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하늘에 눈물이 맺히는구나
너의 슬픔이 구천에서도 눈 감지 못하고 구름으로 바람으로
하늘을 맴도는 망자가 되어 살아있는 자에게 책임을 묻고 있구나
생명을 버리며 떠난 너희들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리는구나 

“선생님, 엄마, 친구들아
제발 우리 같은 서툰 사람도 같이 어울려 살 수 있는 학교
희망을 배우고 꿈을 이뤄가는 학교를 만들어 주세요“

미처 말하지 못하고 떠난 너희들의 한 마디가 떠오르는구나
“내 곁에서 나를 늘 챙겨주었던 친구야 고마워
괴로울 때 어깨를 다독여 주며 힘껏 안아주었던 선생님 사랑해요
밤이면 눈물로 지새울 우리 엄마, 세상에서 가장 소중했어요. 미안해요“

오늘 나는 꿈에서 보았다. 부활하는 너희들을
죽은 너희들이 살아와 학급에서 아이들과 재잘거리는 모습을
폭력과 차별에 주눅들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가난과 성적이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모습을
학교가 교육 희망의 공동체가 되고
배움으로 서로를 살리는 아름다운 나눔을 실천하는 너희들의 모습을
나는 꿈에서 보았다.

현실이 일제고사, 학교폭력, 따돌림, 성적 차별, 가난, 고통, 주눅
아침 타율자율학습, 야간강제자율학습이 판쳐도
그러나 우리는 안다
그리운 모든 것들이 살아가는 희망이라고
그 희망을 만드는 사회를 너희는 꿈꾸었구나
친구, 부모님, 선생님, 점심 시간, 축제, 나의 꿈, 편지, 선물,
사랑, 존중, 배려, 나눔, 봉사, 추억…. 

그리운 것은 다 하늘로 가져가고
아픔은 다 땅으로 내려놓으렴 아이들아
그 아픔이 거름이 되고 씨앗이 되도록
살아있는 우리가 다시 희망을 심고 싶구나
마지막으로 꼭 들려주고 싶은 시가 있다
이 땅에 살아있는 친구들에게 널리 알려주렴

광주고등학교 교사 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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