다.

김경애씨는 “18년간 문화지킴이 역할을 하고 있는 계기가 궁금하다”고 물었고, 이에대해 김 이사는 “극장을 지킨다기 보다는 나를 위해서 한다는 마음으로 일한다. 운이 좋아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김우리씨는 “예술영화가 문화중심도시 광주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물었고 김 이사는 “문화의 도시 광주에서 흥행성 있는 작품만이 아닌 순수한 예술영화가 걸리는 환경은 꼭 필요하다”며 “시민은 다양하고 작품성 높은 영화와 거장들과의 만남을 통해 삶과 문화지수를 높여가는 것”이라고 응답했다.

사람책 도서관은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대화의 장이다. 그동안 강의한 강사는 학벌이나 성공과는 상관없는 젊은 도시농사꾼, 독립영화 제작 청년작가, 취업에 수차례 실패한 중년, 대안학교 교사, 학교밖 청소년 등이었다.

사람끼리 만나서 다양한 직업과 진로,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들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통해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학습하기 위한 의도로 기획됐다.

행사를 주관하고 있는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박고형춘씨는 “강연이 아니라 대화로 진행되는 사람책강연회는 상호 공감하며 위로와 용기를 주는 즐거운 경험이다”며 “이야기를 나누고픈, 또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픈 시민 누구나 참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용봉 사람책 강연회 다음달 이야기는 오픈예술지구 바림의 강민형 대표가 들려준다. 아름다운가게 용봉점 층간 이전공사로 네째주 수요일인 23일 저녁 7시에 진행된다. 문의 070-8234-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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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봉 사람책 강연회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의 이야기’


 △일시 : 3월19일(수) 저녁7시,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


 △주최 :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


 △강연자 소개


 한국 영화계가 호황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장르별의 불균형으로 인한 척박한 풍토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즉, 작고 알찬 예술영화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꿋꿋이 광주에서 예술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광주극장은 무엇보다 소중한 문화의 장이다.


 올해로 개관 80주년 광주극장을 지키고 있는 김형수 이사는 17년 째 극장을 상주하며 운영하고 있다. 광주극장과 김형수 이사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거대 자본의 틈바구니에서 버티고 서 있다. 돈이 아니라 예술과 사람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영화를 통해 느리지만 의미 있는 문화를 광주시민들에게 건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람책 도서관은 광주극장의 80년 인생을 돌이켜보고, 작은 문화를 지키고 있는 김형수 이사의 소명의식을 엿들어보며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참가신청 : 인터넷접속(http://goo.gl/oY7h5V → 작성하기), 선착순 35명(시민 누구나 가능, 참가비 무료), 헌책기증 환영


 △문의 : 070-8234-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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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유일 ‘단관극장’, 예술영화전용관 광주극장 이야기

8번째 ‘사람책 도서관’, 김형수 이사를 만나 광주극장을 듣다


8번재 사람책으로 선정된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가 지난 19일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에서 참석자들에게 개관 80년 된 광주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민중의소리


일제강점기인 1935년 10월1일 광주읍이 광주부(요즘의 시)로 승격되던 날, 한 극장이 간판을 올렸다. 햇수로 무려 80년, 어느덧 멀티플렉스(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하나의 극장에서 여러 편을 상영하는 극장)와 몇몇 영화자본에 밀려 모두 사라져버리고 전국에서 유일무이한 ‘단관극장’(하나의 극장에서 하나의 스크린으로 한 작품만 상영하는 극장)인 이곳은 광주극장(광주 동구 충장로5가)이다.


그 긴 역사에도 불구하고 2002년 영화진흥위원회 공모에 선정된 뒤 올해로 13년째 예술영화전용관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광주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김형수(44) 이사를 통해 듣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이 주최하는 ‘사람책 도서관’에서다.


개관 80년 맞은 광주극장, ‘사람책’ 된 극장밥 17년차 김형수 이사




8번재 사람책으로 선정된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가 지난 19일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에서 참석자들에게 개관 80년 된 광주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김형수 이사가 개관 당시 동아일보에 난 광주극장 낙성식 기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사람책 도서관 -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 이야기’는 지난 19일 오후 7시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에서 박고형준 학벌없는사회 활동가의 사회로, 3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초대된 김형수 이사는 8번째 초대된 ‘사람책’이었다.


박고형준 활동가는 “(‘사람책 도서관’에 대해) 학벌이 좋거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만이 이 사회의 주인공이 아니라 자신의 분야와 위치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 자신의 굴곡진 인생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사람들이 바로 그 주인공”이며 “강연이 아니라 대화로 진행되는 사람책 독서는 대화가 가지는 힘을 통해서 서로 다르지만 상호 공감하며 위로와 용기를 주는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라 소개했다.


이날 김형수 이사는 “1997년 1월부터 극장밥을 먹었다. 그 전엔 놀고 먹었는데, 사촌형이 극장에서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권유해서 극장에 들어가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준비해온 자료와 사진을 통해 사회자와 참석자들의 질문에 꼼꼼하게 답했다.


김 이사는 특히 최근에야 찾았다는 동아일보에 게재된 ‘광주극장 낙성’ 기사를 통해 광주극장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대한민국에서 ‘마지막 남은 단관극장’으로 불린다”며 “현재 극장 건물이 유은학원 법인 건물로 등록돼 있고, 운영은 자체적으로 해나가고 있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크게 망할 위험은 없다”며 광주상고(현 광주동성고) 설립자인 유은 최선진 선생이 (주)광주극장 법인을 설립한 이야기부터 오늘날 광주극장의 운영문제까지 짧게 털어놨다.


1980~90년대 선생님들이 학생들 단속하던, ‘임검석(臨檢席)’을 아시나요?



광주극장에는 객석 뒷쪽에 일제시대부터 있었던 임검석(극장 따위에 단속 경찰관, 소방관 등을 위하여 마련한 특별석)이 그대로 남아 있다. 1970년대 이후엔 학교 선생님들이 학생들의 극장 출입을 지켜보던 곳이다.ⓒ민중의소리


이후 김 이사는 각종 사진 자료를 통해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나갔다. 몇몇 사진에 이어 그 이름도 낯선 ‘임검석’(臨檢席, 일본어로 극장 등의 단속 경찰관·소방관 등을 위한 특별석)이라는 것이 등장했다. 일제강점기에 일제 순사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극장내 동태를 파악하고 공연이나 영화 상영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하기 위해 마련됐던 곳으로, 광주극장에는 지금도 1층 관람석 뒷쪽에 6자리가 남아 있다.


김 이사는 “이 임검석이 1980~90년대에는 선도 선생님들 자리였다. 선생님들은 그 학생 뒤꼭지만 봐도 누군지 다 안다. 어찌 보면 학교 선생님들에게 극장이 협력해 학생들을 단속한 곳”이라고 현재 국정원이나 경찰 등 정보기관의 ‘사찰’에 빗대 이야기했다.


김 이사는 그밖에도 사진을 통해 극장이 어떻게 활용됐는지 이야기했다. 1935년 개관 영화로 최초의 발성영화였던 ‘춘향전’이 상영됐으며, 간간이 권투경기가 열렸고, 판소리 공연, 환영행사 등이 열렸다. 1937년 남조선 축구대회 우승기념식, 1948년 열렸던 문춘성 권투 시범경기, 1956년 제1회 전국학생연극제 등이 기록된 사진이 지나갔지만, 광주극장은 단순히 극장 기능만 한 것이 아니었다.


자료에 따르면, 1945년 8월15일 해방 이후 해방기념축하대공연이나 조선건국준비위원회 전라남도위원회 결성식(8월17일), 1946년 모스코바 3상 회의 지지대회, 1948년 백범 김구 선생의 연설 등 우리 역사의 중요한 시기에도 광주극장은 한몫 했다. 자료에서 이런 설명을 엿보는 사이 김 이사는 “(문춘성 권투 시범경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유치해 보이겠지만 재미있고, 무대도 있으니까 한 번쯤 퍼포먼스도 해볼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광주극장은 1968년 화재로 한 번 다 타다시피 소실돼 다시 단장됐다. 현재 극장 외관은 화재 이후 1968년 재단장된 모습이다. 김 이사는 광주극장이 단체관람으로 붐비는 장면도 사진으로 보여주면서 “단체관람은 극장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1935년 10월1일 개관해 올해로 80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광주극장 전경. 아직 태준식 감독의 ‘어머니’가 영화 간판으로 걸려 있다. 전국적으로 마지막 영화간판쟁이로 남은 박태규 화백 작품이다.ⓒ민중의소리


광주극장, 왜 예술영화전용관으로 변신했을까?


광주극장이 지금처럼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전환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김 이사는 이야기했다. 1998년 6월 학교보건법 상 정화구역 내 유해업소로 지정돼 자진 이전 하거나 2000년 12월말까지 폐쇄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 그러나 버틴 광주극장은 2001년 폐쇄명령 불이행으로 검찰에 고발됐고, 2002년 9월 광주지방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냈다.


이렇게 광주극장은 2000년대 들어 다른 극장들이 멀티플렉스로 활로를 모색하는 동안 소송에 얽혀 그 시기를 놓쳤다. 김 이사는 “변화의 시기였는데 법정다툼에 많은 시간적 노력을 들여야 했다”며 “(극장) 폐쇄 소식이 언론에 자주 나오면서 영화 배급조차 제대로 받지 못해 힘든 시기였다”고 고백했다. 이런 고충이 자연스럽게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신청한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법정다툼’은 이후에도 계속돼 2004년 6월 헌법판소에서 헌법불합치로 판정해 소송에서 이겼지만 검찰이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하면서 2009년 대법원이 검찰의 상고를 기각할 때까지 소송은 계속됐다.


김 이사는 “2002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예술영화전용관을 공모했는데, 기회를 살리지 않을까 해서 덥썩 지원했다. 당시 규모가 너무 커 무모한 부분이 있었지만, 좋게 인정받아서 12월에 전국 3곳 가운데 선정됐다”면서 “1년 단위 사업으로 현재까지 계속 해오고 있다. 오늘 오전에도 2014년 전용관 신청하고 왔다”고 고백했다.


예술영화전용관으로 전환한 광주극장의 관객은 얼마나 될까? 적어도 너무 적었다. 김 이사는 “처음 5~7년 동안은 연 1만 명 수준이었다. 그러다 점점 늘어 지난해에는 3만 명 정도였다”고 밝히면서 “혼자 오시는 분이 70% 정도다. 우리 직원들은 2명이 함께 오면 ‘단체’라고 하기도 한다”고 털어놔 좌중에 웃음꽃을 피게 만들었다.


2010년대에도 ‘손그림’ 영화간판이 걸려 있는 광주극장



광주극장은 아직 1년에 1~2번 주요 상영작 영화간판을 극장에 올린다. 사진은 지난 2010년 4월3일 오후 7시 홍형숙 감독의 ‘경계도시2’ 영화간판을 올리고 있는 장면. 당시 홍형숙 감독은 간판을 올리기 전 ‘나로부터 시작하는 성찰!!!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인간의 힘!!!’이란 글귀와 서명을 남긴 바 있다.ⓒ민중의소리


어느덧 영화간판 이야기로 넘어갔다. 손으로 그린 영화간판이 아직도 걸려 있는 곳으로 광주극장이 유일하다. 그 많던 단관극장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레 손간판도 자취를 감췄지만, 광주극장엔 여전히 걸려 있다.


광주극장의 영화간판은 박태규(52) 화백의 작품이다. 과거 미술패 활동을 하며 걸개그림을 그렸던 박 화백은 1991년 광주극장을 찾아 영화간판 제작에 손을 담궜다. 지금이야 1년에 고작 1~2번 영화간판을 바꾸지만 한창 때는 박 화백의 그림으로 수많은 영화간판이 탄생했다. 현재 광주극장에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님 고 이소선 여사를 다룬 태준식 감독의 ‘어머니’가 걸려 있다.


김 이사는 “박태규씨가 지금도 직접 간판 그림을 그린다. 현재도 극장엔 간판실이 있다”면서 “간판을 거는 날은 극장으로서도 잔치를 벌이는 날이다. 예전엔 간판이 컸지만 계속 페인트로 덧칠해 올리면서 무게가 점점 무거워져서 요즘은 간판이 작아졌다”고 밝혔다.


김형수 이사는 도대체 영화를 몇 편 정도나 보는 걸까? 김 이사는 “연 상영작이 150여 편 되는데 그 가운데 70% 정도를 미리 본다”면서 “예전보다 영화를 더 많이 보게 되는데 사람이 마치 기계처럼 영화를 보는 게 좋은 건 아니다”며 손사래를 쳤다.


뜻밖에도 광주극장에서 관람객들에게 담요를 나눠준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 이사는 “극장이 온기가 없어서 ‘에어컨을 켜놨냐’는 얘기를 하루에 한 번씩은 꼭 듣는다. 난방을 열심히 하느라고 하는데 공간 규모가 워낙 크고 외풍이 있어서 손님들을 따뜻하게 못해 드리고 있다”면서 “담요를 준비해놓고 있지만 더 따뜻하게 못해 드리는 게 늘 미안하다”고 관객들에게 사과했다.




광주극장은 개관 당시 1,250명을 수용할 수 있었고, 현재 856석의 좌석을 갖춘 ‘마지막으로 남은’ 단관 극장이다. 1·2층 상영관으로 넓고 공간이 커 겨울에는 아무리 난방을 해도 추위를 느껴 관람객을 위해 담요를 비치하고 있고, 겨울엔 2층만 개방한다.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전환한 뒤 관람객 수가 연 3만 명에 불과해 체온으로 온기를 나눌 수 없다는 설명이다.ⓒ민중의소리


김형수 이사 “영화시장 독과점, 제도적 방법 마련돼야”


그밖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 있는 광주극장, 김형수 이사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나 ‘또 하나의 약속’을 보면, 현재 국내 영화시장 자체가 독과점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메이저 3사에 예속돼 있다”면서 “소수에 상영돼 버리고, 공동체 상영 등 노력도 있지만 한계가 있다. 제도적 방법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아울러 “영화적 환경이나 극장 잡기가 어려워서 상영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는데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부분도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이사는 “17년 동안 몸담았던 극장의 세세하진 않지만 이야기를 풀어놓으니까 속이 좀 개운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가능하다면 100년, 그때까지 그 자리에서 영화보러 오시는 분들 만날 수 있도록 많이 격려하고 응원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일제강점기에서 시작해 80년 역사를 간직한 광주극장, 그 속에 숨은 이야기를 들여다보기 위해 발품을 팔아 광주극장 곳곳에 있는 이야기를 캐보는 것도 재미있는 문화여행으로 되지 않을까. 이 지상 4층, 지하 1층의 광주극장은 80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놓은 보물창고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끔 영화 이외에도 볼거리가 다양하다.


간판실에다 영화포스터, 팸플릿, 필름을 차곡차곡 쌓아둔 수장고, 예술영화전용관으로 바꾸면서 매점 대신 자리를 차지한 박태규 화백의 영화 간판과 필름 영사기, 1층 복도에 사진액자로 걸어놓은 광주극장의 역사 등을 찾아볼 수 있어 영화와 함께 극장의 역사까지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8번재 사람책으로 선정된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가 지난 19일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에서 참석자들에게 개관 80년 된 광주극장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참가자들이 김형수 이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웃고 있다.ⓒ민중의소리




박태규 화백이 작업하는 광주극장 내 영화간판 작업실.ⓒ민중의소리




광주극장은 지난 80여년 상영했던 영화 포스터 및 팸플릿 등이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 창고에는 그밖에도 ‘사랑하는 사람아’ 등과 같은 영화필름도 차곡차곡 쌓여 있다.ⓒ민중의소리



광주극장 2층에는 필름 영사기 2대가 전시돼 있다. 지금도 광주극장은 해마다 1~2차례 필름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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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봉 사람책 강연회 참가안내 <김형수 광주극장 이사의 이야기>

․ 일시_ 2014년 3월19일(수) 저녁7시

․ 장소_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

․ 주최_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 아름다운가게헌책방 광주용봉점


○ 이 달의 사람책, 김형수 그는 누구?

한국 영화계가 호황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장르별의 불균형으로 인한 척박한 풍토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 즉, 작고 알찬 예술영화가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꿋꿋이 광주에서 예술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광주극장은 무엇보다 소중한 문화의 장이다.

올해로 개관 80주년 광주극장을 지키고 있는 김형수 이사는 17년 째 극장을 상주하며 운영하고 있다. 광주극장과 김형수 이사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거대 자본의 틈바구니에서 버티고 서 있다. 돈이 아니라 예술과 사람에 대한 가치를 추구하는 영화를 통해 느리지만 의미 있는 문화를 광주시민들에게 건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람책 도서관은 광주극장의 80년 인생을 돌이켜보고, 작은 문화를 지키고 있는 김형수 이사의 소명의식을 엿들어보며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 참가신청

․ 신청_ 인터넷접속 http://goo.gl/oY7h5V → 작성하기

․ 선착순_ 35명

현장에서 참가접수를 받지만, 사전에 접수 마감될 우려가 있느니 미리 신청하시길 권장합니다.

시민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며 별도의 참가비는 없습니다. 헌책기증 환영

․ 문의_ 전화_ 070.8234.1319 062.514.8975 이메일 antihakbul@gmail.com


○ 오시는 길

․ 주소_ 광주광역시 북구 용봉동 1390-3 타운젠트2층

․ 버스_ 유창아파트 정류장(첨단30, 풍암26, 금남57, 상무640) 유창허니문 정류장(419, 용봉83)


○ 사람책 도서관이란?

사람책 도서관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라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종의 강연회입니다. 휴먼라이브러리란 이름으로 덴마크의 비폭력주의 NGO단체에서 기획된 소통의 한 방법입니다. 사람이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서로 잘 알지 못해 가질 수밖에 없었던 타인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을 줄이고, 타인의 진정한 삶을 이해하고 학습하기 위한 의도로 기획되었습니다.


○ 사람책 도서관의 지향점

사람책 도서관의 도서목록에 등장하는 책들은 학벌이 좋거나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만을 주인공으로 하지 않습니다. 편견의 대상이 된, 혹은 ‘우리와는 다르다’고 분류된 소수자, 자신의 분야와 위치에서 즐겁게 일하고 있는 사람들, 자신의 굴곡진 인생이야기를 들려주고픈 사람 등 그 주제에는 크게 구애받지 않습니다. 강연이 아니라 대화로 진행되는 사람책 독서는 대화가 가지는 힘을 통해서 서로 다르지만 상호 공감하며 위로와 용기를 주는 즐거운 경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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